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일기(스포일러!)

2011.04.16 20:27

ally 조회 수:1535

탈북자 소재인 것 말고는 정보가 하나도 없이 본 영화인데 주인공이 감독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촌스러운 머리모양과 허술한 옷차림도 일조를 했지만 억양이며 너무 그럴듯해서 혹시 탈북자를 캐스팅한 것 아닐까 생각할만큼 현실감있는 연기였거든요.

 

영화는 예상했던대로 보기 힘들었습니다.  남한사회의 밑바닥에서 발버둥치는 탈북자들의 삶도 그렇고, 갈수록 폭력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주인공 승철이 언제 폭력을 휘두르거나 폭력에 당할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중간에 정말 심하게 다친 사람은 없어요! 승철에게 커터칼을 들이민 이인조, 이인조에게 짱돌을 휘두른 승철, 경철을 뒤쫓는 삼인조, 심지어 승철과 시비를 붙는 노래방 손님도 아무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거요.  영화속에 유일하게 나오는 살인은 승철의 고백으로 언급될 뿐이죠. 

 

2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은 좀 넘치는 듯 하지만 결말은 맘에 듭니다. 전 사실 결말이 당연히 승철/경철의 죽음이 될 줄 알았어요. 경철을 놓친 삼인조나 아니면 배반당한 경철이 나타날 줄 알았는데 뜬금없어 보이던 롱테이크가 백구의 시체로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예상외로 잘 어울리는 결말입니다.

 

 

 

참, 전 교회가 숙영을 스토킹하는 배경인줄만 알았는데 꽤 기독교적인 내용도 있네요. 기독교인인데 노래방을 운영한다는 숙영의 죄책감이 승철에 대한 유대감으로 이어질 줄이야. 회개와 구원을 술술 이야기하던 목사님은 배우가 아니라 진짜 목사님이고 . .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49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142
102320 혼자서 뭐 하는걸 싫어하시는 분 계세요? [5] moonfish 2011.04.16 1632
102319 20대도 열심히 운동 하고 있어요, 옛날이랑 달라서 그렇지. [3] 알파 2011.04.16 1468
» 무산일기(스포일러!) [2] ally 2011.04.16 1535
102317 20대 들은.. [14] catgotmy 2011.04.16 2669
102316 수학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추천만화(?) [1] Johndoe 2011.04.16 1859
102315 춘래불사춘 [1] 렌즈맨 2011.04.16 1727
102314 거의 사기(?) 수준의 포스터 [4] amenic 2011.04.16 3813
102313 한화가 드디어 승리했네요. [5] 늦달 2011.04.16 1549
102312 남을 저주하는 건 나쁜 일이지만 [2] 빠삐용 2011.04.16 1692
102311 오늘 벽지바르고 녹초가 되었네요. [10] 눈의여왕남친 2011.04.16 1729
102310 봄을 즐기는 사람들.(사진포함) [1] 부기우기 2011.04.16 1923
102309 [조선비즈] 마이클 샌달씨에게 통큰치킨에 대해 물었더니. [7] nishi 2011.04.16 3815
102308 오늘 밤 11시 '당통' , EBS [3] GREY 2011.04.16 2099
102307 그래, 옥빈아 새벽5시에 보자. [6] 자본주의의돼지 2011.04.16 3584
102306 수상한 고객들 괜찮네요 [7] 사람 2011.04.16 2106
102305 개인의 행복과 사회와 오츠 이치 [2] catgotmy 2011.04.16 1314
102304 한국 영화 추천 [21] 양자고양이 2011.04.16 5132
102303 인물 보기 [1] 가끔영화 2011.04.16 1640
102302 말 많은 근초고왕 하는군요. [6] 안녕핫세요 2011.04.16 2032
102301 세상의 모든 계절 [10] 브랫 2011.04.16 263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