2016.09.12 09:29
아이들 데리고 마트에 갔다가 싸움이 난걸 봤습니다.
각자 와이프를 데리고 있던 거구의 아재1, 좀 작고 왜소해 보이는 아재2
시비의 발단은 뭔지 모르겠지만 소란스러워서 돌아보니 이미 둘이 주먹질을 하고 있는 중이었고 그와중에 아재2의 부인이 사이에 껴서 아재1의 주먹을 몇대 같이 맞더군요. 중간에 껴서 말릴까 하다가.. 아재2가 박스 포장할때 쓰는 가위를 집어들길래 112에 신고했습니다.
물론 그 가위가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마트에는 경비도 있고 다른 보안직원도 달려오고 해서. 그런데.. 이미 덩치와 커리어(?)에서 불리해보이는 아재2의 눈두덩이가 터져서 피가 철철 나고 있었지요. 시시비비야 모르겠지만 진단서를 끊으면 아재2가 2주정도는 더 나오지 싶었습니다.
마트에서 시비가 붙어서 주먹다짐까지 해야할 문제가 과연 뭘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각자의 부인들과 연관된 자존심 문제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경찰은 생각대로 15분후에 출동했고 119 구급대원까지 와서 아재2의 눈을 봐줬습니다. 눈은 다행히 멀쩡해 보이는데 눈두덩 위가 많이 찢어진거 같더군요. 몇바늘 꼬매야 할 것 같았습니다.
다중이 보고있는 범죄 혹은 폭행의 현장에서 아무도 반응하지 않고 뒤늦게서야 어? 아무도 아무런 조치를 안했어?? 라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회심리학적인 용어가 있었는데 생각이 안나네요. 112 신고는.. 매우 빠르고 쉽습니다만.. 최근들어 취객 2번, 상기한 폭행 1번을 신고해본 결과.. 한국 경찰의 출동 속도는 최소 15분 이상입니다.
상황이 긴박하면.. 경찰만 믿지 말고 즉시 개입을 해야할 필요성도 있어 보이더라구요. 물론.. 어제같은 경우에는 해당 직원들이 먼저 개입해줄 책임같은 것이 있겠지만 보안요원이라고 서있는 친구들도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 인상.
아무튼.. 요즘 세상 너무 각박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뒤져보면 같은 동네 사람들일텐데.. 주먹다짐까지 하다니.
2016.09.12 09:57
2016.09.12 10:06
제노비스 신드롬이던가요.
세상도 흉흉해지고, 괜히 어설프게 끼어들었다가 험한꼴 당할까 싶어서
저도 눈앞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 참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16.09.12 15:33
제노비스 신드롬이 맞네요. 양자고양이님이 언급하신 책임감의 분산도 맞구요. 험한 일에 얽히는 건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죠.
2016.09.12 10:09
말리는 사람까지 폭행으로 입건되는 사례도 있다보니.. 다들 손해보기 싫어하는 사회라.
2016.09.12 15:33
밝은 매장안이고 CCTV까지 있어서 다들 관망하는 분위기였어요.
2016.09.12 10:15
2016.09.12 15:34
작아 보여도 착한 일은 언젠가 보답으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2016.09.12 15:34
저게 사실이면 기자가 확신범인데요. 하기야.. 그 새벽에 38명은 좀..
2016.09.12 11:57
이 나라에 산 지 어언 12년찬데 주먹다짐하는 걸 2006년에 딱 한 번 봤어요. 나름 무에타이 같은 멋진 동작이 나오려나 흥미롭게 구경했는데(신호대기중인 차 안에서) 맥빠지게도 서로 멱살을 움켜쥐고 땅에 쓰러지더니 서로 멱살쥔 손을 못 놓고 부들부들 떨고만 있더라고요. 뭐지 사랑꾼들인가... 하며 지나쳤네요. 사람들이 평화로워서 그런가보다 하면 좋게도 보이지만, 이동넨 원한을 사면 청부살인도 어렵지 않은 곳이라...-_-
2016.09.12 15:36
태국인들의 뒤끝있는 성격과 청부살인의 저렴함(?,!!)에 대해서는 올초에 들어본 적이 있지요. 회사에서 웍샵을 태국으로 갔는데.. 가이드가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더군요. 애들이랑 눈 마주치지 말라고.. 유흥가에서 그러다가 매맞은 사람 부지기수라고.
2016.09.12 12:49
적어도 경비나 보안직원은 직무태만이네요.
2016.09.12 15:36
고객끼리 치고받고 하는거 괜히 한쪽 편들다가 피볼까 하는 분위기여서.. 그걸 직무태만이라고 해야할지.. 처신을 잘한다고 해야할지.. 애매하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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