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0 11:07
오랜만에 진짜 사나이 해병대 편을 봤습니다.
목소리가 카랑카랑한 교관이 해병대의 기기묘묘한 동작을 가르치는 건 직접 당하지 않는 시청자 입장으로서는 확실히 코믹한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동작, 상태 불량을 지적하는 교관에 일일히 "왜냐하면..."으로 대답하는 병사를 보는 건 마음이 아프네요.
원하는 대답이 아니려니와 대답한만큼 플러스 알파로 몸이 힘들어질 뿐이죠.
'이번 일은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지금부터 발생하는 모든 일은 모두 네 책임이야.'
세상에 그런 일은 잘 없습니다. 자기가 한 만큼 잘못일 뿐이죠.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의 영역일뿐 애초에 시시비비의 문제가 아닌거죠.
반성문을 쓰고 마트직원을 무릎 꿇리고 방송에서의 대국민 사과같은 일들이지요.
모두 사실관계와 별도로 그사람의 태도를 통해 '진심'을 확인하려는 행위같은 거죠.
별로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런 '태도'를 높게 평가하는거 같아요.
좋은 사과 '태도'로 인해 처벌이 경감되고 칭찬받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사과를 할수 없는 영역은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요?
내 양심이나 미의식, 국가관같은 사적영역에 대한 사과요구같은거요.
'불순한 사상'을 가지고 국가전복을 획책했다거나 '불온한 작품'을 써서 민심을 흉흉케 했음을 실토하는 건 반성이 아니라 자백입니다.
양심의 영역이 죄의 영역에 들어가는 현상일 뿐이죠.
'노래를 통해 소설에 등장하는 5세 소년을 성적대상으로 삼고, 로리타 이미지를 통해 성인남성들의 미성년에 대한 성적망상을 불러 일으키고 여성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를 사과할 수는 없어요.
그건 양심과 범죄의 영역을 넘어 마녀행위에 대한 자백이니까요.
2015.11.10 14:01
2015.11.11 10:41
마찬가지입니다. 돈 벌려는 '의도'를 사과할 수 없어요.
2015.11.11 23:55
네 사과를 안 할 수도 있는 거죠.
2015.11.10 16:44
저는 아이유의 이번일에 대해서 유죄라고 하려고 하는 사람들과 무죄라고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의의와 해석과 잣대를 들이대는게 정말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 게시판만해도 정말이지 오만 비판근거들이 다 나오고 있어요.
현상은 그냥 아이유의 해석의 자유가 있는것은 맞지만 걔의표현의 자유중에 하필 그 어린아이를 성적대상으로 보는 부분의 표현의 자유가 우리나라에서
수용이 가능한가? 그것도 문학작품의 학대 피해자를 성적인 잣대로 '표현'하는것.
이라는 측면에서 볼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이지 그걸 비난하는 사람에 대한 분석까지해서 ..암튼 신기합니다.
출판사가 나선것도 저는 당연하다는 쪽이었는데 차츰듣다보니 그건 걔네들이 오바했네 싶구요.
2015.11.11 10:29
'로리타'로 대표되는 어린 아이를 성적대상으로 한 많은 창작물이 있어왔는데 갑자기, 그것도 2차창작물의 윤리문제를 제기하는건 분명 퇴행적인 현상입니다.
2015.11.11 22:27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25260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43811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52312 |
그렇지만 그걸로 돈벌려고 했다는 것은 사과해야한다..라기보다 사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한테 사과할 필요는 없고요. 저는 불편해서 안보고 안들을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