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7 04:46
비나 한 줄기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다.
몇 주 째 명치 어림에 꾹꾹 다져져 똬리를 틀고 있는
심난함이 좀 씻겨나가지 않을까 싶다.
사실 미련스런 기대란 건 알지만
비라도 없다면 한 숨을 돌려 기댈 곳도 없으니
밑져봐야 본전인게다.
유난스럽게 봄을 타는 이유 탓도 있겠지만
이리 막연히 마음이 들썩이는 건 다만
봄에 찾아온 몸살 탓만은 아니지 싶다.
그냥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한다. 모르겠다.
그냥 비라도 왔으면 좋겠다. 빌어먹을.
그냥 멍하니 비나 바라며 보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젠 그나마 한 숨 덜던 담배마저도 석연찮기만 하니
바리바리 싸들고 여행이나 떠날까..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