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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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짝 양산형 토니 스타크 느낌이 나시는 주인공 배우님... 대표작으로는 'Bloody Hell'이 있습니다.)



 - 어두컴컴 숲속에서 달아나는 어린 소녀와 그를 뒤쫓는 가면 2인조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소녀는 잡히려는 순간에 물 속으로 뛰어드는데... 아니 뭐 됐구요.

 장면이 바뀌면 주인공 젊은이 '렉스'가 등장합니다. 은행에서 자기가 작업 거는 여성을 기다리며 헤죽헤죽 즐거운데요. 둘이 딱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무장 은행 강도가 들이닥칩니다. 순순히 시키는대로 말 잘 들으려고 하는데 어쩌다 손님 하나가 갖고 들어온 권총이 자신 앞으로 굴러들어오고... 한숨을 쉬는데. 장면이 바뀌면...

 재판 중입니다. 근데 피고는 주인공이구요? 뭔 일인가 했더니 결국 주인공이 은행 강도를 다 제압한 모양인데 문제는 다 죽여버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8년형!!! 을 무사히 마치고 출소한 렉스입니다만. 사방팔방에서 달려드는 기자들과 인스타 추천 홀릭들 때문에 삶은 피곤할 뿐이고. 그래 떠나보자!! 하고 날아간 곳은 아무 의미 없는 뽑기로 뽑은 핀란드입니다.

 그런데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수상한 노부부가 자길 뚫어지게 바라보며 헤헤 웃어대고. 여기까지 왔는데도 이 모양인가!! 라고 짜증을 내며 올라탄 택시에선 이상한 가스가 나오고. 정신을 차려 보니 어딘지 모를 널따란 지하실에 묶여 있네요. 게다가 잠시 후에 깨달은 거지만 한쪽 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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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Hell싱키의 참된 의미!)



 - 오늘도 [좀] 짧게 적기에 도전해 봅니다. ㅋㅋ

 그러니까 대략 뻔한 이야기입니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등장 이후로 이미 반세기를 이어지고 있는 유구한 전통의 스토리. 낯선 곳의 외딴 집에 사는 변태 식인 가족 이야기구요. 우리의 렉스씨는 그들의 새 희생자로 간택이 된 것이죠. 그래서 이 양반이 변태 사이코 식인 & 살인마들이 지키고 있는 집에서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몸부림치고, 그 과정에서 사방에 피와 살점을 날리는 그런 이야기인 것인데요.


 이런 이야기치고는 좀 튀는 도입부가 있잖습니까. 영화를 보면서 몇 초만 생각해도 금방 눈치를 챌 부분이니 스포일러 안 될만큼만 얘길 하자면, 그러니까 희생자의 정체가 영화의 포인트인 것이죠. 이 분은 보통의 평범한 희생자와는 많이 다릅니다. 한 마디로 살인 기계... ㅋㅋ 그러니까 가련한 살인마 가족(...)이 자기들이 감당 못할 인간을 잡아와 버렸고. 그로 인해 이 가족에게 벌어지는 비극적인 일들을 보여주는 영화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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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련한 희생자들의 단란했던 한 때.)



 - 그리고 기본적으로 장르가 코미디입니다. 근데 이런 끔찍한 상황을 갖고 어떻게 개그를 하냐면요.

 주인공이 제정신이 아닙니다. 역시 초반에 밝혀져요. 내내 환상 속의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거든요. 그리고 본인도, 그 대화 상대도 다 상태가 이상해서 영화 속에서 아무리 황당하고 끔찍한 일을 당해도 반응이 좀 하찮습니다. 자꾸 이상한 드립이나 치고, 또 수시로 괴상한 상상에 빠져들구요. 그러다 결국 자신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장면들도 역시 괴상하게 웃기는 식으로 풀려나가구요. 무엇 하나 진지한 게 없는 영화다... 라고 생각하심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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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HAHAHAHAHAHAHAHAHAHAHAHAHA!!!!!!!!!!!!!!!!!!!!!!!)


 그래서 좋은 점이라면 뭐, 뭣보다 이런 규격 스토리들이 공통적으로 갖게 되는 문제점 - 너무 끔찍해서 보기 부담스럽다! - 이 이 영화에는 별로 해당되지 않습니다. 아니 뭐 끔찍하지 않은 건 아니죠. 종종 악취미 개그 장면들이 튀어나오는데 어쨌거나 그게 대체로 개그로 표현이 되니 보기 덜 힘듭니다. 호러물에 익숙한 분이라면 그냥저냥 낄낄 웃으며 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라면 당연히, 웃깁니다. 코미디니까 웃겨야 하는 건 당연한데, 센스가 꽤 좋아서 생각보다 많이 웃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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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여주인공은 예쁘구요.)



 - 그런데... 역시 또 길게 할 말은 없습니다. 이야기의 디테일들은 이렇게 저렇게 잘도 틀어대는데, 결국 전체적인 틀은 아주 전형적인 모양새 그대로 가거든요.

 그렇게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기본 스토리를 갖고 살짝살짝 비틀어가며 웃기는 영화구요. '주인공이 살인 기계다!' 라는 특별히 참신할 것 없는 아이디어 하나를 제외하면 또 거의 전형적으로 가는데 어쨌든 그 살짝 비틀기들이 거의 적절하게 웃기구요. 기본적인 스릴 연출 같은 것도 괜찮구요. 그 와중에 조금씩 그 은행 강도 사건 얘기가 쪼개져 들어가며 반전까진 아닌 걍 소소한 비밀 이야기 같은 걸 들려주는 형식도 효과적으로 잘 쓰였구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아주 모범적인 고전 비틀기의 예를 보여주는 소품 코믹 호러 영화... 라고 하겠습니다. 정말 소소하지만 그 소소함이 꽤 고퀄이라 재밌는, 그런 영화였어요. 그리고 이런 류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렇게 '익숙한 맛을 비틀어서 웃겨드리겠어요' 라는 시도들 중에 정말로 웃음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ㅋㅋ 즐겁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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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몸이 쓸 데 없이 좋다는 생각이 들 때부터 알아 봤습니다...)




 + 번역제가 좀 웃깁니다. 원제가 'Bloody Hell'이니까 '빌어먹을' 까지는 원제를 충실히 번역한 것이고 뒤에 부제를 덧붙인 거죠. 그리고 '웰컴 투 헬'은 영화 속에 실제로 나오는 말장난입니다. 주인공이 간 곳이 바로 핀란드의 '헬'싱키라서요. 그래서 그냥 [빌어먹을 웰컴 투 헬]이 아니라 [빌어먹을: 웰컴 투 헬]인 것... 생각보다 성의 있죠? ㅋ



 ++ 상한 도마도가 리뷰 수 50여개에 무려 91%입니다. 제가 알고 보면 이렇게 고퀄 시네마만 즐기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 암튼 처음부터 끝까지 뭐 진지한 건더기라곤 하나도 없는 악취미 유희적 소품 호러라는 걸 감안하면 '어쨌든 재밌긴 하다'라는 걸 인정 받은 거라고 볼 수 있겠죠.



 +++ 배경이 핀란드, 헬싱키이지만 이건 호주 영화이고 아마 그냥 다 호주에서 찍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핀란드인 척하면서 그 동네 말까지 열심히 쓰는 캐릭터들도 찾아보니 싹 다 호주 아니면 뉴질랜드 배우들이더라구요. 아마 그저 '헬'싱키 드립을 치기 위한 배경 선정이 아니었나 싶은데. 실제 헬싱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영화 후반까지 가서야 과거의 조각들이 다 맞춰지는데. 알고 보니 렉스가 은행 강도들을 무찌르고 사람들을 구해고도 포상은 커녕 감옥에 8년이나 들어가 있게 된 데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강도들은 초짜들이었고, 주인공은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다녀온 베테랑 군인이었던 것. 그래서 얼떨결에 총이 생겨 버린 렉스가 순식간에 이들을 제압했는데... 이들이 항복을 하는 데도 '그냥 죽이고 싶어서' 다 쏴 죽여 버렸구요. 심지어 그러다가 은행 직원들 중 하나가 희생되기까지 했구요. 그리고 렉스는 자기 잘못을 전혀 인식 못하는 폼으로 실실 웃으며 '어차피 위험한 놈들이었다니깐요? ㅋㅋㅋ' 이러다 감옥에 간 거죠. 그때 자기가 보러 갔었던 은행 여직원도 이런 렉스의 모습을 다 보고선 '고맙지만 더 이상 너를 보고 싶지 않군요'하고 떠나가 버렸구요. 이런 놈이다 보니 자길 잡아 먹으려 드는 살인마들도 전혀 무섭지가 않았던 것이고...


 암튼 그렇게 한쪽 다리가 이미 뜯어 먹힌 채로 깨어난 렉스는 멋모르고 자신이 갇힌 지하실로 들어온 이 집 막내 아들래미를 마주치는데요. 이 막내는 아직 자기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렉스를 보고 이걸 어째야 하나 고민하다가... 렉스의 강력한 킥을 얻어 맞고 뻗어요. 그리고 이 녀석을 찾으러 온 알리아와 렉스가 대면하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순식간에 반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알리아가 주저하느라 렉스를 풀어주지 않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가족들이 돌아와 알리아를 감금하고 렉스에게 마취 주사를 놓아 버려요.


 벗뜨 애초에 마취 주사가 잘 안 통하는 체질이었던 렉스는 금방 눈을 떠 버리고, 자신의 남은 한 쪽 다리를 슬근슬근 톱질하고 있던 이 집 아들래미 하나를 기절시킨 후 극적 탈출에 성공합니다만. 도망 직전에 알리아를 구해서 데려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번뇌를 하죠. 그러다 다음 날 아침이 되는데.


 렉스가 도망간 걸 그제서야 알아챈 가족들은 식당에 모여 앉아 대책 회의를 하는데. 회의가 끝날 때쯤에 갑자기 이 집 아빠와 작은 아들이 '퍄퍄퍄퍄퍅!!!'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움찔거리며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 죽습니다. 알고 보니 결국 알리아를 구하기로 맘 먹고 그 집 테이블 아래 숨어서 타이밍을 재던 렉스가 네일건을 난사하기 시작한 것. ㅋㅋ 그리고 계속 말 했듯이 렉스는 이 쪽으론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온 가족을 다 살해하구요. 한 숨 돌리려는 찰나에 우워어어하며 달려오는 이 집 큰 아들, 사실은 유일한 식인 빌런에게 조금 두들겨 맞지만 또 금방 해치워 버립니다. 이때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무기가 냉장고에서 발견한 자신의 잘린 다리 뼈라는 게 개그라면 개그(...)


 그래서 렉스는 알리아와 함께 탈출에 성공하구요. 그 김에 아직 다른 가족에게 물들지 않은 막내 아들까지 데리고 가서 행복하게 살... 려고 하는데요. 그 와중에 일생 그 가족과 살아온 알리아 역시 제 정신은 아니라는 걸 살짝 보여주고. 또 막내 아들이 '미국놈에게 복수할 테다!'라고 선언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우리 렉스의 삶이 평온하고 행복하진 않을 거라는 걸 암시하며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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