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딱 100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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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이미지는 참 잘 만들었습니다. 영화 내용 잘 반영하면서 혐오감 덜 들게, 그러면서 임팩트도 있구요.)



 - 액자식 구성입니다. 미국 영화에 자주 나오는 심야 영업 카페테리아에 앉아 아침 식사 중인 후드 집업 청년의 모습으로 시작해요. 왠지 모르게 긴장해서 부들부들 떨고 있고, 왠지 모르게 피부에 뭔가 이상한 게 보이는 것 같고... 하다가 가게를 빠져 나오는 길에 한 남자에게 유괴를 당하구요. 정신을 차려 보면 당연히 칙칙한 창고에 묶여 있겠고, 유괴범께선 "후훗 나의 변태 고갱님들은 너 같은 놈의 가죽을 모아서 이것저것 만들고 꾸미는 걸 좋아하시지..." 라며 청년의 옷을 벗기는데 예상대로 이 청년의 몸은 누가 어떻게 새겼을지 모를 온갖 괴이하고 끔찍한 낙서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유괴범이 한 가지 제안을 하네요. 니가 니 몸의 이것들에 대해 재밌게 얘기해주면 내가 널 안 고통스럽게 한 방에 끝내줄게. 아님 가죽 다 벗길 때까지 맨정신으로 살아 있게 해 주랴? 그래서 청년은 입을 열고, 이렇게 해서 액자 속 이야기로 넘어가죠.


 그래서 어떻게 된 이야기냐면... 초간단 요약해서, 사후 세계를 연구하는 미모의 박사님과 그 파트너가 아주 재미난 현상이 자주 일어났다는 저택에 가서 저승과 이승을 잇는 통로 같은 걸 찾는 실험을 하는데. 그 와중에 어렸을 때 저승 세계와 소통한 경험이 있다는 젊은이 하날 데리고 와서 영매 비슷한 용도로 쓰는 겁니다. 당연히 그 집에선 다짜고짜 기대보다 훨씬 훌륭한(?) 일들이 이것저것 막 벌어지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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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주인공 행색과 팔자가 참 눈물 없이 볼 수 없읍니다. ㅠㅜ)



 - 글 제목은 그냥 어그로입니다.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ㅋㅋㅋㅋ

 사실 클라이브 바커의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 중에 평가가 좋은 영화가 별로 없습니다. 남이 만들든 본인이 직접 만들든 별 차이 없이 전반적으로 평이 나빠요. 별 의미는 없지만 평점 집계 사이트들 중 그나마 덜 나쁘다고 (제가) 생각하는 상한 도마도 기준으로 80%나 되는 이 영화가 가장 높구요. 이 작가의 간판 작품이자 최고 인기작인 헬레이저 1편이 의외로 도마도 70% 밖에 안 되고...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이 조금 높은 편이지만 이 영화 밑이고. 그러니 대충 이 영화가 최강인 걸로 우겨봅니다. ㅋㅋㅋ 물론 이런 숫자들이 영화의 완성도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재미는 더더욱.... 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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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 부분에선 이렇게 각자 비주얼도 훈훈하고 서로 분위기도 좋았는데 말입니다.)



 - 그래서 제 기대와 다르게(?) 기본적으로는 귀신들린 집 이야기입니다.
 이미 악령이 사람도 죽이고 괴이한 일들을 듬뿍 보여줬다 음침한 집구석에 영매 자질 있는 젊은이를 밀어 넣고 박사 둘이 관찰을 하는 건데요. 그냥 단순하게 이 컨셉으로 깊게 파나가는 게 아니라 여기에 은근 이것저것 많이 첨가가 되고 섞입니다. 

 미녀 박사님의 과거, 젊은이의 과거, 그리고 세 사람 사이에 삼각 관계 비슷한 감정과 사건이 깔리고. 음모 같은 것도 끼어드는 듯 폼을 잡다가.... 게다가 커버하는 시간대가 생각보다 좀 길어요. 며칠 안에 끝장 보는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거의 1년을 흘러가더라구요.


 하지만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귀신 들린 집 이야기에요. 중심 사건은 모두 그 집을 배경으로 벌어지고 주인공들이 그 곳을 잠시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고 그래서 그 집에서 모든 게 끝이 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액자 속 이야기가 그렇게 끝나는 것이고, 마무리는 결국 도입부의 상황으로 돌아와서 맺어지겠죠. ㅋㅋ 그렇습니다. 뭐 그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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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결국 이렇게 되어 버리는 전개가 살짝 '헬레이저' 생각도 나고 이런 게 바커다운 것인가... 생각도 들고 그랬습니다.)



 - 사실 이걸 그렇게 재밌게 보진 못했습니다. ㅠㅜ

 제겐 문제가 뭐였냐면, 그 액자 속 이야기가 충분히 흥미롭거나 충분히 자극적이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뭐 '특별한' 게 없습니다. 나름 무슨 반전 비슷한 전개도 들어가 있고,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떡밥들을 깔면서 지루하지 않게 잘 진행하긴 하는데요. 그게 작가님 이름에서 기대할만한 독특함, 개성 이런 거랑은 거리가 멀더라구요. 특별한 임팩트 같은 것 없이 되게 무난무난하면서 어디서 이미 많이 본 드라마가 한참을 흘러갑니다. 그래서 이거슨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야!! 였구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화에 나름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긴 한데요. 그게 액자 속 이야기의 매애애~~~앤 앞이랑 매애애~~~앤 끝에 몰려 있어요. 그래서 영화 전체적인 느낌이, 시작은 재밌군!!! 하다가 전체의 한 70%를 시들시들... 하면서 기대를 접으려는 순간 아주 막판에 오오 이건 멋지군!!!? 하니 그냥 끝나 버리는 느낌이랄까요. 시작과 끝이 괜찮으니 뭐라고 까진 못하겠는데 되게 재밌었다고도 못 하겠는 이 답답한 심정. 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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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들린 집 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들을 하나씩 다 훑긴 하는데 그게 별로 임팩트가 없구요.)



 -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게 분명히 단편집에 실린 이야기를 갖고 만든 영화인데, 그래서 100분이나 채울 이야기가 원작에 없었던 게 아닐까. 그런 것을 그냥 '원작 충실!!!' 외치면서 큰 개작 없이 영화화하다가 중반이 그렇게 길고 임팩트 없게 되어 버린 건 아닐까.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만 원작을 안 읽어봤으니 뭐라 할 말은 없고. 이참에 클라이브 바커 책이라도 좀 사서 읽어 봐야 하나... 그렇네요. 맞다. 그러고보니 러브크래프트 책도 읽어는 봐야 할 텐데. 킹 부자 책들도 안 산지 오래됐으니 이것저것 추가된 게 많을 것이고. 아... 근데 이것들 사면 대체 언제 읽을까.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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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욕으로 얽힌 인간 관계가 파멸로 향하면서 피와 가죽이 사방에 날리는 전개... 도 '헬레이저' 생각이 좀 났구요.)



 - 정신산란한 소리 그만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분명히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장면들이 있습니다. '피의 책'이라는 물건(?)에 대한 아이디어도 좋고 시각적으로도 이 정도면 잘 구현됐구요. 클라이막스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살짝 감탄할 정도로 괜찮았어요. 그러니까 저승과 이승의 교차점을 표현하는 거였는데,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희한하게 보기 좋더군요.

 근데 그냥 전체적인 이야기가 워낙 평이하고, 또 100분의 런닝타임을 그렇게 효율적으로 쓴 영화 같진 않았습니다. 50분짜리 단막극, 클라이브 바커 앤솔로지의 에피소드 중 하나.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었네요. 고로 굳이 추천하진 않겠습니다. 차라리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을 좀 더 기대하며 시도해 볼까... 라는 생각을 하며, 끝입니다.




 + 이 영화의 상한 도마도 고득점의 비밀. 애초에 리뷰가 다섯 개 밖에 없습니다. 리뷰 수가 적은 영화들은 이런 일들이 종종 생기죠.


 ++ 2020년에 books of blood라는 제목으로 같은 작가의 같은 단편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또 나왔구요. 평가든 흥행이든 골고루 망했습니다. 아아 클라이브 바커님... (쿨럭;)


 +++ 덕 브래들리, 그러니까 핀헤드 아저씨가 저 저주 받은 집의 원래 주인 역으로 살짝 얼굴을 비친 모양입니다만 기억도 안 나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집에서 실험을 진행하면서 박사님과 마루타 제자님은 서로에게 끌립니다. 다만 박사님은 그저 에로틱한 쪽으로만 끌리는 분위기이구요. 어쨌거나 박사님에게 맘이 있는 듯한 동료 박사님은 심기가 불편하죠. 그래서 제자님에게 이것저것 태클을 걸어요.

 첫날 밤, 갑자기 카메라가 꺼지고 제자님 방 문이 걸어 잠기고 그 안에서 제자님은 꺄아아악 비명을 지르고... 어찌저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방 안 사방에 무시무시한 협박 내용의 낙서가 가득하고 제자님 몸에도 상처가 여럿 나 있네요. 그러다 '우리를 놀리지 마라!' 라는 글자엔 불까지 붙고!!! 

 하지만 용감한 우리 제자님은 박사님의 다독다독에 맘 굳게 먹고 다음 날 밤에도 실험을 진행하지만, 이번엔 좀 더 강도 높은 일들이 벌어져서 모두가 혼비백산하고 일단 실험을 중단합니다. 하지만 박사는 여기서 겪은 일과 본인 체험을 바탕으로 책을 펴내고, 그 책이 매우 잘 팔려서 박사님과 제자는 해피해피.

 그런데 제자님을 못 믿던 박사 동료님이 큰 일을 해내시는데, 알고 보니 이게 제자님의 쑈였던 겁니다. 벽에 글씨 쓰고, 그 글씨에 불이 붙게 할 재료들이 그 방에서 발견됐던 것. 그래서 빡친 박사는 제자를 쫓아내는데 제자님 왈, '첫 날은 조작이 맞아요, 하지만 둘째 날은 진짜였다구요!!'


 암튼 인생 허탈해진 박사는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고, 거기에 동료가 와서 위로를 해주는데 제자까지 스윽 나타납니다. '이게 진짜라는 걸 증명하겠다!'면서 다시 문제의 그 방으로 스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요. 당연히 순리대로 이전 케이스들보다 더 빡센 일이 벌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님은 사망, 제자의 몸은 이리 긁히고 저리 찔리고 베여서 망자들의 이야기가 새겨진 '피의 책'이 되구요. 우리 교수님은 그런 제자를 그 집에 가둬 놓고 착취(...)하며 그 '책'의 내용으로 글을 써서 더 더 잘 나가는 사람이 되었어요. 라는 게 액자 속 이야기의 끝이구요.


 이 이야기를 다 들은 유괴범은 원래 목적대로 제자를 죽이고, 가죽을 말끔하게 벗겨서 가방에 담아 두고 돈 줄 사람을 기다립니다만. 밤이 되자 창고의 출입문이 다 잠기고 가방 속에서 피가 철철 콸콸 흘러나와서 유괴범은 익사. 그러고 나니 그 피는 깔끔하게 사라져 버리고, 잠시 후 아주 사악한 비주얼이 된 박사님이 와서 가방을 열고, 제자의 가죽을 흡족한 눈길로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그 가죽에 계속해서 망자들의 이야기가 새겨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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