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디다큐 페스티발에서는 '다큐 발언대'라는 섹션을 통해 4대강 관련 다큐멘터리를 상영했습니다.

총 7편의 짤막한 단편들인데요, 전 part2 밖에 보지 못했어요.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팔당 쪽 다큐를 보고 싶었는데, 그건 part1 에 상영됐던 모양 입니다.

그런데 팔당 쪽 다큐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더 찍은 다음에 장편으로 제작할  거라고 하니 그 때를 기대하려 합니다.

지방 법원에서 팔당 쪽 농민들에게 손을 들어줘서 현재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신속하게도 고등법원으로 항소 된 상태이고, 결과는 만만치 않을 거 같다 합니다.

장편으로 만들어진다면 그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있겠죠.

 

제가 본 작품은 모두 4개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강에 대한 추억(낙동강), 어린 아이의 추억담(남한강-여주) 등등.

낙동강에 대한 이야기를 한 <비엔호와>의 경우에는 노무현 정권 때 5000억을 들여 친환경적 공원을 조성해 놓고 지금은 4대강으로 인해 죄다 엎어버리는 곳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팩트는 GV에서야 알게 된거고 영화 속에선 내내 추억 이야기 뿐입니다. 어렸을 적 게를 잡았던 그 강이 훼손되니 이 어찌 아쉽지 아니한가, 이런 식이라는 거죠. 단편들이라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각각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제작됐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보니 그런 팩트를 제거한 채 관객의 감정선만을 자극하고 있으니 저로선 조금 답답하더군요. 망가진 여강길을 이야기하는 꼬마 아이의 인터뷰 다큐 <강에서...>도 그저 예전엔 예쁜 곳이 지금은 망가졌다를 보여주는 식이라 아쉬웠고요. 블로그에서 사진 몇 장 걸어놓는 그런 수준보다 좀 더 깊이 있는 무엇이 가능했을텐데 싶었습니다.

 

그 와중에 <저문 강에 삽을 씻고>라는 작품에 눈이 가더군요. 직접 4대강 공사를 하는 인부가 주인공이 되고, 그들을 취재한 다큐인데 시선도 새로웠고 작품도 좋았습니다.

해평습지라는 철새 도래지란 곳을 흙으로 덮어버리는 공사장이었는데, 이 다큐의 마지막 장면은 인부가 '저기 새가 날아간다' 하면서 철새들이 날아가는 걸 보여주는 거였죠.

그리고 인부들의 인터뷰를 통해 4대강 특별법이란 것이 얼마나 무지막지 한 것인지, 그리고 무리한 일정으로 얼마나 위험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지가 생생하게 보여집니다.

GV에서 감독은 마지막 장면의 대사를 인용하면서 그 곳의 인부들도 아무 것도 보지 않고 생계를 위해 일만하는 게 아닌, 그 곳이 어떤 곳이었고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무튼 이 다큐는 재미있었어요.

 

 

이 다큐들은 공동체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알아보셔도 좋겠습니다.

어디다가 알아봐야 하는지는... 저도 팜플렛을 놓고 와서 현재로선;;;

 

+

<비엔호와>라는 제목의 다큐 영문제목은 Byeon Hwa 입니다. '변화'죠. 이걸 좀 이상하게 늘여서 발음한 게 '비엔호와'라는 건데, 사실 짜맞춘 거고요. 베트남의 비엔호와라는 지명이 있는데 그 곳도 무리한 개발로 강이 망가진 곳이라 하네요. 이 다큐의 감독의 유머감각이 좀 특출나신 듯. 코미디 극영화를 잘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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