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분명히 해야할 점은, 이 '논쟁'이 향하는 지점이


1.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것 자체가 용납될 수 없다

2. 개의 사육 도축 유통 과정에 대한 법적 행정적 규제가 미비한 현재의 여건에서는 개고기를 식용으로 해서는 안된다


는 것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입니다.


1과 2가 혼동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면 이야기가 안됩니다. 애초에 개고기 반대론이 2에 대한 것이라면 더 이야기할 것도 없습니다. 결국 제도적으로 보다 '윤리적(이 말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생각하지만;;)'이고 '안전한' 공급이 보장된다면 개고기 식용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이 경우는 사실 애초에 '개고기 반대론'이라고 할 수도 없죠.


그런데 개고기 반대론에 대한 반론은 사실 1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개고기 먹어도 상관 없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마구잡이로 때려잡아 우걱우걱 먹어보세'와 같은 무지막지한 주장을 하지는 않아요. 개고기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인식(복날에 나무에 달아놓고 두들겨서 '살코기를 부드럽게'하기 etc)은 개고기를 즐기거나 개고기 식용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됩니다. 제도적 정비가 잘 되어있으면 오히려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죠.


그런데 그 반론으로 2에서 나와야 할 '사육 도축 유통 과정이 비윤리적이고 비위생적이다'라는 논거가 1의 논의에서 나오면 앞뒤가 맞지 않는거죠.


저는 어디까지나 '공급과정이 정비되어 있느냐를 떠나서 개는 먹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겁니다. 


특정 동물종을 식용으로 하는 행위를 법령으로 금지하거나 혹은 용납되지 않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려면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그 동물이 갖고 있는 독성이 인체에 위해가 된다든지, 멸종 위기에 처했기에 보호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이 있겠죠.


개고기 반대론자들은 그러한 뚜렷한 명분을 찾아 '왜 개만은 안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는 이 문제에 관해서 명쾌한 설명 보질 못했습니다. 설득력이 없는 거죠. 왜 소나 돼지 등은 먹어도 좋지만, 개는 안되는가. 결국은 이걸 설명해야 개고기 반대론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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