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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향]

 모 블로거 평


 “Still feeling angry about what I experienced during my viewing, I also felt sadden by a lost opportunity in “Spirits’ Homecoming”. Most of comfort women did not return to their home, and the surviving members were forced to be silent for many years even after the liberation of Korea in 1945. Most of them are gone now, and the remaining members have not yet received any proper apology or compensation from the Japanese government while also being treated not so well by the South Korean government. These women deserve better than this – and their sad, tragic tale of injustice and suffering deserves to be told through a movie better than this well-intentioned but seriously misguided mes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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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윈스터스]

  다큐멘터리 [트윈스터스]는 인터넷과 SNS을 통해 우연히 서로 간의 숨겨진 관계를 알게 된 두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2013년 2월, LA에서 영화배우로 활동 중인 사만다 푸터먼은 런던에서 패션을 공부하는 있는 중인 프랑스인 학생 아나이스 보르디에를 페이스북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푸터먼이 나온 유튜브 클립을 본 보르디에는 푸터먼이 자신과 너무나 똑같이 생겼다는 것에 놀랐고, 보르디에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본 푸터먼도 마찬가지로 놀랐는데, 곧 그들은 이게 그저 단순한 우연이 아니란 걸 감지합니다. 푸터먼처럼 보르디에도 한국계 입양아였을 뿐만 아니라 생일도 같으니 그들은 자신들이 쌍둥이 자매임을 금세 추론하고, 얼마 안 되어 유전자 테스트를 통해 이를 확인받지요. 이들이 온라인 상 교류를 꾸준히 나누면서 서로와 가까워지는 모습은 발랄하기 그지없는데, 이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후반에 가서 이야기가 한국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계속 이어지고 다큐멘터리는 다행히 쓸데없는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습니다. 가끔은 좀 평탄하기도 하지만, 공동 감독 라이언 미야모토와 함께 본 다큐멘터리를 만든 푸터먼은 그녀와 그녀의 쌍둥이 자매의 온라인 인간 드라마를 경쾌하면서도 깔끔하게 굴려가고, 이를 보다 보면 어느새 흐뭇한 기분이 듭니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이들 각자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돌아갈지는 몰라도, 그 동안 잘 자라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 같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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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포 자카리아]

 [컴플라이언스]의 감독인 크레이그 조벨의 신작 [지 포 자카리아]는 핵전쟁 이후 미국의 한 어느 외딴 마을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 전쟁이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방사능 낙진 때문에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도 거의 다 죽은 듯한 가운데, 젊은 여주인공이 홀로 살고 있는 마을은 지형/기후적 여건 때문인지 방사능 낙진으로부터 안전한 장소가 되어왔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적막한 일상에 한 남자가 들어오게 되는데, 같이 사는 동안 이 둘이 서로와 어느 정도 가까워질 찰나에 또 다른 낯선 남자가 등장합니다. 2인극 드라마인 로버트 C. 오브라이언의 원작 소설과 달리 영화는 삼각관계 드라마를 시도하는데, 초반부와 중반부 동안 슬며시 쌓여가는 긴장과 갈등에 비하면 후반부는 용두사미라서 아쉬운 인상을 남깁니다. 영화 속 세 배우들이야 연기 실력 발휘할 좋은 기회를 잡았는데, 치웨텔 에지오포와 크리스 파인이 상반된 이미지로 대립 구도를 세우는 동안 마고 로비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고, 그들 덕분에 영화는 많이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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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토마호크]

 C. 크레이그 잘러의 데뷔작 [본 토마호크]는 거친 현대 서부극과 가차 없는 호러 영화의 기이한 혼합물입니다. 19세기 미국 서부의 한 개척지 마을에 식인 동굴 야만인들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쳐들어오게 되고, 커트 러셀이 연기한 마을 보안관 헌트와 다른 세 캐릭터들이 이 야만인들에게 납치당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험한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아내를 구하기 위해 나선 오드와이어의 경우 그는 최근에 당한 다리 부상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 고생하는데, 패트릭 윌슨의 실감나는 좋은 연기 덕분에 영화 속 몇몇 순간들은 정말 아프게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절정부에 가서 영화는 신체 훼손 호러를 피비린내 나는 막장으로 밀어붙이는데, 특히 어느 특정 장면은 보는 사람 가랑이를 절로 오금 저리게 만듭니다. [헤이트풀8]이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와 마찬가지로 그리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2015년의 또 다른 인상적인 서부극 영화인 건 분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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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 오브 컵스]

 [나이트 오브 컵스]는 테렌스 멜릭의 전작 [트리 오브 라이프]와 [투 더 원더]처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시청각적 묵상입니다. 크리스천 베일이 연기하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주인공의 몸과 마음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보다보면 영화는 자동적으로 두 전작들과 비교되는데, 두 영화들과 달리 산만하고 얄팍한 느낌을 주는 탓에 전반적으로 공허한 인상을 남깁니다. 엠마누엘 루베츠키의 근사한 촬영과 좋은 사운드트랙 덕분에 완전한 실패는 아니지만, 조만간 나올 맬릭의 또 다른 신작이 이보다 더 나은 작품이길 바랍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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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행_눈길을 걷다]

 [설행_눈길을 걷다]의 주인공 정우는 거의 바닥을 치다시피 한 알코올중독자입니다. 어느 산골 지역에 자리 잡은 가톨릭 요양소로 오고 있을 때도 그는 여전히 술병을 손에 쥐고 있고, 당연히 술 마실 기회가 거의 완전 차단된 이 외딴 장소에서 지내는 동안 그의 심신 상태는 많이 불안정해져만 갑니다. 그런 와중에 그는 거기서 일하는 젊은 수녀 마리아와 가까워지는데, 나중에 그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그녀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지요. 이야기 설정이나 전개 면에서 익숙한 티가 나지만 영화는 나중에 곰곰이 씹어볼 구석들이 있는 좋은 소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작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박소담의 또 다른 좋은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챙겨볼 만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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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33]은 2010년 8월 칠레 광산 사고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지역에 있는 산호세 광산에서 일하던 중 사고로 꼼짝없이 갇히게 된 33명의 광부들이 두 달 넘게 700m 아래 지하공간에 있었다가 극적으로 전원 구출된 것이야 좋은 이야기 소재이고, 본인들도 구출될 쯤에 자신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다루어질지에 대해서 꽤 신경을 썼다고 하지요. 영화는 전반부에서 광부들의 절박한 상황을 가능한 생생하게 전달하긴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 긴장감이 감소하는 동안 클리셰들로 범벅이 된 이야기는 늘어져만 가고, 그러니 절정 부분은 의도한 것만큼 잘 먹히지 않습니다. 지루하지 않지만, 상투적인 감동 드라마 그 이상은 아닙니다. (**1/2) 


  P.S.

  1. 작년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제임스 호너의 마지막 작품들 중 하나이지요. 다시 한 번 명복을 빕니다. 


  2. 쥘리에트 비노슈의 캐릭터는 원래 제니퍼 로페스가 맡을 예정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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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웨이브: 사선에서]

  작년 노르웨이의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출품작이었던 [더 웨이브: 사선에서]는 전형적인 재난영화입니다. 실제로 위험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피오르드 지역의 관측소에서 일하는 지질학자 주인공은 가족과 함께 도시로 이사 가기 직전에 작은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데, 이는 그 지역을 덮칠 수 있는 쓰나미의 징조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는 많이 걱정하지요. 이야기 나머지야 여러분들도 이미 거의 다 짐작하셨을 텐데, 영화는 좋은 특수효과를 곁들이는 동안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굴려가는 편입니다. 대단하지 않지만 장르 공부 잘 한 티가 나고, 그 알찬 담백함은 물량공세로 엉성하게 밀고 나간 [해운대]보다 점수를 더 줄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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