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마블 스포 와장창창 촌평

2019.03.16 17:10

soboo 조회 수:1656


 마블 시리즈를 언제부터 이렇게 목을 빼며 기다리고 찾아 보기 시작했지? 

 생각해보니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MCU에 대해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극장에서 챙겨 봐야겠다는 정도의) 관심이 가기 시작했던 것은 

 개오갤과 닥스부터였던거 같군요.  그래서 토르, 캡아, 헐크, 시빌워 기타 등등은 모두 한참 지나서야 스트리밍으로 찾아 봤어요.


 단순한 선악구도와 신기술 그리고 신기방기 외계 문명의 향연으로만 채워져서는 아무리 SF 빠돌이라도 지겨울 수 밖에 없죠

 뭔가 매력적인 서사가 있어야 극장까지 갈만한 동력이 생기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캡틴마블은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유인을 갖고 있는 히어로 서사였어요.

 존재적 불평등과 프레임 그리고 혐오에 맞서 쓰러지고 데굴 데굴 구를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캐릭터의 ‘그 상황’에 대한 공감할 수 있다면

 캡틴마블은 MCU의 영역을 크게 확장 시킨 에피소드로 여겨질 수 있을거 같군요.


 이런 유형의 (SF 히어로물) 영화를 보다가 코 끝이 찡해진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배우의 혼이 잘 스며 든 캡틴마블 캐릭터도 단 한번에 애정이 생겼을 정도로 캐릭터 구성도 잘하고 연기도 좋았던거 같아요.

 두들겨 부술적에 “이야호~ 까르르~” 하는 개구쟁이 스러운 면모에서부터 초사이언인 스러운 카리스마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모습이어서 

 다시 한번 캐스팅 맥락이 이해가 되더군요.


 인상적이었던 장면들과 대사들


 1.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의 절친이었던 마리아 램보를 만나던 장면

 그 어색함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공기가 스크린 너머까지 전달되게 잘 뽑아낸거 같아요.

 아마 이 장면  때문에 (MCU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거 같은) 브리 라슨을 캐스팅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어요. 

 

 2.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캡마를 껴안아주는 마리아

 “You are Carol Danvers!”

 삶의 가장 빛 나던 순간을 공유하는 친구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었기에 힘이 있었고 심쿵 하더라는

 그리고 3번의 장면과 연결이 되는 중요한 장면

 

 3. 캡마가 슈프림 인텔리전스와의 대결 도중 각성하는 장면

 “I’m Carol Danvers”

 크리족 비어스가 아니라면 넌 그저 하나의 평범한 지구인일 뿐이라며 비웃는 슈프림 인텔리전스에게 일갈하며 각성  참교육 시전


 4. 캡마가 욘로그의 뜬금 싸부 코스프레 꼰대질에 대한 대답

 그 대사는 아마도 페미니스트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명예의 전당에 오를듯 


 5. 90년대 노래들

 특히 너바나의 “Come as You Are” 는 노래 자체도 좋았지만 영화 스토리, 특히 기억-정체성을 찾아가는 캐롤의 상황과 싱크가 맞아 떨어지고


 6. 구스의 모든 장면

 입을 닫고 있을 때나 열었을 때나 영화속에서 나오는 모든 장면에서 이렇게 존재감이 강력했던 동물이 있었을까 싶음 

 그리고 구스 덕분에 닉 퓨리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도 1.8배 정도 상승했어요. 

 세상 어느 집사가 한 쪽 눈을 잃어가면서도 집사질을 할 수 있겠어요? ㅋ



 2시간이 조금 넘는 런닝타임이 무척 아쉬웠을 정도로 (뭐야? 정말 끝난거야?) 몰입감이 좋았어요.

 주말 늦은 오후였고 졸렸고 배고프고 추웠는데도

 액션신이 많은 편도 아니었고 캐릭터 서사를 구축하는 장면들이 자칫 늘어질 수도 있었는데도 말이죠.


 * 첫번째 쿠키영상은 인피니트워 이후의 어벤져스의 장면으로 전환이 되는데  닉 퓨리가 긴급하게 연락을 취했던 호출기의 신호가 꺼지고

   다들 어쩔줄 모르고 있는데 블랙위도우 앞에 캡마가 나타나서 다짜고짜 퓨리부터 찾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 브리 라슨을 까는 레파토리에 개봉 이후 추가된게 하나 있는데 ‘달리는게 어색하다’ 였어요.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역시나 지능 떨어지는 남자들의 찌질함이었다는 

  “바보냐? 우주선 바닥을 맨발로 뛰고 있던거자나?” 

   아마 그 찌질이들은  아주 진지하게 질주를 하다 새침한 표정으로 부츠를 챙겨 돌아서던 장면은 못 본거 같아요.


  이제 엔드게임 어서 오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5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70
123716 2005년 오만과 편견 재미있는 인물관계도(등장인물 총정리) [3] 무비스타 2011.05.02 6486
123715 37세 호주남자 샘 해밍턴의 트윗들. [3] 자본주의의돼지 2013.04.15 6485
123714 싸이 국제적 인기의 후폭풍 [11] Johndoe 2012.08.22 6485
123713 [펌] 도서관녀에게 받은 쪽지.jpg [13] 샤워실의 바보 2013.08.19 6484
123712 노정태 vs 진중권 키배 전문 [58] amenic 2015.07.05 6483
123711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결혼 축사 [11] 닥터슬럼프 2011.11.18 6483
123710 바쁘고 무심한 연인은 참 힘드네요. [42] 심연 2015.10.23 6482
123709 미국 남자들의 마초 문화 [15] 글루스틱 2014.09.18 6482
123708 [세월호 관련/심약자 주의] 방금 공개된 사진 한장 [10] 데메킨 2014.04.25 6482
123707 서양 아동복 모델들과 흔한 한국 아저씨.jpg [8] 보들이 2013.09.16 6482
123706 여자들이 보는 데이트시 식사 장소 서열?? [34] 자본주의의돼지 2013.07.23 6482
123705 [바낭] 저는 이지아씨가 안쓰러워요 [34] 레사 2011.04.21 6482
123704 술 취한 여성을 '사냥'하러 다니는 사람들 [27] 김원철 2010.07.10 6482
123703 김어준에 대한 생각 [66] Hollow 2012.01.22 6481
123702 애쉬튼 커처가 정줄 놨나봐요. -_- [15] 빠삐용 2012.01.26 6480
123701 여자친구가 헌팅 당하면 은근히 기분 좋지 않나요? [16] 2011.02.19 6479
123700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78
123699 이쯤에서 적절한 다이앤 크루거 [8] magnolia 2010.07.04 6477
123698 트위터에서 봉준호 감독의 과거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네요 [9] 모르나가 2019.06.01 6476
123697 에네스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네요 [31] Gappa 2014.12.05 647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