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산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아주 간략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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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터도 참 정겹죠잉.)



 - 갱스터 '칠리' 라는 녀석을 소개하는 도입부로 시작합니다. 큰 조직에서 일하는 정식 갱스터구요. 근데 어울리지 않게 영화광입니다. 아니 뭐 이런 장르에서야 그렇게 어울리지 않을 것도 없는 캐릭터이긴 합니다만. 장래 꿈이 자기 보스가 팔아 버릴 생각인 극장을 자기가 사들여서 자기가 좋아하는 고전 영화들이나 틀어대면서 '진짜 영화'와 함께 사는 거래요. 하지만 그 본성은 세상에 둘도 없는 돌아이여서 자기에게 태클 거는 다른 중간 보스에게 다짜고짜 들이 받고 총질을 해대고 뭐 그런 놈이기도 하죠.


 근데 이 놈이, 자기 뒤를 봐주던 보스의 급사(깜짝 생일 파티에 정말 깜짝 놀라서 심장 마비로 죽습니다 ㅋㅋ)로 인해 위기에 빠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자기를 눈엣 가시처럼 여기는 중간 보스의 지령대로 빚 떼어 먹고 도망간 동네 주민을 잡으러 헐리웃으로 갔는데, 거기에서 쌩뚱맞게 자기 꿈을 불태우기로 결심하는 거죠. 영화 제작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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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사랑하는 순수한 영혼의 조폭 청년 칠리!!!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항상 어디에서나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옛날 영화들에선 흔한 연출이었죠. ㅋㅋ)



 - 개인적으로 정말 정겨움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1995년이라는 개봉 연도도 개인적으론 여러가지로 의미가 많은 시절이었구요. 제가 또 그 시절에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던 존 트라볼타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죠. 르네 루소도 헐리웃 탑배우가 될 기세로 잘 나가던 시절이었고 대니 드 비토 역시 이 시절이 마지막 리즈 시절이었던 것 같구요. 거기에 덧붙여 아직 은퇴하지 않은 진 해크먼 할아범도 나오시네요. 게다가 감독은 '아담스 패밀리' 1, 2편으로 주가를 드높이고 아직 '맨 인 블랙'은 찍기 전인 배리 소넨필드! 

 뭣보다 중요한 건 이 분들이 지금은 싹 다 흘러간 (느낌의) 이름들이라는 겁니다. 하하. 그래서 더 정겨운 거죠. 덧붙여서 원작은 엘모어 레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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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해크먼 할아버지 참말로 반갑구요. 근데 이 분은 정말 깔끔하게 '나 그만 할래!' 하고 은퇴해 버리신 게 신기해요. 벌써 은퇴 20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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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작품이 무려 '어벤져스: 엔드 게임'인 우리 르네 루소씨 역시 반갑구요.)



 - 저 빼고 다들 잘 아시다시피 이 엘모어 레너드라는 양반은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영화팬들에게 익숙합니다. 그러니까 이 분의 히트작들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많긴 한데, 이 작가의 열성 팬을 자처하는 모 영화 감독이 이 분과 비슷한 스타일로 각본을 써서 영화들 만들어댄 덕에 그 감독과 아무 상관 없는 이 영화도 마치 그 감독이 손을 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퀜틴 타란티노요. ㅋㅋㅋ


 그래서 이 영화에 나오는 녀석들도 하나 같이 다 수다쟁이들에다가, 영화 덕후들이어서 틈만 나면 고전 영화들에 대한 장광설을 읊어대고, 그러느라 스토리 진행이 갑자기 엄한 데서 한참 머물기도 하구요. 다들 자기 개성대로 똘끼가 넘쳐서 이야기를 갑자기 예상 못할 괴상한 전개로 끌고 가고 그렇습니다. 그러다 막판에는 마치 운명처럼 우연의 우연이 겹치면서 어처구니 없는 방향으로 스토리가 흐르구요. 뭐 이 영화가 나왔을 때면 이미 타란티노도 '저수지의 개들'에 이어 '펄프 픽션'으로 대박을 터뜨리고 난 후였으니 당시 관객들도 '음? 어디서 많이 겪어 본 맛인데?'라면서 봤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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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 데 없이 말 많은 수다쟁이 범죄자들!! 하면 타란티노 전매 특허 같지만 사실 이 영화 원작자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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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펄프픽션' 속 한 장면이라 그래도 다들 믿지 않을까 싶은 짤이군요.)



 - 다만 어디까지나 타란티노는 타란티노였고... 이 영화의 경우엔 원작도 있고 또 감독 배리 소넨필드의 스타일도 있고 하니 그 양반 영화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일단 당시 타란티노 이야기들에 비해서 스토리가 많이 예측 가능하죠. 중간에 어디로 튈지는 알기 힘들지만 그래도 시작부터 결말은 빤히 보이니까, 최종 목적지는 충분히 짐작한 상태로 걍 편하게 구경할 수 있는 영화구요. 또 타란티노만큼 그렇게 막 나가는 폭력 장면들이 튀어나오지도 않아서 이래저래 편안~ 한 느낌의 코미디에요. (기억하십니까? 당시 한국에서 유행했던 타란티노의 별명 하나가 무려 '헤모글로빈의 시인'이었던 ㅋㅋㅋ) 


 덧붙여서 이게... 분명히 당시 헐리웃 영화 제작을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이긴 한데, 이야기가 주인공 칠리에게 굉장히 감정 이입을 하는 상태로 전개됩니다. 그래서 '헐리웃 키드의 드라마틱한 성공담' 서사가 결국엔 풍자를 살짝 이겨요. 끝까지 풍자가 어디 가는 건 아닌데, 결말을 보며 드는 흐뭇한 기분을 생각하면 소재 대비 좀 나이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재밌게 봤다 보니 그냥 그게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인 걸로. 그렇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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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와중에 영화 제목부터 시작해서 계속해서 셀프 비하 개그에 헌신하시는 드비토 옹... ㅠㅜ)



 - 그래서 배우들은 다 잘 합니다. 대니 드 비토는 '헐리웃의 연기파 대스타' 역할을 맡아 요란하고 과장된 메소드 연기자 놀이 & 막장 셀럽 캐릭터를 재미나게 보여주고요. 르네 루소는 뭐 크게 임팩트는 없지만 그래도 다부지고 자기 생각 확실한 강한 여배우 역할로 매력 뽐내 주고요. 진 해크만 할배는 평소에 자주 안 보여주는 찌질하고 모자란 역할로 영혼을 불살라 주십니다. ㅋㅋ 주인공 존 트라볼타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돌아이지만 참말로 영화를 사랑하는 순수한 영혼이라는 앞뒤 안 맞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보여주고요. 4년 뒤에 '토니 소프라노'를 맡아 일생 연기를 보여줄 예정인 아직은 조, 단역 배우 제임스 갠돌피니도 작은 역할 맡아서 알차게 소화해 주고요. 이후로 현재까지도 쭉 개성 강한 조연들 맡아 활약하실 델로이 린도 할아버지라든가, 10년 전에 돌아가신 데니스 파리나씨라든가... 그냥 얼굴 보면 아주 익숙한 배우들이 여기저기 나와서 재밌게 잘 놀아 주십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90년대 헐리웃 영화스런 느낌으로 말이죠. ㅋㅋ 다들 고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참 많이 정겨워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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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일찍 가신 제임스 갠돌피니. 그립읍니다.)



 - 뭐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소올직히 말하자면 이후로 나온 비슷한 성격의 영화들이나 특히 타란티노 스타일의 영화들에 비해서 영화가 많이 순하고 느긋합니다. 막 쉴 새 없이 빵빵 터지고 되게 드라마틱하고 그런 느낌은 아니에요. 적어도 현시점에서 관람할 땐 말이죠.

 하지만 베이스가 되는 이야기는 충분히 탄탄하고. 그래서 느슨한 이야기라기 보단 걍 여유롭게 전개되는 영화구나... 라는 느낌이었구요. 막판에 이러쿵 저러쿵 얽히고 설키며 반전이 이어지는 전개는 지금 봐도 적당히 재밌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뭐 계속 반복한 얘기지만, 스토리든 배우들이든 장면 연출이든 그 시절 느낌이 가득하니 당시 영화들에 대해 추억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아마 대부분 즐겁게 보실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잘 봤습니다. 




 + 역시 다들 잘 아시겠지만 여기 관련된 사람들 중 이미 세상을 떠나신 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지금도 활발하게 잘 활동하며 먹고 살고 계십니다. 그 시절만큼 톱스타는 아니고, 거의 영화보단 시리즈 위주로 활동하는 편이지만 뭐 헐리웃에서 이 오랜 세월 동안 살아 남은 게 어딥니까. 심지어 배리 소넨필드도 뭐, 애플티비에서 맛만 보고 접었던 '슈미가둔!'이 이 양반 제작이었군요. ㅋㅋ



 ++ 짤 찾다 보니 크리스 오다우드가 나오는 드라마 버전이 있길래 확인해 보니 같은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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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도 좋은 모양인데... 뭐 이것까지 찾아볼 것 까지야!! 라는 생각으로 스킵합니다. 



 +++ 아 맞다. 이 분도 나와요. 큰 역할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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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나올 당시 이미 50세였는데 아직도 현역을 활동 중이신 베트 미들러 여사님이십니다. ㅋㅋ

 근데 검색해보니 이젠 표기법이 '벳' 미들러가 됐나 보네요. 아아 어색한지고...



 ++++ 이야기가 꽤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서 스포일러를 디테일하게 적기도 좀 어려운 관계로 아아아주 대충 적겠습니다.


 결국 르네 루소는 존 트라볼타가 보여주는 의외의 순수함에 끌려서 커플이 되구요. 영화 감독 진 해크먼은 어떻게든 자기는 영화만 찍으면 된다는 생각에 존 트라볼타를 배신하고 이 빌런 저 빌런 막 불러 들여 이용해 보려다가 그 빌런들에게 신나게 쥐어 터집니다. ㅋㅋㅋ 

 존 트라볼타를 위협하는 세력은 크게 둘, 헐리웃 조폭 델로이 린도와 원래 상관인 데니스 파리나씨 이렇게 둘인데요. 델로이 린도는 자기 혼자 살겠다고 이기적으로 날뛰며 원래 자기 부하인 제임스 갠돌피니까지 위협해대다가 결국 존 트라볼타의 순수함에 끌린(마성의 남자!) 갠돌피니의 배신으로 자기 집 베란다에서 낙사하구요. 데니스 파리나는 마지막에 타이밍 좋게 나타나 상황을 역전 시키고 존 트라볼타를 제거할 찬스를 얻지만... 그때 트라볼타가 갖고 있던 마약 조직의 돈이 들어 있는 공항 락커 열쇠(마약 단속국 사람들이 24시간 감시하고 있는!!)를 보고 혼자 훅 넘어가서 그 열쇠만 갖고 라랄랄라 떠납니다. 이후 전개야 말할 것도 없겠구요.


 그렇게 본인 노력과 인성(ㅋㅋㅋ) & 적절한 행운 덕에 앞길을 가로막던 장애물을 모두 제거해 버린 우리의 주인공이 자신의 첫 작품이 제작되는 현장에서 여유롭게 구경하고 이것저것 잔소리 좀 하다가, 사랑하는 르네 루소씨와 함께 라랄랄라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해피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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