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하루 전날 아내와 조경철 천문대에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개관한 이 천문대는 강원도 화천 광덕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해발 1,010m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천체 관측에는 그야말로 적격인 천문대지요.


허나, 별을 보려면 달빛이 가장 적은날을 골라서 가야 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갈 수 있는 날이 추석 전 날 밖에 없었습니다. 달이 제일 대빵 크고 밝은 날의 바로 전날에 말이지요... 어차피 별은 포기하고 이래 된 거 달이나 실컷 보자라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정말 실컷 봤습니다. 그것도 엄청 큰 달을 엄청 큰 망원경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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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및 관측 지도를 해 주신 천문대 대장님이 망원경 접안렌즈에 제 아이폰을 가져다 대고 사진을 찍어 주셨는데, 이렇게 대빵만한 달 사진이 나왔습니다. 진짜 수퍼문 (정확히는 하루 전 이지만). 저 달을 망원경을 통해 눈으로 볼 때는 정말 황홀했어요. 


관측을 신청한 팀이 저희 부부 외에도 4팀이 더 있었는데, 한 팀은 길이 너무 막혀서, 한 팀은 산에서 길을 잃어서(...), 한 팀은 술을 너무 마시는 바람에(...) 오지 못했답니다... 정말 민족의 명절답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덕분에 이래저래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네요. 달 외에도 구상성단, 산개성단, 안드로메다도 관측 했으니 나름 선방 했다고 보구요. 


사실 머 아무것도 못 봤어도 상관 없었긴 하지만요. 간만에 아내랑 단 둘이서 깜깜한 밤에 하늘 쳐다보고 있었던 것 만으로도 다 좋았어요. 


가는 길이 참으로 멀고 험난하기는 합니다만, 가볼만한 곳 입니다. 데이트나 작업을 목적으로 한 방문에도 아주 적격일듯한 장소입니다. 



아래는 간만의 음식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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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이 명란젓을 잔뜩 사오셔서 명란 파스타를 만들어 봤습니다. 인터넷 뒤져보니 레시피란게 딱히 정해져 있는게 아닌듯하여 그냥 맘대로 만들었는데 아주 훌륭한 맛의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제 음식이 원래 다 그렇긴하지요 (기고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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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 사용 빈도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고갈비를 후라이팬이 아닌 오븐에다 해 봤습니다. 

결과는, 팬보다 오븐으로 한게 훨씬 더 맛있습니다. 오븐 좋아요.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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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메이플 시럽이 생겨서 뭘 해먹까 하다가 팬케잌을 해 봤습니다. 흰자로 머랭을 쳐서 케잌 반죽을 하면 푹신푹신한 질감이 난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 해 보았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아기도 무척 좋아했습니다. (당분 많다고 조금만 맥이고 엄마 아빠 둘이서 치사하게 다 먹었지요)


순식간에 10월이네요. 아이를 키우고, 아픈 몸을 추스리다 보니 한 해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한 해를 어떻게 잘 마무리 할까 라던지 이런건 어차피 생각하더라도 그대로 될리가 없으니 생각도 안 할거 같고, 지금 중요한건 10월에 마션이 개봉하고 12월에는 스타워즈 7이 개봉한다는 거겠지요.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가서 스타워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아이의 첫 영화는 스타워즈가 되어야 하니까요. 당연하게도), 두 돌 갓 넘은 아이를 극장에 두시간 넘게 앉혀 놓고 아무런 사건도 안 터지기를 바라는건 매우 어리석은 일일테지요. 자동차 극장엘 가야 하려나. 


어쨌든 환절기 입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독감 예방 주사는 꼭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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