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고토모에, 번개)

2018.06.16 17:31

여은성 조회 수:1633


 1.어젠 프듀+월드컵 콤보를 보고 늦게 잤어요. 일어나보니 커뮤니티 반응은 꽤 의외였어요. 남상이다...라는 말은 다반사고 트랜스젠더같다는 말까지 난무하는 걸 보고요. 그야 나의, 외모의 다양성에 대한 역치가 낮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나는 외모에서 다양성과 의외성을 중요히 여기거든요.



 2.그야 개인과 개인간의 만남에서는 외모의 선명성이 중요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는 특별한 취향이 있는 게 아니예요. 늘 투덜대는 나는 확실하게 좋아하는 게 있는 게 아니라, 열탕에 들어가면 30초 후엔 냉탕에 가고 싶어지고 냉탕에 들어가면 30초 후엔 열탕에 가고 싶어하니까요. 예를 들면 번개도 그런 거죠. 돈주고 보는 사람을 며칠 보다 보면 돈 안주고 보는 사람을 보고싶거든요. 그래서 종종 듀게나 다른 곳에 번개글을 올리곤 하는 거죠.


 

 3.이건 외모에서도 그래요. 확실하게 '누군가의 얼굴'을 가진 사람은 계속 똑같거든요. 3시간동안 같이 있다고 치면 계속 똑같은 사람과 있는 기분이예요. 한 사람 안에 매기큐의 얼굴도 보이고...강수지의 얼굴도 보이고...나탈리 도머의 얼굴도 언뜻 보이는 사람이 훨씬 낫죠.


 특히 Q처럼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계속 낯선 누군가의 얼굴을 발견해 낼 수 있는 얼굴이 좋아요. 여신이 보였다가 개구장이도 보이고 위엄을 내뿜다가도쫄보처럼 보이는 얼굴 말이죠. 



 4.휴.



 5.그야 그건 꼭 하드웨어의 문제만은 아니예요. 드라마작가 김수현이 내 안에 수많은 내가 있다고 말한 것처럼 하드웨어를 충분히 살려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죠. 여자든 남자든  그의 안에 있는 수많은 그가 표정을 통해 발현되는 순간을 보는 걸 좋아해요. 아무리 예쁜 사람도 그 사람의 안에 한 명만 존재하는 시기라면,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없죠. 아무리 대단한 외모를 타고났어도 그 외모를 완전히 살려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지 않으면 미완의 대기인거죠.

 

 ...한데 드라마작가 김수현은, 내 안에 수많은 내가 있다고 말한 것치곤 캐릭터가 다 거기서 거기긴 해요. 그냥 있어 보이려고 뻥친 걸까요?



 6.어쨌든 고토모에는 다양한 얼굴의 가능성을 가진 것 같아서 응원하는 편이예요. 고마츠 나나를 닮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고마츠 나나는 너무 고마츠 나나처럼 생겼잖아요. 고마츠 나나의 얼굴에선 고마츠 나나의 얼굴 이외의 얼굴이 잘 안 보이는 편이예요.


 고토모에는 '고마츠 나나를 닮은' 게 아니라 '고마츠 나나도 닮은'거라고 생각해요. 고마츠 나나보다는 훨씬 확장성이 있는 얼굴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7.늘 느끼는 거지만 인간들은 어떤 대상에게서 보고 싶은 것을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스타의 얼굴은 선명성보다, 관측하는 쪽에서 보고 싶어하는 아이콘을 충동질하고 소환시키는 수많은 얼굴을 가진 쪽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보이는' 것보다 언뜻 언뜻, 문득 문득 보이는 것을 쫓아가는 법이죠. 


 예전에는 '천의 얼굴'이라는 표현이 좀 쌈마이같다고 여겼는데 요즘은 그 말에 공감하는 편이예요.



 


 ------------------------------------------------------------



 


 말해놓고 보니 내일 심심한데 번개나 해볼까요? '내일 심심한데'라고 쓴 건 어차피 심심할 거란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신라호텔에서 샴페인 빙수 이런저런 요리 시켜서 먹어요. 시간은 오후 2시로 하고 2명만 모이면 할께요. 내일 오전10시에는 외출해야 하니 오실분은 오전 10시까지 댓글이나 쪽지주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5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0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1
123699 애플TV는 자막조절이 안되네요 [4] 산호초2010 2023.07.09 358
123698 여름철, 하드 [3] 왜냐하면 2023.07.09 230
123697 [영화바낭] 듣보 B급 장르물 두 편, '테이크 나이트', '영혼의 사투'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3.07.09 266
123696 프레임드 #485 [6] Lunagazer 2023.07.09 88
123695 음바페 인터뷰로 시끄럽군요 daviddain 2023.07.09 438
123694 갓 오브 블랙필드 라인하르트012 2023.07.09 212
123693 [영화바낭] 기대 이상의 튼튼한 귀환(?), '이블 데드 라이즈'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3.07.09 444
123692 챗봇한테 유인촌을 물어보니 [2] 가끔영화 2023.07.08 442
123691 NewJeans 뉴진스 Super Shy MV 상수 2023.07.08 187
123690 프레임드 #484 [2] Lunagazer 2023.07.08 107
123689 히트 (1995) catgotmy 2023.07.08 160
123688 미임파 보고.. 라인하르트012 2023.07.08 305
123687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닝 파트 1 감상!(스포 약간!) [2] 상수 2023.07.08 402
123686 스마트폰 오래 쓰는 법 catgotmy 2023.07.08 264
123685 인자무적 [1] 돌도끼 2023.07.08 218
123684 넷플 추천 Wham! [8] theforce 2023.07.08 464
123683 이런저런 일상...(오픈월드) 여은성 2023.07.08 226
123682 [영화바낭] 저도 가끔은 유료 vod를 봅니다. 타이 웨스트의 '펄' 잡담 [9] 로이배티 2023.07.07 395
123681 프레임드 #483 [6] Lunagazer 2023.07.07 108
123680 [VOD바낭] 이블데드 라이즈 - 간만에 호러팬들 만족시킬 피칠갑 장르호러! [10] 폴라포 2023.07.07 38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