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트렌디 드라마 자체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응답하라 시리즈는 이상하게 할 때마다 띄엄띄엄으로라도 챙겨보게 됩니다. 그런데도 보다보면 늘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응7, 응4 때는 작품 내에 깔리는 묘한 엘리트주의 같은 게 불편했어요. 응7 같은 경우는 주인공은 방송 작가가 되었지만, 그녀의 남편 후보는 1) 최연소 사시 수석 합격 판사 + 방송국에 가도 스탭들이 인정하는 외모 2) 교사 -> 사업 성공 -> 대통령 후보 이렇다 보니 H.O.T 팬 활동 하다 방송 작가 되신 분의 개인 소원성취 프로젝트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솔직히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재미가 확 떨어지기도 했고요. 응4 같은 경우도 죄다 연세대생들인데다 수석을 놓친 적 없는 천재 의대생, 고등학생 시절 1위 하던 천재 투수가 유력한 남편 후보로 나왔었죠.


이런 설정이 재벌집 아들이나 대스타와 엮이고 하는 등의 트렌디 드라마에 흔할 순 있겠습니다만, 그런 드라마는 애초부터 '그래, 이거 판타지잖아.' 하는 마음가짐으로 보게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지속적으로 추억을 자극하면서 마치 이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막상 이야기의 핵심 줄기로 제시되는 남편 찾기 스토리는 그렇지 않다는 데서 괴리가 느껴진다는 게 불편함의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척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대성공한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성공, 성공 목놓아 외치는 우리 사회상의 반영인지...


그나마 응8 와서는 이런 부분이 상당히 줄어 보기가 편합니다. 비록 바둑 천재가 버티고 있긴 합니다만, 응7, 응4 때에 비하면 양반이죠. 남편 찾기가 주가 되기보다는 가족 이야기가 메인이 되는 것도 좋고요. 다만 응8 같은 경우는 비슷한 코드의 감동 코드를 남발하는 게 슬슬 지쳐가네요. 매 번 엔딩께에 가면 플래쉬백 몰아치면서 뭉클한 음악 깔고서 '알고 보니 이러이러했다'면서 신파 전개로 마무리 짓는 식이라서요. 


그래도 응답하라 시리즈가 계속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큼 마음을 끄는 드라마가 요즈음 드물었어요. 그런데 이제 더 과거로 돌아가기도 애매해서 시리즈가 계속될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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