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밤

2010.07.08 00:08

러브귤 조회 수:1901

# 아이들을 '사랑' 으로 키우라는 교육적 철학과 주변의 이야기와 경험담과 당연한 이야기들, 이 먹히지 않을때가 많디 많습니다.

 저, 는 아무래도 모성이 부족한 지, 아이가 제 성질을 벅벅 긁는 말을 나열하면 화가나기 그지 없어요

 그 때마다. "내 말이 맘에 안들고 네가 내 말을 듣지 않을꺼라면 빨리 자라서 '독립'할 생각을 해. 그럼 내가 널 터치하고 교육할 이유가 없잖겠니" 라고 하죠.

 (물론,,,제가 하는 말 모두를 이 친구들이 이해하는 건 아닙니다만..)

 

 어제 큰 아이를 혼내고 난 후, 오늘 집친구가 제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늘 싼 김밥(오늘 둘째가 소풍을 가서 제가 김밥 쌌거든요.) 정말 맛있더라.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마님이 난 참 좋습니다.]

 [그런데..00이(큰애이름)..교육시킨다고 너무 잡기만 하니까..오히려 역효과가 나는거 같기도 해.우리 좀더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살펴보자]

 [마님 생각을 알고 싶네. 사랑합니다. 오늘 일찍 들어올께 한잔 하자. 오케?]

 

 이렇게 연달아 보냈더군요.

 

 그리고 퇴근해 들어와서 샤워하길래 '나갈꺼라면 쟈기가 애들 좀 재워봐' 라고 했지요.

 

 샤워하고 나왔더니 제게 그러더군요 ...

 

 -  아 진짜 저 싸이코들! 잠을 안자! 어떻게 해야해?!?!?!?!]

 

 

 .... 사랑으로 보살펴보자면서..사이코라뇨..-_- 응?! 앙?! 앙?!

 

 # 책,을 좋아하고 사람 많은 곳보다는 조용한 곳을 좋아하고 하지만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고 와이프 친구나 지인들과도 잘 어울리고

담배를 피우진 않지만 술자리에서 담배피우는 상대에게 '저도 하나 주세요. 우리 나가서 피워요' 하고 나가서 피우고 올 정도로 담배를 아예 모르진 않고

주말 동안에 아이들과 씨름해도 한마디 불평할 줄 모르고 다만 아이들과 낮잠 자라고 절 떠밀어 놓고 혼자 집 청소 베란다 청소 다 하고

새벽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그런거에 불평없고 다만 날 덜 도와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미안해 하고

회사를 그만둔 내게 호기롭게 '걱정 하지 말고 6개월에서 1년 놀아. 그리고 너를 좀 돌아보고 니가 하고 싶은게 뭔지 좀 보기도 하고' 라고 얘기해서

사람 맘 안 불편하게 해주고....

 

사실 좋은 것만큼 나쁜 것도 맣을꺼라 생각하고 꼽아보고 꼽아보지만.. 나쁜거는 단 하나.

가끔 귀가 안들리(는척 하는거냐)는거...

 

언제나 멋지고 젠틀하고 사랑스럽고 감사하고 존경하고 감탄하고 경탄하고 경이로운

 

집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라는 생각을 하는 오늘이었습니다.

 

쓰고보니 염장이군요.

그치만 저는 아직 남산가서 자물쇠에 ....걸어본 적 없사옵니다.

(그래도 전, 그런 (남들이 의미 없다고 손가락 할 지라도) 것들이 참 좋아요. 없어진다니 (쌩뚱맞은 발언입니다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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