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간단한 기쁨

2020.03.25 19:45

은밀한 생 조회 수:858

어렵지 않게 즉각적으로 기분을 신선하게 만들어주는 것들. 뭐가 있을까요.

우선 저 같은 경우는 요즘 히비스커스티를 차갑게 마시는 것에 푹 빠져 있어요. 히비스커스티는 뜨거운 물을 붓자마자 맑은 루비 같은 빛깔이 금세 순순히 흘러나와요. 이게 뜨거운 차로 마시면 티백 하나를 넣었을 때 좀 떫고 신맛이 나는 반면에, 차갑게 마시려고 큰 컵에 티백 하나를 넣고 뜨거운 물로 우린 다음 얼음을 가득 채워주면 적당히 향긋하면서 신선한 맛이 나오거든요. 왠지 컵 속의 얼음을 더 반짝이게 하는듯한 맑은 루비색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도 크고요. 봄의 나른함이 어깨에 내려앉을 때 물리치기 딱이에요.

음 그리고 클라우드로 가서 편지와 카드를 읽어봐요. 예전에 받았던 카드와 편지들이죠. 틈날 때마다 그것들을 찍어놨는데, 클라우드에 놔두고 종종 읽어봐요. 주로 제 생일에 선물로 받은 편지와 카드들이죠. 저는 친구들이 생일날에 뭐 가지고 싶은 거 없냐고 물어오면 선물은 됐고 부탁인데 편지 한 장 써다오!!! 최대한 길게. 같은 주문을 종종 하거든요. 협소한 인간관계의 폭으로 인하여 편지와 카드를 써준 멤바들이 뭐 거기서 거기지만, 여튼 그 내용을 읽노라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요. 그 폴더엔 사라진 맹세와 차가운 단절도 존재하지만, 그게 뭐 대체로 생일 축하 편지와 카드라서 내용의 절반 이상은 저에 대한 고마움과 칭찬의 인사거든요. 읽다 보면 그 인사가 저의 자세를 고쳐주는 기분이 들어요. 아 그래. 착하게 살자. 뭐 그런 디즈니 마음 같은 거...

또 그리고 아로마 롤온이요. 전 두통완화 용도로 많이들 쓰시는 페퍼민트 롤온은 그리 안 좋아하는지라 약간의 물기가 서린 백합 냄새가 나는 풀숲 같은 향 (뭐라지;;;) 의 롤온을 최근 찾아서 매우 흡족하게 바르고 있어요. 지금도 손등에 슥 바르고 와아 하는 중이랍니다.. 이 롤온을 찾은 아로마 샵이 공간 디자인도 맘에 들고 직원분도 부드러운 말투를 지닌 분이라서 오며 가며 가끔 하나씩 사들고 올 거 같아요...그리고 롤온의 그 살짝 차가운 느낌의 볼 부분이 스윽 귀 뒤나 손등위에 미끄러질 때 그 느낌이 어쩐지 좋단 말이죠.. 어쩔 수 없이 닿아서 화들짝 놀라는 차가움이 아니라 저 스스로 바르는 기분 좋은 서늘함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여러분에게 손쉽고 즉각적인 신선함을 주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제게도 들려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8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4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30
123732 웬즈데이 4화 [1] catgotmy 2023.07.13 146
123731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3.07.13 454
123730 미션 임파서블 7 데드 레커닝 파트 1 (약스포) [5] 가라 2023.07.13 474
123729 프레임드 #489 [2] Lunagazer 2023.07.13 81
123728 [왓챠&티빙바낭] 다시 B급 호러 둘 묶음 잡담, '포드'와 '극한 캠프' [5] 로이배티 2023.07.12 274
123727 프레임드 #488 [4] Lunagazer 2023.07.12 93
123726 R.I.P Milan Kundera(밀란 쿤데라, 1929-2023) [6] 상수 2023.07.12 448
123725 하루 일과 [4] catgotmy 2023.07.12 267
123724 아이 키우기 - 한 사람을 책임진다는 것 상수 2023.07.12 240
123723 [넷플릭스] 히어로물의 옷을 입은 가족드라마 ‘dc 타이탄’ [4] 쏘맥 2023.07.12 421
123722 이런저런 잡담...(피프티피프티) 여은성 2023.07.12 333
123721 갑툭튀 의미불명 도서 소개 [1] DAIN 2023.07.12 294
123720 평범하신 여성분들 [17] 하소연 2023.07.12 877
123719 <페라리>/<아미타빌 호러 2> [5] daviddain 2023.07.12 191
123718 티모시 샬라메 웡카 1차 예고편 [1] 상수 2023.07.12 295
123717 톰 크루즈 기획전 영화들을 극장에서 보고(레인맨, 매그놀리아:유혹과 파멸) 상수 2023.07.12 200
123716 뺨때리기 대회가 있군요 한국 대회도 있어요 [2] 가끔영화 2023.07.12 224
123715 [애플티비+] 엘리자베스 모스의 다크 환타지 스릴러 '샤이닝 걸스'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07.11 413
123714 영화 속에서 기성곡을 반주 없이 두 소절 정도 부르면 저작권상으로 괜찮을까요? [7] 하마사탕 2023.07.11 322
123713 싸움 (2007) [4] catgotmy 2023.07.11 1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