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듣지도 않던 라디오를 오랜만에 듣다가 아주 예전에 라디오에서 들었던 얘기를 떠올렸습니다. 

그 얘기는 이렇습니다. 어떤 분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 어머니를 여읜 사람이 한 짧은 말이었지요.

"얼마 전에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담그신 김치를 다 먹었어" 

일면식도 없는 남의 얘기였는데 어찌나 마음을 울리던지.

 

살아오는 동안 한번도 종교라는 걸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지정한 커리큘럼따라 성당을 가고, 부모님이 다니시는 교회에 수동적으로 몇 번 나가거나 하는 정도에 불과했을 뿐,

믿음이라는 걸 가지고 살아본적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어머님이 근래에 암 선고를 받으신 다음부터 종교와 믿음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뭐, 제가 의사가 아닌 이상에야 치료는 약과 수술등이 하는 것이기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서도,

그보다 더한 이유는 제가 과연 어머니의 인생에 진심으로 무언가를 바라고 기원하며 정성을 쏟은 적이 없었다는 걸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내리사랑이라지만 이 정도로 이기적이었을줄이야. 어쨌든 그때부터 종교 믿는것을 말할 수 있을정도는 되는 종교인이 되었지요.

물론, 종교의 순기능 역기능 혹은 전도등을 설파하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그저 제 가족의 일만 생각하는 언제나 지적받는 불량신자일뿐.

 

어쨌든 지금도 애써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인간에게 기회를 주는 존재에게 어머니한테 20년만 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요.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을 언젠가 다가올 이별의 존재들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아직은 그 일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요.

그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머니가 담그신 김치를 조금 더 오래 먹고 싶을 뿐이니깐요.

 

왜 안 듣던 라디오를 생방으로 듣다가 괜시리 울컥하고 이렇게 구차하게 친한 척 하면서 얘기를 꺼내놓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충동적으로 내용이나 분위기 따위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게시판에 칙칙한 내용의 글을 조금 써보았습니다. 

지금도 떠오르는 상념들은 많지만, 글은 그냥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는게 나을거 같네요.

 

가끔씩 게시판에서 아프신 부모님 얘기를 쓰신 글을 볼때마다 댓글이라도 달고 싶었지만, 너무 구구절절할거 같아질거 같아 말았었습니다.

그냥 지금 일괄적으로 하고팠던 제 얘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다들 쾌유하시길 기원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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