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왜 지금까지 안봤는지는 모르겠어요. 호러물을 좋아하면서도 정말 무섭거나 고어하면 잘 못보거든요. (쏘우같은 거요) 그래서 선뜻 손이 안갔건만 뭐냐 이거, 하나도 안무섭;; 


후기들이 호러를 빌린 개막장 드라마라고들 하던데, 맞네요. 보면서는 맥지 영화 생각도 나네요. 속도감있는 전개에다 끊임없이 자극적이라는 측면에서요. 반복되는 스타일도 있구요. 그래도 맥지보다는 나아요. 맥지 영화는 패턴이 단순한데다 복제수준이어서 몇 개 보면 금방 물리던데 아호스는 워낙에 이것저것 가져다가 장르 칵테일을 해버리니. 불량식품같은 맛이라는 품평이 정말 딱인 듯요.


시즌3 > 시즌1 > 시즌2 순으로 좋았습니다. 


이거 호러라기보다 코미디 아닙니까. 시즌3 도끼 아재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려나 싶더니만 랭 여사님이랑 커플링이라뇨. 빵 터졌어요.  단, 시즌3 첫 에피의 흑인 고문장면은 보기 괴롭긴 했습니다. 실제 역사와 맞닿아있는 있는 장면들은 아무리 장르라도 거리를 두고 보기 힘들더군요. 개연성따위 던져버리는 재미로 보는 거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부두 퀸이 지옥에 떨어져서 폭력을 되풀이하는 형벌도 나쁘지 않고요. 하지만 베이츠 여사가 현대에 와서도 흑인 한 명을 잡아다놓고 장기자랑하는 건 역시 보기 좀 괴로웠네요. 개과천선같은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근데 결국 그게 자존감이 결여 돼 피에 흥분하게 된 개또라이 백인이기 때문이다? 인종차별 주제를 너무 희석시키던데. 퀴니역시 흑인마녀 수프림같은 건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게 빤했고요. (고약하게 말하자면) 흑인에다가 뚱뚱해서 탈락이었던 거겠죠. 


그래도 시즌3이 제일 재밌었던 건 확실합니다. 마녀들 보는 재미가 ㅋ 특히 피오나가 끝내주게 나쁜 캐릭터이면서도 절절하게 죽음과 젊음의 상실을 두려워하는 게 넘나 이해됨. 반복해서 등장하는 배우들이 역할은 달라도 매번 비슷한 캐릭터를 맡는 것도 재미지네요. 화려한 외모의 싸가지 캐릭터보다는 말간 얼굴을 하고 뻔뻔한 행동을 하는 캐릭터에 더 흥미를 느낍니다. 그런 점에서 엠마 로버츠보담은(이쪽은 넘 전형적이라) 타이사 파미가가 더 좋네요. 시즌3의 캐릭터는 시즌1보다는 좀 실망스러웠지만요. 


시즌2는 사라 폴슨 연대기더구만요. 캐릭터 측면에서 사라 폴슨과 제임스 크롬웰 정도만 볼만했고 나머지는 다 그저 그랬어요. 랭 여사가 뺑소니 사고 피해자 가족을 찾았을 때 피해자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 장면에서는 좀 실망이었구요. 쥬드 수녀라면 '살아있어서 다행' 이라기보다 빨간 란제리도 몰래몰래 숨겨 입고 그 긴 세월 너땜에 뺑이쳤잖아(....) 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말이죠. 거기다 외계인 관련 이야기도 실망. 그녀는 왜 살려냈고, 또 다른 그녀는 왜 돌아왔고, 그녀는 왜 또 죽었고... 도통 이해불가. 외계경험 PTSD로 인한 도끼 살해 에피는 다 들어내도 상관없겠던데요. 전반부는 좋았는데 후반 전개가 많이 아쉬워요. 


시즌1의 틴에이저 커플은 듣던 대로 귀여웠고, 유령 대가족들이 자기만의 원한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두더쥐 게임마냥 튀어나오는 게 재밌었습니다. 콘스탄스 부인이 우리(?) 편인지, 쟤네 편인지,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 지 종잡을 수 없는 것도 좋았구요. 피터 에반스 역시 대박. 가히 악마의 아비가 될만한 자격이 있는 캐릭터더군요. 투명한 악의로 가득 찬 인간보다는 이런 쪽이 더 무섭더라구요. 예측을 할 수 없으니. 


시즌1에서 엄마 역할로 나왔던 코니 브리튼을 보고 퍼오인의 조이 역 배우(페이그 터코)인가 싶어 엄청 헷갈렸습니다. 

둘이 넘 닮았어요. 페이그 터코 쪽이 좀더 강인한 인상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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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시간보내기 참 좋은 시리즈네요. 시즌1과 3을 재밌게 보았으니 시즌8로 바로 넘어갈까 합니다. 어떤 산넘어 산 이야기가 이어질지 넘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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