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과 공격성

2023.06.10 14:02

여은성 조회 수:536


 #.요즘 생각하는 건데 뭐 그래요. 인종차별은 왜 큰 문제가 되었느냐는 거죠. 실제로 인종차별이 있었으니까? 뭐 그렇기도 하죠. 흑인들이 잘 뭉치고 이슈를 선점하고 재생산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뭐 그렇기도 하고요.


 아, 내가 말하는 인종차별은 아들이 보는 앞에서 낄낄거리며 아버지의 목을 따버리고 만세를 부르는 백인들의 만행, 목화밭에서 흑인들의 살점이 터져나가도록 채찍질을 하던 만행들을 말하는 거예요. 타 인종을 끼워주지 않거나 경계하는 게 인종차별은 아니니까요. 그런 것에까지 인종차별 꼬리표를 붙이는 건 올바른 분류가 아니죠.



 1.전에 썼듯이 한국인은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로워야 해요. 아무 잘못도 없는 지나가는 흑인을 목매달아서 죽이고 낄낄거리거나 취미삼아 신대륙 현지인의 머릿가죽을 벗긴 건 우리가 아니니까요. 그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유색인종이 어지간히 깽판을 쳐도 미국인들은 인종차별이라는 자기검열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인종차별 문제는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개소리와도 비슷해요. 재미삼아 흑인을 매달아 죽이거나 때려 죽인 사람들이 갑자기 자신들의 죄를 전세계화 시키고 있으니까요. 흑인을 때려죽이지않은 사람들에게도, 자신들이 스스로에게 가하는 검열을 해야 한다고 지껄이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런 개소리에 휘말려버려서 동조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고요.


 흑인들을 납치해와서 착취해먹고 온갖 이득을 취한 놈들이 이제와서 '자자, 꿀은 우리가 빨았지만 사과는 다같이 하는 걸로 하자고! 오케이?'라고 개소리를 하는 건, 아무리 포장을 잘해봤자 개소리거든요. 왜 그런 개소리에 넘어가는 거지?


 

 2.아 물론 이건 백인들과 흑인들의 콜라보예요. 백인들의 '이봐 비록 너희를 괴롭힌 건 우리지만, 우리만 나쁜 놈이 되는 건 좀 쪽팔리잖아. 그냥 전세계가 너희를 괴롭힌 걸로 하면 어때? 그럼 너희들은 목에 힘을 더 줄수 있어!'라는 제안에 '누이 좋고 매부 좋고.'로 화답하는거죠. 백인들은 자신들이 잘못한 걸 마치 전세계가 잘못한 것처럼 뒤집어씌울 수 있고, 흑인들은 전세계를 상대로 큰소리치는게 백인들을 상대로만 큰소리치는 것보다 더 이득이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지금쯤 이렇게 합리화하겠죠. '생각해보니까 우리들은 좋은 일을 하는 거야. 왜냐하면 동양인들에게도 정의로운 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잖아. 하! 하! 하!'

 


 3.물론 '한국인도 인종차별을 한다.'라는 명제를 어떻게든 밀어붙이고 싶은 사람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배타성이나 경계심 같은 본능적인 감정까지도 인종차별로 해석하죠. 


 그런데 그런 말도 안 되는 해석을 정말로 현실에 적용하면 돈 없고 못생긴 흑인이 고급 클럽에 와도 들여보내란 거랑 똑같아요. 돈이 없거나 못생긴 한국인은 클럽 입구에서 뺀찌를 먹는데 말이죠. 사람들은 원래 여러 요인으로 서로를 배척하고 급을 나누는 법인데 말이죠. 애초에 타 인종에 대한 배타성, 공격성, 까닭없는 조롱질을 잘하는 건 흑인 집단이 원탑이잖아요.


 그리고 애초에 인종차별 얘기를 할 때는 어느 부분이 문젠지, 어디서부터 문제인지를 잘 따져야 하는데 인종차별 얘기로 목에 핏대를 세우는 사람들은 그러한 인식이 매우 저해상도예요. 문제라는 건 저해상도로 볼 때는 모든 게 쉬워 보이죠. 가까이 가서 봐야 고해상도로 볼 수 있고 고려하지 못했던 요소들이 그제서야 보이는 거니까요. 서론이 길었네요.



 4.휴.

 

 

 5.어쨌든 외국인들을 꽤나 만나며 내가 눈여겨본 건 인종차별이 있냐 없냐가 아니예요. 다른 지역, 다른 인종, 다른 계급의 사람에 대한 배타성은 언제나 있고, 적당한 수준의 경계심은 오히려 건전한 거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집단이나 인종 간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공격성'에 관한 거예요. 한국인들은 외국인이 지닌 공격성에 비하면 아예 공격성이 없거나 순한 토끼 수준이거든요. 그래도 비자를 받는 것까지는 가능한 수준의 외국인들인데, 그런 그들조차도 좋게 보면 적극성이 엄청나고 나쁘게 보면 공격성이 엄청나죠.


 외국인들을 만나며 내가 궁금해진 건 '애초에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실제로 외국인을 만났을 때 그들을 상대로 차별을 가하거나 박해를 가할 만한 공격성을 발현이나 할 수 있는가?'예요. 뒤에서 흉을 보거나 집단에 끼워주지 않거나 하는 정도일 뿐이지 외국인들이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을만한 무언가를 가한다? 상위 몇 %의 또라이를 빼면 한국인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예요. 한국인은 정말 토끼처럼 순해요.



 6.굳이 왜 공격성에 대한 얘기를 하냐면, 아무리 공격성이 높은 놈들이라도 공격성을 발동할 때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다못해 표정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하는 이유라도 있어야 해요.


 그리고 내가 보기엔 인종차별이라는 레토릭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피부색을 명분 삼아서 발현되는 '공격성'이 문제예요.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 인종차별의 감정이 있었든 없었든, 그걸 트리거 삼아서 공격성이 발현되는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면 인종차별 문제가 이 정도는 아니었겠죠.



 7.물론 이것이 대규모 집단간-대규모 집단간의 양상을 띌 때 어떤식으로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내가 관찰해 보지 않아서 알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개인-개인간, 소규모 집단-소규모 집단간의 갈등 양상을 본 바로는 피부색 다른 사람들에게 느끼는 경계심이 문제가 아니예요. 그런 경계심이나 적대감을 실제적인 폭력으로까지 확대시키는 '잘못된 적극성'이 더 큰 문제란거죠. 


 인종차별을 하지도 않은 문화권, 국가에서 지금 일어나는 인종차별 논쟁은 그런 공격성 높은 집단들이 저지른 자신들의 잘못을 희석시키기 위해, 전세계적인 이슈로 만들어버린 공작에 속아넘어간 거예요. 우리들은 흑인들에게 공격성을 발휘한 적도 없거든요.


 한국인들은 너무 착하단 말이예요. 아마도 인터넷에서 인종차별 얘기를 부르짖는 사람들도 본성은 착하겠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인터넷에 흑인에게 뭐라고 하는 글 하나 따와서 '맙소사!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은 너무나 심각해! 이떻게 이토록 미개할 수 있지?'라고 지껄이는 착한 척하는 사람들 말이죠. 그들은 아마 여행 가서 길을 걷는데 흑인들이 다가와 욕하고 발을 걸고 넘어뜨리고 돈을 빼앗아도 '이건 흑인들이 나빠서가 아냐. 어디에나 나쁜 사람들은 있고 나는 그저 나쁜 사람들을 만났을 뿐이야. 모든 흑인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고 믿어!'라고 트위터에 해맑게 글을 쓸 거거든요. 왜냐면 그들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도록 이미 조종당한 상태니까요.



 8.아마 그런 사람들은 모르겠죠. 이미 기득권을 차지한 백인, 개지랄을 떨어서라도 자신들의 영역을 확실하게 지킬 줄 아는 흑인들 사이에서 동양인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말이죠. 선천적으로 자신을 지킬 만한 공격성이 적은 사람들이 실제로 현실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걸 보면 생각이 바뀔려나. 그들이 이슈가 아니라 진짜 우선순위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흑인 인권이 아니라 동양인 인권에 대해 떠들고 있었겠죠. 


 공격성 없고 순한 집단의 사람들을 상대로 한없이 벼려낸 도덕성의 메스를 들이대는 건 좋지 않아요. 이 게시판에 여러 번 썼지만 한국인들 정도의 도덕성이면 어디에 들이대도 최고 수준이거든요. 한국인들이 아주 착하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무 꼬투리나 잡아서 먼저 공격성을 발휘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이슈는 공격성 높은 사람들이 몇백년에 걸쳐 실제로 그 폭력성을 발휘했기 때문에 커져버린 갈등인데, 우리들이 자기검열을 해야 하는 수준을 그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보다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헛짓거리를 계속하는 것만 봐도 한국인들은 참 착해요. 갈등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있는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은 집단의 사람들이 정작 잘못을 저지른 집단의 사람들보다 더 큰 죄책감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걸 보면 요상해요.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원인제공을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죄책감을 지닐 필요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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