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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개봉 후 호평받은 이블데드의 새 작품이 영화관을 건너뛰고 7/5자로 VOD 직행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네요.

장르호러가 홀대받는 한국에서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까요!

아니면 역대급이라는 소문이 돌던 표현수위의 문제일까요... 찾아보니 2013년 이블데드 리메이크도 DVD로 직행하긴 했었군요.

여튼 "VOD필"인 저는 그냥 감사하게 봤지만서도..

부천영화제에 가신 분을 제외하고는 이 영화를 상영관에서 볼 기회가 없었다는 게 호러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일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Q님 부천영화제에서 보시고 좋은 리뷰글 올려주셨네요: http://www.djuna.kr/xe/breview/14237429)


일단 전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샘레이미의 팬이고, 2013년 버전도 나쁘지 않게 봤는데,

2013년 버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도 웃음기는 싹 뺀 버전이면서

시리즈의 각종 전통(피칠갑, 전기톱!)은 성실하게 활용해주더군요.

다만 2013년 버전과 결이 약간 다른 느낌이었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싶다가 Q님의 표현을 보고 무릎을 탁 치게 되더군요ㅎ

"2013 버전의 알바레즈는 육감적이고 신체적인 형태의 세련된 호러연출 vs 이번 영화의 크로닌은 알바레즈보다 전통적이고 클리세적인 기법을 좀 더 자주 원용"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영화가 취향에 더 가깝긴 했습니다.


영화는 익숙한 배경의 익숙한 이야기를 프롤로그로 시작합니다.

숲속 외딴집에 빙의된 1인에 의해 일행이 끔살당하면서 오프닝 타이틀이 솟아오르죠.

저는 이 타이틀 형식에 정말 감명받았습니다. "라이즈"를 시각적으로 표현..ㅎ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프롤로그 사건의 24시간 전이고, 이전 영화들과 달리 배경은 LA, 철거를 앞둔 낡은 아파트입니다.

이곳에서 삼남매를 데리고 사는 엘리에게 엘리의 여동생 베스가 오랜만에 찾아오는데, 락밴드 기타 기술자인 베스는 최근에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심란한 생태에서 그간 연락이 소홀했던 언니를 찾아간 것입니다. (일단 좋은 동생은 아니네요ㅎ)

더군다나 베스가 이 가족에게 소홀했던 사이에 삼남매의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철거 계정인 집에선 쫓겨나게 생겼으니.. 아이들 엄마인 엘리도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여튼 눈치없는 베스 이모가 애들 아버지 이야기를 하다가 어색해진 분위기....를 피하려 삼남매는 피자를 사러 가게 되는데, 사서 오는 길에 난데없는 지진과 함께 지하주차장 바닥이 갈라집니다. 그때 생긴 틈으로 삼남매중 첫째 오빠인 대니가 지하에 숨겨져있던 공간을 발견하게 되고, 둘째 캐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려가서 이리저리 살피다가 정체불명의 책(이라고는 하지만 시리즈 팬은 무슨 책인지 다들 알죠)과 레코드판들을 가지고 올라옵니다. 마침 대니는 디제잉이 취미라 LP판을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는데, 레코드판을 재생하자 어느 신부가 책 내용을 읽는 목소리가 나오고 불안해진 대니가 재생을 중단하려고 하지만 멈추지 않고 주문이 흘러나옵니다.

이 와중에 세탁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가던 엄마 엘리가..... (이후는 다들 예상하시는대로)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엄마가 빙의되어서 아이들을 위협하는 이야기는 안드레스 무시에티의 "마마"가 떠오르게하는 설정이긴 한데요,

그간의 시리즈에서 학살 피해자들이 대개 20대 청춘남녀들이었던 데에 비해 이번 편은 궁지에 몰린 주역들이 임산부와 어린 아이들이라 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보게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Q님이 언급하신, 엄마역 알리사 서덜랜드의 긴 팔다리, 큼직큼직한 이목구비가 빙의된 섬뜩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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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


이래뵈도 드라마 "바이킹스"에서는 고급진 외모 뽐내시던 분이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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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고급..!  ...쿨럭..)


영화는 아파트 주방과 거실을 넘나들며 참신한 호러씬들이 다수 펼쳐지다가

막판에는 약간 크리쳐물스러워지면서 대망의 피칠갑 + 전기톱 씬이 펼쳐지는데,

시각적으로나 긴장감 면에서나 훌륭한 클라이막스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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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칠갑 파티! 물론 이건 아트포스터일 뿐이고 클라이막스 장면은 좀 다릅니다ㅎㅎ)


결론적으로,

호러 장르팬이라면 필히 보셔야할 영화입니다..!



덧1. 고어수위..는 2013년 버전에 비해서 심하진 않은 듯한 느낌이었는데,

2013년 버전이 양념 덜 치고 우중충 기분나쁜 분위기가 유지되는 와중에 수위 높은 신체훼손 장면들이 나와서 더 끔찍하게 느껴졌던 반면, 이번 영화는 그것보다는 장르물 성격이 좀 더 짙은 분위기에서 각종 창의적인(?) 고어씬들이 나와서,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덜 끔찍하게 느껴졌던 것 같긴 합니다....만 잔인한 장면 못보시는 분은 으...하게 되는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ㅎ (이런 이야기 하는 저도 막상 끔찍한 장면 잘 보진 못해서 손가락 사이로...껄껄껄)


덧2. 왜 "라이즈"일까요? 기원을 다룬 이야기는 아닌데... 원래 제목이었던 "이블 데드 나우"도 어울리는 제목이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라이즈"를 이용한 오프닝 타이틀이 너무 좋았어서 "라이징"도 불만은 전혀 없긴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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