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VS 흠의 법칙

2020.08.2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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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 ( 공군 대위 머피가 중력기 개발 중에 경험한 '잘못 될 여지가 있는 것은 결국 잘못되기 마련이다, 그것도 하필 최악의 순간에~ '라는 발견에서 비롯되었다는 법칙.)
과학자들은 이 법칙을 '선택적 기억'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뇌의 기억/판단이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인상깊은 기억들 위주로 남는 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요.
(뻘덧: 이 법칙에서 파생된 무수한 법칙들이 있는데,  그중 제가 최근에 겪은 건 'USB 단자의 법칙'입니다.  USB의 단자 방향은 위, 아래, 그리고 중첩된 상태라는 세 가지 상태인데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중첩된 상태라는 것.  - -)

요즘 뉴스(+게시판)에서 조명되는 공직자/ 문화계 셀럽들의 면면을 대하노라면, 그들은 실무형도 아니고 이념형도 아니고 노력형도 아니고 단지 유머리스트에 불과한 사람들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어요. 논리도, 내실도, 열정도 없는데 사회적 관심에 대한 욕망은 포기가 안 돼서 이런저런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달까요.

그들의 가치관/ 세계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치인의 경우, 이 사회의 불평등, 아이러니, 불행, 슬픔 등을 화해시킬 수 있는 설계도 한 장도 갖고 있지 않다는 공통점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대중이 미처 이해 못하는 결정적 명제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몽유적 군중들의 흐름에 부합하여 기어이 자신이 부각되고야 말겠다는 '생존' 욕망만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비난을 머피의 법칙에 의한 억울함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보여요.  그렇지 않고서야 지켜보는 사람이 시선을 떨구게 되는 벌거숭이 임금님 같은 행보를 당당하게 이어나갈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음... 에... 또...  저는 '머피의 법칙'과는 성격이 다른 '흠 flaw의 법칙'이란 걸 이렇게 적어봅니다.
아무리 뛰어난 존재라도 - 어떤 영웅의 인생에도 - 흠/흠집/흠결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사실 그 흠으로 인해 각각의 인생이 흥미진진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이고요.  다만 흠은 그 나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어서 스스로 긍정하려 겸손해지다가도 잘났다는 듯 꼭 변명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부리는 '꼬장' 때문에 흠을 받아주려던 상대의 마음이 돌아서버리고 마는 것이고요.

자기 본위의 삶을 살기 마련인 인간에게 흠이라는 얼룩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니 중요한 건 흠을 흠으로 인지하는 것,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낄낄빠빠하는 용기와 결단인 것이겠죠. 그런데 대개는 머피의 법칙을 방패삼아,  누군가 나를 흠집내는 거라고 착각하며 자신의 흠을 홈으로 패어버리곤 합니다. 특히 그런 경향이 도드라져 보이는 이들이 있는데, 끝까지 자기성찰이 안 되어 패어진 홈이 그의 인생은 물론 한 사회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백세를 누리지 않더라도 인생은 깁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영웅이 없더라도 한 시대는 비장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무결점의 영웅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자신의 흠결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열정도 발휘할 수 없는 존재가 이 사회 피라미드 구조의 상층을 넘보는 모습을 대하노라면 '아서요~ 마세요~' 싶습니다.
'나나나나나나 아서요~ 마세요~' 
'Dynananana~ you are dynam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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