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여혐, 제보자)

2019.11.03 01:37

안유미 조회 수:691


 1.사실 듀게에는 여혐적인 일화를 전혀 안쓰는 편이예요. 아니 애초에 나는 여혐적인 언행을 한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살아오면서요.


 하지만 문제는 이 점이겠죠. 내 인생에서 뭐가 여혐이고 뭐가 여혐이 아닌지 정하는 건 바로 나거든요. 주위 사람들과의 합의에 의해 '여기까지는 여혐이 아니고 여기부터는 여혐이야.'라고 정해둔 게 아니라 내 마음대로 사니까요. 전에 썼듯이 나는 외톨이거든요. 주위 사람들과 협의같은 걸 하려고 해도 '주위 사람들'이라는 게 없어요. 그러니까 내 인생에서 뭐가 여혐이고 뭐가 여혐이 아닌지 정하는 건 나뿐인 거죠.


 

 2.심리상담사 또는 의사를 만나면 나는 별거없이 그냥 한시간을 보내곤 해요. 왜냐면 심리상담사는 고작 10만원이잖아요? 나에게 심리상담이란 건 10만원어치 값만 하면 되는거예요. 심리상담사에게 10만원 내고 10만원보다 더한 걸 바라는 건, 상담사를 괜히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상대에게 지랄하는 건 누군가의 한달 월급 값을 한큐에 뿌려주는 술집에서 하면 되는거예요. 


 어쨌든 나는 그래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단 말이죠. 돈준것보다 더 지랄하지는 않는 사람 말이죠. 


 하지만 이걸 반대로 말하면, 상담사를 만나도 상담사에게 10만원어치의 지랄까지는 해도 된다는 거예요. 여기서 문제는 이거겠죠. 10만원어치의 지랄이 얼마만큼의 지랄인지 정하는 사람이 나라는 거예요. 상담사가 아니라. 아니 뭐 이렇게 써도 상담사에게 지랄한 적은 없어요. 10만원은 지랄하기엔 너무 적으니까요.


 

 3.어쨌든 문제는...돈준것만큼 여자에게 지랄하는 걸 일기에 쓰면 좀 많이 지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단 말이예요. 왜냐면 인터넷에서는 여자에게 지랄한 것만 적지, 그러기 전에 여자에게 얼마를 썼는지는 적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보기엔 여혐처럼 보일 수도 있어서 안 써요.


 한데 그런데도 인터넷 사람들은 내가 여혐이라고 여기곤 한단 말이죠. 인터넷에는 여자에게 지랄한 걸 쓴적이 한번도 없는데 말이죠. 



 4.휴.



 5.어쨌든 인터넷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내 욕을 하면, 그걸 전해 주곤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봐 트위터에서 XX란 놈(년)이 네 뒷담화를 하고 있어.'라던가 '이봐 XXXXX사이트에서 너보고 여혐이래.'라는 제보들 말이죠. 트위터같이 검색하면 나오는 것도 있지만, 그중엔 검색이고 뭐고 아예 막힌 여성 전용 사이트도 있어요. '이런 사이트가 있었단 말이야?'라고 어리둥절해질 정도의 사이트 말이죠. 나무위키에 쳐보면 가입 조건도 까다롭고 애초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폐쇄성이 강하더라고요. 그들은 어느 강으로도 연결되지 않는 폐쇄된 연못같은 게시판에서 그들만의 기준과 망상을 점점 키워가더라고요. 무서운 일이예요.


 그런 사이트 제보를 해줄 땐 제보자가 신신당부를 하기도 해요. 이게 네 귀에 들어간 걸 그곳사람들이 알게 되면, 유출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려고 할테니 그냥 알고만 있으라고 말이죠. 하지만 역시, 제보자가 캡처를 보내오면 짜증이 나거든요. 덱스터에서 덱스터가 이런 대사를 하죠. '겔러교수는 아직 진정한 분노를 본적이 없다. 나의 분노를 보기 전까지는.'이라는 허세대사요.


 그걸 내 식으로 말하자면 이거겠죠. '저들은 아직 진정한 여혐을 본적이 없다. 나의 여혐을 보기 전까지는.'인거예요. 어차피 여혐이라고 욕을 먹을 거면 그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극한의 여혐을 들려주고 싶어지거든요. 여러분이라도 그렇겠죠? 그래서 엄청난 여혐-내 기준에서-의 행적을 일기에 쓰다가...역시 아닌 것 같아서 그만두기도 해요. 



 6.요전에는 듀게의 어떤 유저가 탈퇴빵을 할 때도 제보를 받았어요. 그 유저의 글에서 게시판트롤이 내 욕을 하고 있다고요. 가보니 역시, 현실에서는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인터넷에서 열심히 배설하고 있더군요. 보고 있자니 왜 엮이기 싫어하는 사람을 한번 소환해 보려고 저렇게 더러운 소리를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얼마나 열등감이 많길래 저러나 싶어서요.


 제보자들 중 한명이 때때로 물어보곤 해요. 저런 걸 어떻게 참냐고요. 글쎄요. 답은 간단하죠. '패배자로 살다가 패배자로 죽을 사람이랑 왜 엮여야 해?'라는 대답밖에 할 게 없어요. 



 7.위에 쓴 여성전용 사이트들 같은 거 말인데, 나는 꽤 겁이 많거든요. 제보자가 캡처를 보내오면서 '이 사이트는 사이트 내의 게시물이 절대 밖으로 나가면 안되니까 이거 절대 들키면 안돼.'라고 말하면 온갖 걱정이 다 들어요. 제보자가 해당 사이트를 캡쳐하는 순간, 그 제보자가 접속되어있는 아이디를 확인해서 사이트 내에서 기록을 한다거나...아니면 캡처를 하면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가 남아서 누가 유출했는지 알 수 있다거나 하지 않을까 하고요.


 그래서 그런 폐쇄성 짙은 사이트에서 뭐라고 나를 문제삼아도 sns에 그 캡처를 올리거나 할 수가 없어요. 캡쳐 화면에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서, 제보해 준 사람이 들켜버리지 않을까 해서요.



 8.말은 이렇게 했지만 의외로, 그런 사이트에서 내 뒷담화를 한 걸 보면 유쾌한 편인 경우도 많아요. 심지어는 댓글로 나를 편들어주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 사이트의 성향을 생각해보면 저 정도로 나를 편들어주는 댓글은 거의 모반 수준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쓰고 나니 갑자기 또 걱정이 드네요. 나를 편들어준 댓글을 적자마자 사이트 운영자에게 아이디 삭제를 당하지 않았을까...라는 걱정이요. 그 사람들은 잘 있을까요.


 여담인데 위에 드는 의문은 '이런 사이트가 있었단 말이야?'라기보다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사이트가 이 정도로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단 말이야?'라는 것에 가까워요. 알려지지 않은 사이트라면 애초에 활동 인원도 적을거고 유입 인원도 적을텐데, 상당히 활발하게 돌아가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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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랄이라는 말의 어감이 좀 강한 것 같은데, 내가 말하는 지랄은 이거예요. 상대가 가져가는 페이보다도 상대를 더 피곤하게 만드는 과잉노동을 시키는 것을 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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