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파쿠님이 어제부터 계속해서 인종차별에 대한 본인의 폭력적인 생각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어서 참 놀랍습니다. 

제가 필리피나 친구들과 나눈 경험담에는 본인도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대충 적어두긴 했지만 결국 인종차별이 인종차별인줄도 모르겠다고 계속 뻗대고 있으니까요.


이분의 의식에서는 대략 세가지 정도 포인트를 짚어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한테는 그 나라에서 부와 명예를 얻어 자국인 가나에서까지 유명인이된 샘 오취리가 고마운줄은 모르고 자국민인 의정부고 학생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면서 한국인들을 비난하는데 핀토가 나가는건 당연한 것."


이런 논리를 이렇게 뻔뻔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게 진짜 놀랍죠.

이건 논리도 뭣도 아닙니다. 그냥 갑의 태도죠. "고마운 줄은 모르고" 라는 부분에서 갑질의 태도가 정말...

시청가서 진상부리는 민원인들이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받는 놈들이!' 라고 꼬장부리는 거랑 전혀 다른 게 없습니다.

이게 바로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안보죠. "외노자"라는 단어가 공공연하게 멸칭으로 쓰이고 있으니 말이죠.

내가 뭔가를 베풀어준 대상으로 여깁니다. 그 정도로 한국인들은 한국의 사회와 문화에 폐쇄적입니다. 

한국은 사회적으로 섬나라라니까요? 그래서 외부인이 들어와서 그냥 사는 것 자체도 자신들이 허락하고 도와줬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서 살고 그냥 방송 잘하니까 웃긴 건데 그걸 자기들이 뭔가를 베풀었다고 굉장히 시혜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죠.

뭐... 이런 태도를 미국 남부 백인들도 똑같이 갖고 있을 겁니다. 봉준호가 오스카 상 받았을 때도 '미국에서 부와 명예를 얻어서 자국인 한국에서까지 유명인이 됐으니 고마워해야지' 라고 생각할 거에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중에 하나가 흑인분장이나 레게머리처럼 흑인 문화를 따라하는 것을 모든 흑인들이 다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여러 흑인 인터뷰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듯함."


이 부분에서 갓파쿠님이 얼마나 인종차별에 무지한지가 드러납니다....

블랙페이스는 하면 뺨맞는 짓입니다. 자기 얼굴에 검정칠을 하고 나 흑인이지롱 하는 게 그냥 온몸으로 "나는 깜씨다 헤헤" 이러는 거에요.

한국에서 이런 논란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홍현희, 박나래 등의 코메디언들이 블랙페이스를 했다가 오지게 욕먹었고 마마무도 블랙페이스를 했다가 세계적으로 크게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난거죠. 또. 한국이 이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업데이트를 안했습니다.


"그거는 영어와 미국이라는 나라가 백인의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질문이니 당연히 차별적 요소가 있는거고 동양인이 아무 악의없이 흑인 분장을 한 자체가 왜 인종차별인지를 명확하게 대답해 보시라니까요. 못하겠으면 말고."


이 부분이 참 이상한 논리입니다. 

왜냐하면 인종차별이라고 이미 국제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행위를 두고 그 행위를 한 "나의 의도"를 계속 이야기하거든요. 

말 할 것도 없는 논리에요.

그럼 뭐하러 한국인들은 욱일기 마크를 옷이나 심벌로 사용하는 백인들한테 그 난리를 칩니까? 

그 사람들이 일본인으로서 욱일기의 뜻을 알고 그랬겠습니까? 그냥 무늬가 멋지니까 그런거죠.

저 논리를 적용하면 미국인들이 '조센징'이란 단어를 써도 한국인들이 항의못해요. 그 의도가 뭔 줄 알고요?

이게 바로 한국이 폐쇄적이라서 생기는 일종의 전체주의에요. 

문화적 다양성이 깔려있으면 내가 다른 사람의 어떤 문화나 역사를 모를 수 있다는 긴장이 사회에 형성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딱 한국인밖에 없으니까 사회를 인식하는 자신의 태도가 표준인것처럼 오해합니다. 

다른 사람의 금기를 자신의 논리로 해석할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죠. 서로 다른 금기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아예 상상도 못해요.


갓파쿠님의 논리는 전형적인 갑의 논리에요. 어떤 언어와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끝끝내 '나의 의도'를 강조하는 것 말이죠.

네가 하면 인종차별이지만 내가 하면 인종차별 아니라는 이 놀라운 논리에는 자신의 언어가 어떻게 들리는지 상대방, 청자에 대한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의도가 없어도 상대가 기분이 나쁘면 자기 말이 기분나쁘게 할 수 있겠구나, 그게 차별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게 아예 안됩니다.

한국인으로서, 외국인의 기분을 맞춰주고 한국인이 모르는 규칙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 자체를 아예 못해요. 

율브리너 이야기 백날 해봐야 뭔 소용입니까? 

흑인이 흑인으로서 당했던 차별에 의거해서, 그런 표현은 이제 쓰면 안된다고 계속 주장해왔고 그게 사회적 합의로 자리를 잡았는데 말입니다.

왜 한국인으로서 인종차별에 무지한 감각을 흑인이 이해해줘야하는 것처럼 계속 들이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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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쓰면 또 갓파쿠님이 자기 생각이랑 남들 생각이랑 동등한 무엇인줄 착각할까봐 참조 링크 달아놓겠습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80718160000746?did=NA


이에 앞서 개그우먼 박나래는 2015년 11월 전신을 새까맣게 칠하고 넥슨의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 광고에 출연했다. 박나래 역시 흑인 분장을 한 채 우꽝스러운 춤을 춰 비판에 직면했다. 박나래가 광고하던 캐릭터 이름은 ‘나래니글’이었는데, 흑인을 비하하는 속어인 ‘니그로(Negro)’가 연상되는 이름이었다. 당시 제작진은 박나래와 함께 광고에 출연한 ‘니글니글’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해명했지만, 반대로 흑인 캐릭터기 때문에 니그로가 연상되는 니글니글을 섭외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만 부추겼다. 여기에 서든어택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광고 머리에 “혐주의(혐오 주의)”라는 문구를 달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00817010002110


이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선을 넘은 건 오취리가 아니라 '몰라서 한 것이고 그럴 의도가 없으면 문제가 안 된다'는 우리의 얕은 인권 인식이다. 의도와 상관없이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차별행위다. 블랙 페이스가 차별 표현이라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국제표준)다. 우리가 그동안 이러한 문제에 둔감했을 뿐이다.

'관짝소년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 스스로 문제인식을 했었다면 물론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와 교사들의 인식도 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그건 문제다. 학생들에게 블랙 페이스가 차별적 표현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니 말이다. 적어도 샘 오취리가 이를 지적했을 때 학교 차원에서 "영상을 패러디한 것일 뿐 비하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는 해명 대신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앞으로 제대로 된 인권교육을 하겠다고 했어야 한다.


http://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79926


‘블랙 페이스’는 1800년대 후반 미국에서 백인 코미디 배우들이 흑인에 대한 차별 의식을 담아 백인 관객들을 위한 꽁트 연기를 한 데서 시작됐다. 이들은 노예였던 흑인들이 지저분하고, 지능이 낮으며, 도둑질을 한다는 고정관념들을 주된 소재로 삼았다.

이런 역사 때문에 비흑인의 흑인 분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인종차별의 대표 상징 중 하나가 됐지만, 100년이 넘게 지난 2000년대에 들어서도 종종 비하적 맥락을 담은 코미디의 장치로 쓰여왔다.

출처 : 허프포스트코리아(https://www.huffingtonpost.kr)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31688


필자도 이제는 가능하지 않은 이러한 블랙페이스를 각색했던 ‘시커먼스’ 개그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던 일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물론 “사장님 나빠요~”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개그에 대해서는 인종적 차별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며 학생들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설파했던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차별에 대한 민감성이 부족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렇듯 일정 취약 집단에 대한 농담의 형식을 띤 표현들조차 결코 가벼운 유희가 아니라 차별을 촉진시키는 힘이 있음을 강조하는 입장에 대하여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설명을 수용하여 민감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https://news.tf.co.kr/read/life/1903505.htm


한국의 인종차별적 문화를 비판한 외국인 방송인은 샘 오취리가 처음이 아니다.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44)은 지난 2017년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의 개그 코너에서 개그우먼 홍현희의 분장을 비판했다. 그는 블랙페이스 분장을 하고 파와 배추 등으로 우스꽝스럽게 꾸민 홍 씨를 겨냥해 "창피하다"고 꼬집었다.

대중의 반응은 지난해 샘 오취리의 비판 발언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홍 씨가 경솔했다" "인종을 희화화돼선 안 된다" 등 샘 해밍턴을 동조하는 의견이 많았다. 샘 해밍턴은 이후에도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 계속 출연했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두 사건의 결과가 엇갈리는 이유를 인종차별적 사고에서 찾는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은 "백인과 흑인 방송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대중은) 백인이 하는 말은 받아들여야 하는 말로 인식하지만 흑인이 하는 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종차별이나 성소수자 차별 같은 경우는 여성 차별과 장애인 차별과 다르게 관련 법률조차 없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90413120000860?did=NA

얼굴에 검은 칠을 해서 흑인으로 분장하는 '블랙 페이스'는 인종 차별이다. 차별의 역사가 생생한 서구에서는 분명 그렇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지난달 의정부고 학생들이 블랙 페이스로 찍은 졸업사진을 두고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지 않는 한국 사회의 낮은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인종 차별 자체가 낯선 탓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008041818001

‘블랙페이스’는 흑인이 아닌 사람이 흑인 흉내를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거나 흑인의 두터운 입술을 강조하기 위해 입술을 과장하여 표현하는 분장으로 19세기에 유행했습니다. 1960년대 미국 민권운동의 영향으로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금기시 되었습니다.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사진에는 외국인 트위터 이용자들이 “블랙페이스=인종주의(Blackface=racism)”, “블랙페이스는 옳지 않다. 아사아인이라 할지라도 피부를 검게 칠하는 분장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답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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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링크를 많이 다는 이유는 이 글을 보고 갓파쿠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바꿨으면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기대가 없어요...)

키배를 할 거면 최소한 이 정도 정성은 들이라고 하는 겁니다. 본인이 무슨 사회학자나 차별 전문가도 아닌데 자기 생각이 무슨 근거인 것처럼 계속 떠드는 걸 보고 있자니 괴로워서요.



지금 상황이 너무 이 영상과 비슷해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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