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부터 현재까지 연재 중이고 언제 끝날지는 며느리도 모르구요. 한국엔 14권까지 이북으로 올라와 있고 대략 15~16권까지쯤 진행된 모양입니다. 별다른 스포일러는 없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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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가님 만화들이 늘 그랬듯이 '마오'는 남자애 이름이구요. 스토리상 주인공은 여자애구요.)



 - 이 게시판에 몇 번이나 이미 했던 얘기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를 꼽아 보라 하면 늘 아다치 미츠루와 이 타카하시 루미코를 놓고 고민하곤 하죠. 뭐 1957년생으로 이제 환갑을 넘어 칠순으로 달리시는 중이라 점점 기력이 쇠해지는 게 작품들 퀄로 확인이 되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옛정!!을 놓지 못하고 전작인 '경계의 린네'도 보고 요 '마오'도 보고 그러고 있어요. 결정적으로 뭐, 리즈 시절에 워낙 대단하셨다 보니 '기력 쇠한' 요즘 작품들도 퀄이 딱히 나쁘진 않기도 하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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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 작품들 뽑아낸 만화가는 일본에서 뒤져봐도 한 손으로 셀 겁니다. 총 2억권 넘게 파셨구요. 그러니 이제 좀 덜 히트하셔도 그러려니... ㅋㅋ)



 - 암튼 이 '마오'로 말할 것 같으면, 간단히 아주 거칠게 표현하자면 '이누야샤 2.0' 정도 됩니다. 현대의 여자애가 어떤 통로를 통해 요괴가 날뛰는 과거 시대를 오갈 수 있게 되고. 그 곳에서 만난 짱 센 남자애(=마오)랑 썸 타면서 요괴 잡고 사람들 저주 풀고 다니며 모험하는 이야기 거든요. 기본 설정이 좀 과하게 비슷하죠. 거기에다가 그 과거의 짱 센 남자애는 어떤 사정으로 인해 수백년을 살아왔는데 그 수백년 전에 좋아했던 여자애가 아직도 어른거리며 삼각 관계를 만든다든가. 그 여자애가 결국 빌런 쪽과 얽힌다는가. 최종 빌런은 사실 옛날엔 쪼랩이었는데 어찌저찌해서 짱 세 진 후 조직을 만들어서 주인공을 괴롭힌다든가... 디테일들까지도 비슷합니다. ㅋㅋㅋㅋ 왜죠. 오랜 친구라는 아다치 미츠루에게서 셀프 표절 스킬이라도 배우신 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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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누야샤'를 열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대충 봐도 이 중 대여섯 정도는 매칭 되는 캐릭터를 집어내실 수 있을 겁니다. ㅋ)



 - 근데 보다 보면 '이누야샤'랑 그렇게까지 비슷하단 생각은 또 많이 안 듭니다. 사실 이 '마오'나 '이누야샤'나 결국엔 다카하시 루미코의 걸작 중편 '인어 시리즈'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인데. 요 인어 시리즈는 정말 다크하고 암담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였고 초현실적 존재들 묘사도 우중충 섬찟한 쪽이었거든요. 거기에다가 살짝 '란마1/2' 톤을 끼얹어서 살짝 가볍게 만든 게 이누야샤 였는데. 요 '마오'는 거기에 비하면 좀 더 어둡고 기괴한 쪽입니다. 뭐 보아하니 이것도 장기 연재 모드에 이미 진입한지라 앞으로 어떻게 변할진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전작들에 비해 개그나 귀염뽀짝스러운 건 덜해요. 워낙 오래 장사하신 분이라 보다 보면 결국 아는 맛이긴 합니다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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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대충 이런 느낌이랄까요.)



 - 가장 흥미로운 변화... 라면 주인공들 캐릭터인데요. 


 이누야샤와 마찬가지로 작품 제목은 남자 캐릭터 이름이지만 이야기상 주인공은 여주인공인 '나노카'입니다. 그것 자체는 전작 경계의 린네도 그랬고 전전작 이누야샤도 그랬고 계속 마찬가지인데요. 이번 작의 주인공 나노카는...


 셉니다. ㅋㅋㅋㅋ 그냥 기본적으로 전투력이 짱 세요. 이누야샤의 가영이처럼 구색 맞추려고 스킬 하나 넣어주는 식이 아니라 그냥 대놓고 셉니다. 왜 이런 류의 만화들 보면 꼭 주인공이 어찌저찌해서 파워업하는 전개가 나오잖아요? 그게 이누야샤에선 이누야샤의 서사였는데 이 작품에선 마오는 가만히 있고 요 주인공 나노카가 파워업을 해요. 그래서 14권 현재 포지션이 무려 '경력 부족에 아직 힘을 제대로 못 다루지만 발동 걸리면 최강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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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게 연재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암튼 이 작가님도 드디어 시대를 따라가는 건가? 싶어서 재밌네요.)


 사실 정색하고 따지고 보면 '시끌별 녀석들'에서도 라무가 주인공 따위보다 훨씬 강한 스탯인 캐릭터이긴 했지만 그건 애초에 배틀물도 아니었고, 또 모로보시의 무시무시한 변태력(...)이 세계관 최강자들을 다 수렁에 쳐넣고 독야청정한다는 식의 이야기였잖아요. 그러니 대략 루미코 여사 인생의 첫 최강 전투력 여주인공이 아닌가 싶은데. 작가님도 이제 세상 바뀌는 걸 좀 받아들이시려는 건지 뭐 의도는 모르겠지만 암튼 수십년 이 분 작품 따라 온 사람 입장에선 이런 변화가 꽤 재밌게 느껴집니다. 


 덧붙여서 마오의 캐릭터도 살짝 신선한 느낌이 있기는 마찬가지에요. 그동안 루미코 월드의 남자 주인공들은 거의 다 천방지축 내지는 어딘가 좀 바보스러운 기믹이 있었는데 이 작품의 마오는 원래도 과묵하고 좀 수동적인 캐릭터인 데다가 수백년 살아왔다는 핑계로 감정이 표정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는 매우 진지한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이 캐릭터는 개그씬도 거의 없고 늘 묵묵 진지. 이것도 나름 신선한 느낌이었구요.


 재밌는 건 이런 캐릭터 조합 역시 '인어 시리즈'랑 좀 닮았다는 겁니다. 그건 배틀물이 아니다 보니 전투력에 의미는 없었지만, 오래 살아서 감정 표현이 무덤덤한 남자 & 깨발랄하고 실행력 쩌는 여자 콤비... 라는 점에서 살짝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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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제발 '인어의 숲' 좀 보세요. '인어의 상처'도 보시고 '야차의 눈동자'까지 보시고 좀... ㅋㅋㅋㅋ)



 - 근데 뭐, 역시 작가님 기력이 쇠하긴 했습니다. ㅋㅋㅋ

 처음 한 두 권 정도는 이야기도 좀 산만하고. 또 그런 와중에 스토리는 살짝 어색하게 급전개에다가 그림체도 예전 같지 않고 그렇더라구요. 대략 4~5권쯤 가서 기본 설정이 다 깔리고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흐르면서부터는 괜찮아집니다만. 말 그대로 '괜찮아진다'는 것이지 작가 본인의 리즈 시절 작품들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게 많이 눈에 밟혀요.


 그리고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음침하고 스산한 요괴물 분위기로 잡혀 있는 건 좋은데, 거기에 주인공 팀 & 빌런 팀의 메인 스토리가 얹히면 여지 없이 배틀물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도 저 같은 '인어 시리즈' 팬 입장에선 좀 아쉽구요. 


 또 이게 장기 연재 모드로 돌입하고 나서부턴 초반의 설정이나 인물들 중 상당수가 은근슬쩍 사라져 버린다든가, 하는 식의 구멍이 보이는 것도 역시 아쉽습니다. 대표적으로 나노카가 살아야 할 현재 파트는 가면 갈수록 비중이 실종되어 버리고... 대체 나노카는 어떻게 학교를 졸업할 생각인 것인지. ㅋㅋㅋ 장기 연재물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긴 하지만, 저처럼 한 번에 몰아서 보는 사람 입장에선 그런 게 눈에 띄어서 좀 그렇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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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상 반영이라니!! 신기하기도 하지!)



 - 대충 마무리하자면.

 이제 고작 14~15권 밖에 안 나왔고 지금 진행되는 폼을 보면 이누야사만큼의 장면은 못 되어도 거의 30권 정도는 거뜬하게 커버하고도 남을 분위기라 중간 평가 같은 게 별 의미는 없겠습니다만. 어쨌든 나름 준수하게 재밌는 환타지 배틀물이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작가 전성기 작품들(이누야샤로 따지면 대략 초중반까지?)과 동급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뭐' 라고 생각하며 즐길만한 준작은 되는 듯.

 저처럼 '작가님 제발 은퇴하지 말고 작품 하나라도 더 뱉어내주세효' 라는 심정의 분들이라면 아쉬운 것 좀 양해하고 봐야지 어쩌겠어요.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그냥 최근 권들 정도의 재미만 유지하면서 잘 마무리해준다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구요. 팬이 아니신 분들이라면... 이것 보단 '인어 시리즈' 한 번 보시죠. 괴담 좋아하신다면 강력 추천하는 작품이구요. 그거 다 보시고 뭔가 조금이라도 비슷한 걸 더 보고 싶으시다면 그때 이걸 보시면 됩니다. ㅋ

 뭐 그렇습니다만. 이건 또 언제 끝이 날지 모르겠네요. 지금 제 나이를 생각하면 엄(...)




 + 가족분이 이걸 이북으로 질러주셔서 재밌게 보던 어느 날 출판사 핫딜로 '란마1/2'을 세일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질러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지금 깨작깨작 보고 있어요. ㅋㅋ 실없이 개그만 치는 만화라고 안 좋아하는 팬들도 꽤 있었지만 오히려 그 덕택에 이렇게 편히 읽기는 좋네요.



 ++ 사실 '스크림6' 스포일러 파티 글을 적고 있었는데 뭔가 구구절절 적다가 쓸 데 없이 길어져서, 고쳐 쓰려다 그게 귀찮아서 올린 글입니다. 하하;



 +++ 맞다. 아다치 미츠루의 '믹스'도 새 책 나올 때마다 사던 걸 어느샌가 까먹고 한참 숙성시켜 놓았네요. 이것도 그간 밀린 거 한 번에 질러서 따라 잡아야겠는데. 이 또한 언제 끝날지 기약이... 작가 노화도 문제지만 독자 늙는 것도 참 문제입니.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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