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랜만에 씁니다. 한 2~3일은 정신이 오락가락했고, 월-화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직도 삭신이 쑤시네요 -_ㅠ

 

 

2.

 

 '나는 가수다' 1편을 보며 이 프로에 대한 애정도가 급속히 치솟은 저는 지난주 1, 2편을 3~4번씩 반복 시청한 후(-_-) 끓어오르는 팬심을 갈고 닦으며 일요일 '나는 가수다' 방송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본방 시청 중 가수들 무대에 침 흘리며 감탄하며 행복해했습니다. 그런데..그런데! 결국 나가수 마지막 부분에서 펑 터져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내가 예능프로 따위에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건데. 나도 이런 내가 싫다. 근데 짜증 나 어후 왜 이렇게 화나지?' 찌질거리며 갈긴 장문의 짜증폭발 글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우행길이나 쓸 걸..;) 웃긴 것이, 찌질 감상문을 쓰기 전에는 그 정도로 씩씩대지 않았다는 겁니다. TV 보다가 '저게 뭐야-_-' 어이없어하는게 끝이었죠. 그런데 글을 쓰면서 점점 흥분하기 시작...

 

다행히(?) 그렇게 글로 쏟아내고 나니, 머릿속은 고요해졌고, 시간이 좀 흘러 흥분이 가라앉자 어차피 지난 일 받아들이자 생각을 정리, 다운받은 (합법-_-) 동영상의 무대는 돌려 보며 다음 주 방송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녀석들이 쏟아 낸 제작진에 대한 비판과 좀 많이 흥분하신 분들이 쏘아댄 인신공격 결과, 인터넷은 난장판이 되었고, 줏대없는 MBC는 쌀집아저씨를 잘랐고, 비난이든 비판이든 옹호든 오랜만에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만나서 신나게 떠들고 놀던 네티즌들은 '뭔 놈의 예능이 이렇게 사람 괴롭게 만드냐'며 허탈과 짜증을 느끼게 되었지요. 음, 그래요, '네티즌'이 아니라 '저'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짜증, 허탈과는 비할 바가 없는 고통이 제작진과 출연자들에게 가해졌지요.  다수의 주의와 들끓는 감정이 한 명에게 몰렸을 때는 다수 중 그 누구도 (음, 적어도 상당수는)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집니다. 저 같은 인간들 100만 명 정도가 인터넷으로 떠들어댄 결과, 출연진과 제작진들은 어마어마한 상처를 받았고, 누군에게는 트라우마 수준의 폭력이 되었습니다. 네, 이 소동에 저도 한 몫 했습니다. 저런 식으로 일이 흘러가기를 바란 것은 진실코 아니었지만, 제작진과 네티즌과 MBC가 주고받는 상호 작용 중 일이 꼬이기 시작했고, 대중들에 비해 극소수인 제작진과 출연진은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상호작용 속에는 저도 있습니다. 저 역시 그놈의 '네티즌'이니까요. 저도 언젠가 이런 식의 난리통 속에 희생양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제가 그 당시 느꼈던 분노를 후회하냐...하면, 음, 전 아직도 딴지총수의 이번 일에 대한 코멘트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 것은 않는 것이고, 일이 거지같이 돌아가는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제공한 것이며 상처입고 고통스러워하는 나가수 관계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드는 것이죠.

 

 

 

3.

 

<붓다 브레인>의 저자 릭 핸슨은 불교의 교리와 심리학적 이론을 빌러 고통의 원인을 2가지로 비유합니다. 첫째, 피할 수 없는 몸과 마음의 괴로움인 '첫 번째 화살'. 이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난 현상이나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은 것으로 육체적 고통,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노화, 죽음 등을 말합니다. 둘째, 첫 번째 화살에 대한 반응인 '두 번째 화살'  대부분 두 번째 화살은 연관된 신경망의 작용에 의해 연발로 날라오곤 하지요. 예를 들어 "보살핌을 받기 원하는 사랑하는 사람이 무정하다면 첫 번째 화살인,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의 상처로 괴로움을 겪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또 거부당했다는 괴로움 (어린 시절 무시당한 경험 등에 기인한), 사랑하는 이에게 받은 상처로 슬픔에 잠기기 시작, 그러다 나는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 활성화 등 연달아 두 번째 화살을 맞는다......"

 

릭 핸슨은 이런 고통- 두 화살-에 대한 반응을 4 단계로 나누어 이야기합니다.

 

1단계 '무의식적 무능': 우리는 두 번째 화살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배우자가 우유를 사오는 것을 깜빡 잊었다 하자. 당신은 성이 나서 불평을 하면서도 당신의 반응이 지나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2단계 '의식적 무능': 탐욕이나 분노에 사로잡힌 자신을 깨닫지만 자신을 어찌할 수 없다. 내심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지만 계속해서 우류를 안 사왔다고 심하게 불평한다.

 

3단계 '의식적 유능': 다양한 반응들이 떠오르지만 표출하지 않는다. 짜증이 나기는 하지만 지금껏 배우자가 베풀어 준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짜증을 내며 상황이 악화되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4단계 '무의식적 유능': 반응이 아예 일어나지 않으며, 화낼 일이 있다는 것조차 잊는다. 우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차분하게 배우자와 대화를 나눈다.

 

툴툴거리며 찌질대는 글을 쓸 당시 저는 '무의식적 무능'과 '의식적 무능'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의식적 유능', 즉 '내 느낌, 반응들을 표출하지 않았'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고, 표출한다 하더라도 흥분이나 분노 등 느낌과 지나치게 밀착되지 않은 채 반응을 했었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입니다.

 

 

 

4.

 

그런데 애초 저는 왜 그렇게 흥분했던 걸까요. 간단합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애정 혹은 팬심이 퐁퐁 생겨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불교식으로 말하면 '집착과 탐욕'(-_-) 말이지요. 즉 즐거움을 주는 대상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에 대한 갈망과 집착을 품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재도전 사건으로 갈망은 흥분과 분노로 변했지요. '아..그러지 말지 그랬어. 쯧쯧...'하는 단순한 아쉬움과 '제작진이 좀 더 냉철했었더라면 좋았을걸. 혹은 조금만 못된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비판을 표출하는 것을 넘어서서, '왜 그랬냐 바보 아니냐 남들 봐 얼마나 서바이벌프로 잘 만드는가 근데 너희들은 왜 그래 조금만 더 했으면 정말 최고의 기쁨조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는데 왜 한 순간에 삐끗해서 정말 오랜만에 집착하기 시작한 내 즐거움을 앗아갔느냐 바보 멍청이제작진아!!' 하며 화를 낸 겁니다.

 

탐, 진, 치의 절묘한 조화에요. 즐거운 대상에 탐욕을 부리다가, 마음대로 안되자 그 실망감이 싫어 분노하였고, 즐겁자고 보는 예능이니 과하게 흥분하거나 열 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잊을 정도로 멍청했습니다.

 

 

좀 더 세심하게 보면,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즐거운 것을 지나치게 좋아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좋아하는 것에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평정심을 잃었던겁니다. 릭 핸슨은 말합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을 때는 즐거움을 쫓거나 불쾌함을 피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평정심 훈련이 필요해.' 비록 제동씨나 가수들을 대놓고 깐 적은 없지만 하여간 제작진을 비판한답시고 하다가 화를 펑펑 내어 인터넷상황이 미친 것처럼 돌아가는데 한몫한 일개 네티즌으로서, 그래서 제동씨가 사람이 무섭다며 펑펑 울게 하는데 일조한 당사자로서, 저는 평정심을 훈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5.

 

<붓다 브레인 - Ch.7 평정심>을 , 적절하게 요약, 편집하여 옮겨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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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정심이란 자신의 반응이 어떠한 것이든 거기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을 때는 즐거움을 쫓거나 불쾌함을 피하지 않는다. 도리어 경험하는 대상들 주변에 일종의 완충 공간이 생겨나서 스스로와 느낌 사이가 분리된다. 그리하여 평정심은 느낌에서 갈망으로, 갈망에서 집착으로, 집착에서 괴로움으로 이어지는 통상적인 경로를 차단하여 괴로움의 무한반복 회로를 부수어 버린다. 또한 평정심은 냉담함이나 무관심, 공감하지 않는 것과 다르다.  우리는 이 세계에 존재하지만 세계로 인해 흔들리지 않게 된다. 평정심이 제공하는 공간은 연민, 친절, 그리고 타인의 행복에 대한 열린 기쁨의 크나큰 근거가 된다. 평정심은 뇌로서는 특이한 상태에 해당한다. 이는 변연계에 전전두엽이 억제 기능을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기 보다 변연계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차적 고통은 생기는데 그것에 대한 추가로 심리적인 고통을 만들지 않으며, 욕구는 생기는데 그걸 갈망으로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 그러니까 평정심은 자연스러운 상태는 아니며, 따라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평정심 혹은 평정한 뇌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신경적 조건들을 가진다.

 

1. '이해와 의도 : 평정심 하에서는 삶에 실망하거나 불만족을 느끼지 않고 우리의 경험이 주는 매혹과 경고를 꿰뚫어보면서도 그 속에서 헤매지 않는다.  이를 전전두피질과 전방대상피질의 기능에 의지한다. '이해'를 키우기 위해서는 바라던 보상이 덧없고 상상만큼 대단치 않으며, 고통 또한 실제로 그리 끔찍하지 않다는 것을 직시하고, 모든 일은 선행하는 무수한 원인의 결과 생긴 '피할 수 없는 결과'라는 것을 고려하자. 대부분의 일은 우리가 모든 일을 제대로 한다 하더라도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다. 또한 갈망과, 갈망이 가져오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평정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의식하고, 규칙적으로 느낌을 알아차림하면서 느낌과 자신 사이에 여유를 만들고 느낌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놓아버리려는 '의도'를 가지자. 이 의도를 자꾸 반복해서 마음에 새기자. 포스트잇 등으로 책상에 '평정심'이라 적어놓아도 좋다.

 

2. 마음의 고요 :  평정심은 흘러가는 것을 모두 의식하면서도 이들이 우리를 얽어매지 않도록 하는, 마음의 고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상태의 초기에는 전방대상피질의 통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음의 고요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유쾌, 불쾌 감각 대신 중립적이고 담담한 느낌에 특히 마음을 기울이도록 한다. 이는 뇌의 활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자연적으로 방치된 뇌는 뇌의 구조 자체상 유쾌, 불쾌로 끌려가기 쉽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립적이고 담담한 느낌에 마음을 고정시키기 위해, 즉 '중도'를 지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느낌에 기반을 두어 행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자.

 

3. '광활한 의식 공간 : 평정심은 또한 비상하게 확장된 의식이 광활한 작업공간을 의미한다. 이는 뇌의 넓은 영역에 존재하는 수십 억 뉴런들이 초당 30~80번 맥동하는, 안정되고 투과성 높은 감마파로 동기화되기 때문인 듯 보인다. ( 명상에 숙달된 티베트 승려 등이 명상을 할 때, 뇌는 광범한 범위에 걸쳐 동기화 된 강렬한 감마파를 발생시킨다는 것이 관찰되기도 했다. 그러므로 명상이 깊어지면 광활하고 가없는 '무'의 공간감의 느낌은 더욱 강화된다.) 이런 광활한 의식공간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시각의 바탕에 깔린 '무'의 공간, 혹은 소리의 바탕에 깔린 고요함을 인식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은 '마음챙김 명상'을 해보자. 우리의 무한한 의식공간 속을 흘러가는 생각, 느낌은 알아차림의 무한한 공간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모든 일어나는 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 후 그저 흘려보내자.

 

 4. 스트레스 반응의 억제, 그리고 부교감신경계의 활성화 : 평정심의 상태에서는 스트레스 반응의 핵심인 변연계,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HPAA), 그리고 교감신경계가 잔잔해지고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는데, 이는 평정심 상황에서 경험하는 이완, 평온과 맥이 닿아 있다.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구체적 방법들은 심호흡을 하기, 두려움 등 강한 감정 자체에 마음챙김 하기, 쉼터를 찾기 등이 있다.  (부교감신경계 활성화 챕터는 다음 번에 요약해보겠습니다.)

 

 

 <평정심 느끼기>

 

이완 몇 분간 심호흡을 하면서 아랫배나 가슴부위 또는 윗입술 주변의 감각에 의식의 초점을 두라.

 

변화되어가는 기분의 상태에 -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 또는 중립적인- 관해 점점 더 마음을 집중한다. 무엇이 일어나든 그것에 대해 편안하게, 이완을 느끼며, 흔들리지 않는 불편부당한 마음으로 느껴보라. 무엇이 일어나든 받아들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 계속해서 마음을 일정하게, 조용하게 그리고 집중을 유지해 가도록 하라.

 

소리에 대해서도 알아차림 해 보자. 지금 들려오는 소리가 어떤 종류의 소리인지에 끌려가지 말고 단지 소리로만 들어라. 어떻게 느껴지는 소리인지에 붙잡혀 가지 말고 그냥 소리로만 느껴라.

 

생각에 대해 알아차림 해 보라. 어떤 종류의 생각인지에 끌려가지 말고 단지 생각만 보라. 즐거운지, 즐겁지 않은지, 또는 중립적인 느낌인지 구분하지 말고 왔다가 사라져 가는 느낌들을 주목하라. 이 느낌들은 끊임없이 바뀌는 것일 뿐 행복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왔다가 사라져 가는 생각이나 느낌을 일일이 확인하려 하지 말고 알아차림 하라. 누구도 그것들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 생각이나 느낌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고 지나가는 것에만 알아차림 하라.

 

보다 자유로워져 감에 주목해 보라. 유쾌 쪽으로도 덜 기울어지고 고통으로부터도 덜 피하려고 하는 마음을 주목하라. 유쾌할 때도 더 이상 반응함이 없이 단지 유쾌할 뿐. 불쾌할 때도 더 이상 반응함이 없이 단지 불쾌할 뿐. 중립적일 때도 더 이상 반응 없이 단지 중립적일 뿐. 이것이 바로 선호가 없는 평정한 마음이다. 오직 아무런 반응이 없이 알아차림 하면서 마음을 쉬어라.평정한 마음 상태로 머물라. 천천히 천천히 호흡하면서 편안하게 쉬면서. 점점 더 깊은 평정심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가능하다면 최상의 자유로움, 만족감, 그리고 평화감을 느껴보라.

 

아직 충분히 열리지 않았다면 눈을 뜨라. 시각적 감각을 평정심 속으로 데리고 오라. 어떤 것이 나타나든 선호감 없이 그냥 바라보라. 그것이 즐거운 것이든, 즐겁지 않은 것이든, 또는 중립적인 것이든 관계없이. 명상을 끝날 때쯤 약간 몸을 움직여보라. 신체의 감각들에 대해 그것이 즐거운 것이든, 즐겁지 않은 것이든, 중립적인 것이든 어떤 선호감 없이 마음을 살펴보라. 사람들에 대해 또는 상태에 대해 보다 깊은 평정심이 느껴지는 것을 주목하면서 하루를 보내라

 

 평정심이 깊어지면, 깊은 명상상태의 두드러진 특징인 심오한 내적 고요 상태에 도달한다. ... 느낌과 갈망 사이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면, 즐거워는하나 즐거움을 갈구하며 쫒아다니지 않을 수 있다면, 대상을 무시하지 않고도 담담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괴로움의 사슬을 잠시나마 끊을 수 있을 것다.

 

릭 핸슨, 리처드 멘디우스 지음, 장현갑, 장주영 옮김, <붓다 브레인> 불광출판사, 2010,  'Ch.7 평정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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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가 좋아하는 것은 마음챙김(명상)이고 (아주 가끔 느껴지는 광활한 공간감이 좋습니다.),  부교감신경계 활성화 방법 중 쉼터 찾기도 저에게 잘 맞더군요. 반면 못하는 것은 '이해와 의도', '마음의 고요상태 유지'하기네요. 그러니까 제 전전두엽피질과 전방대상피질의 기능이 미약하다는 증거..(전방대상피질은 또 동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전 동기 문제도 있으니, 이쪽 기능이 약한 편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한 듯?) 

 

잘 안 될수록 노력해야 맞는 거겠죠. 그러므로 제가 가장 노력해야 할 일은, '좋은 것에 지나치게 열광하지 말고, 싫은 것을 지나치게 피하지도 말며, 덤덤하고 심심하고 중립적인 것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네요.

 

  왜 오락프로에 이렇게 집착하나 생각해보니, (우울증 때문에 재미있는 것을 찾아보다 보니) 예능빠순이가 되기도 했지만, 애초 세상 사는데 재미가 별로 없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예능은 잘 된 영화나 좋은 책보다 소화하는데 인지적 노력을 훨씬 덜 요하면서 즐거움의 요소는 훨씬 강하기 때문에 피곤에 지친 우리에게 단기적 활력소가 되지요. 그래서 우리는 예능을 사랑하고, 애정과 관심이 과해지다보니 자주 오버도 합니다. 예능은 예능일 뿐 오해하지 말자~ 말은 쉽지만, 즐거울 일이 별로 없고 섬세하고 사려깊은 주의력을 발휘하기에는 뇌가 너무 지친 이 세상에서는 그게 꽤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노력은 해야죠. 평정심.  '나는 가수다'도 즐겁고 좋았고, 그래서  지나치게 열광하다 집착하기 시작, 기대가 어그러지는 순간 좀 과하게 흥분과 분노를 표함으로써 상황에 악화시키는데 바이트를 보탰죠. 그러므로 즐거움을 단지 즐길 뿐, 과하게 즐기다가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 이번 일에서 제가 얻어야 할 교훈입니다. 그 즐거움은 쉽사리 고통으로 변하니까요. 또한 실망과 고통이 오더라도 꼭 그것을 표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당분간은 실망, 짜증 등의 느낌을 떨어져서 지켜보는 훈련도 해야 할 것이고요.

 

그래서 이번 주 '나는 가수다'는 '단지' 느긋한 마음으로 즐기기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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