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5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56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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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엔 '늑대의 거리'로 수입됐던 모양이고, 요즘 vod엔 '리브 앤 다이'란 제목이 달려 있는데... 차라리 '늑대의 거리'가 낫네요. 아예 고풍스럽게 '나성의 生과 死'는 어떻습니...)



 - 다짜고짜 테러범을 진압하는 두 형사의 모습이 보입니다. 테러범은 중동계 사람인 듯 한데 젊은 형사가 마구 힘으로 몰아붙이는 걸 늙은 형사가 지혜롭게(?) 좀 머리를 굴려서 결국 둘이 함께 해결을 해요. 이 중에서 터프한 젊은이 쪽이 길반장님이시죠. 나이드신 분은 생략합니다. 어차피 곧... (쿨럭;)


 그 후론 이제 대략 캐릭터 소개 타임입니다. 아찔하게 높은 다리 위에 길반장님이 서 있다가 갑자기 휙 뛰어내려요. 근데 잘 보니 다리에 줄이 묶여 있군요. 경찰 동료들과 뛴다 vs 못뛴다로 내기를 한 건데, 그러니까 살짝 마틴 릭스 과의 인간입니다. 위험한 거 좋아하는 열혈 돌아이. 그러고 신나게 술 파티를 하고, 은퇴가 3일 남았다는 (아 이것도 익숙합니다? ㅋㅋ) 늙은 파트너가 '수사 건으로 제보 내용 좀 확인할 게 있는데 걍 혼자 다녀올게' 하고 휘리릭 떠나서, 위조 지폐 제조 공장을 발견하고 바로 총 맞아 죽습니다.


 당연히 길반장님은 방방 뛰겠죠. 내가 이 범인 놈을 꼭 잡아다 수갑 채워 버리갓어!!! 그래서 이 돌아이 양반이 새로 파트너로 배정된 범생 상식남과 함께 사악하고 잔인한 위조 지폐범들 잡으러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그 무시무시한 빌런은 윌렘 데포 되시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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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에서 시작해서 라스베가스에서 끝장을 보는 남자, 길반장님 되시겠습니다.)



 - 계속 길반장 얘기만 했지만 일단 감독이 중요합니다. 윌리엄 프리드킨이요. 이 분 아직 살아 계신 거 알고 계셨나요? ㅋㅋ 최근작이 무려 2017년입니다. 허허. 근데 뭐... 죄송한 얘기지만 이 분의 전성기는 대략 60~70년대였고. 이후로 시들시들하셨는데 그 와중에 바로 이 영화가 수작으로 평가 받는 거의 마지막 작품쯤 된다고 합니다. 사실은 '프렌치 커넥션'을 다시 보고 싶은데, 그건 유료에다가 좀 비싸더라구요. 하하. 그런데 웨이브에 이게 있길래 그냥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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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온 짤이 없어서 그렇지 데포 할아버지 꽤 섹시하고 폼나게 나오십니다.)



 - '프렌치 커넥션'과 비교를 하고 싶지만 너무 어릴 때 티비로 (주말의 영화였나?) 본 거라 기억이 거의 없어서 할 말은 거의 없고. 다만 그거랑 비슷한 점이 있긴 있어요. 아주 거칠고 무자비하며 수단 방법 안 가리는 빌런 같은 형사가 나와서 범죄자랑 별 차이 없는 수준의 극심한 민폐를 사방에 뿌리며 수사를 합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길반장님이에요. 마틴 릭스와 비슷하게 출발하지만 전혀 다르게 끝이 나죠.


 당연히 유머 같은 것 거의 없이 비정, 건조하고 퍽퍽하게 전개되는 영화... 라서 마이클 만 생각도 조금 났는데 역시 그거랑은 또 달라요. 마이클 만 영화들은 멜빌스럽게 '열심히 일하는 프로들' 보여주는 데 집착하는 면이 있잖아요. 그리고 그런 '프로'들의 모습을 뭔가 로망을 담아 표현하는 느낌인데요.

 이 영화에도 그런 분위기가 없는 건 아닌데, 그보단 그냥 상남자의 탈을 쓴 비열 더럽 치사 빤스 비호감 남자 둘의 격돌을 보여주는 쪽이 핵심입니다. 일에 관련되면 오랜 동료네 친구네 다 필요 없이 가차 없이 처리해버리고 자뻑과 자기 연민에 빠져 사는 윌렘 데포나, 자기 파트너 원수 갚겠다고 아무 주저 없이 맘대로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길반장이나 둘 다 참 응원할 맘 안 생기는 인간들인데 어쨌든 아주 '강렬'한 건 사실이라 좋은 구경거리가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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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길반장과 애인(??)과의 관계 묘사가 아주 대단합니다. 당연히 정보원으로 쓰던 여자랑 맘이 통해서 애인처럼 지내고 이런 건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



 - 사실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해버리기는 좀... 애매합니다. 일단 스토리가 대충 건성인 부분이 많아서 개연성에 애로사항이 꽃 피구요. 호쾌하다? 싶을 정도로 스토리가 대충 확확 넘어가 버려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구요. 솔직히 시작하고 나서 한 20~30분 동안은 착실히 기대치가 하강 곡선을 그렸습니다만. 너무 젊고 날렵해서 같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보이는 길반장님 구경, 그리고 섹시하게 젊으신 윌렘 데포 구경... 이런 걸로 버텼거든요. 


 그러다가 중반쯤 가서 국면 전환이 한 번 터지면서 이야기가 흥미로워지구요, 또 바로 그 타이밍에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명장면'이 출동합니다. 상당히 긴 분량의 LA 시내 차량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이게 정말 장관입니다. 요즘 식의 빠른 편집이나 강조 클로즈업, 슬로우 모션 같은 게 거의 없어서 뭔가 평범 무난하게 보여주는 느낌입니다만. cg보단 실제 스턴트로 거의 다 때우던 이 시절 액션 특유의 강력한 현실감이 따라오기 때문에 더 몰입도 되고 재미도 있고 심지어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어떻게 cg도 없이 이런 걸 찍을 생각을 했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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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짤로 보면 하나도 안 멋있어 보입니다만. 제대로 보면 상당히 박력 있고 멋진 볼거리가 한참 동안 펼쳐집니다.)



 - 당연히 배우들이 중요한 영화입니다만. 길반장님은 솔직히 카리스마는 살짝 모자라단 느낌이지만 그래도 일단 훈남이시고, 그런데 캐릭터는 정말 강렬하게 비호감이고, 그리고 애초에 카리스마 같은 게 느껴질 필요가 없는 그냥 더럽고 치사하고 나쁜 놈이다 보니 보다 보면 오히려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윌렘 데포의 경우엔 참 그 젊은 시절 비주얼이 묘하게 섹시하고 폼도 나고 그렇긴 합니다만, 그 와중에도 이 양반 특유의 좀 기이하고 변태 같은 느낌이 그 시절부터 이미 강렬하게 자리 잡혀 있어서 또 어울리는구나. 싶고 그렇습니다. 이 두 배우분들 구경하고픈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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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 이름도 생각 안 나서 제가 계속 '파트너'라고만 언급하는 분. 우측의 저 분인데 죄송한 얘기지만 정말 끝까지 존재감이 너무 약합니다. 원래 그런 캐릭터로 잡혀 있구요. ㅋㅋ)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나아쁜 범죄자와 나아쁜 형사가 나와서 초진상 대결을 벌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하드 보일드 액션물입니다.

 그 시절 영화답게 좀 투박하고 덜 다듬어진 느낌이 강하지만 그게 또 영화 성격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또 그 시절식 아날로그 액션 연출이 볼만한 것도 있구요.

 만든 사람이 투박한 느낌으로 만들어 놨지만 원작 소설도 있어서 그런지 스토리 자체는 또 꽤 그럴싸해서 중반까지 버티고 나면 이야기 측면에서도 재밌는 전개도 나오고 그럽니다.

 고로 기본 컨셉이 취향에 맞으신다면 상당히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결론입니다. 저는 아주 즐겁게 봤구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이래저래 애를 써보는 길반장과 파트너입니다만. 결국 이것도 실패하고 저것도 실패하며 절망에 가까워지는 와중에... 마지막 필살기로 둘이서 위조 지폐 구매 고객인 척하며 윌렘 데포에게 접근하는 데까진 성공합니다. 그런데 우리 신중한 빌런님께선 선금으로 3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작업을 아예 안 하시겠다네요. 그런데 경찰서 예산은 1만 달러가 한계이고, 2만 달러를 구할 곳이 없어서 수사를 접어야 할 처지가 됐는데... 그때 길반장님께서 본인이 신나게 심신을 착취 중인 정보원에게서 며칠 전에 들은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며칠 후에 5만달러어치 장물 귀금속을 사기 위해 범죄 조직 애 하나가 LA를 방문한다고. 그래서 길반장님은 이 놈을 강도질(...)해서 모자란 선금을 채우기로 결심해요. 멋진 형사죠. ㅋㅋㅋㅋ


 그래서 결전의 그 날, 정보대로 나타난 고 녀석을 씐나게 납치해서 5만 달러를 빼앗는 데까진 성공했습니다만. 조직 애들인지 뭔지가 어떻게 알고 바로 따라 붙어서 LA 시내를 미친 듯이 달리며 쑥대밭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데, 이게 참 괴이하게도 점점 더 추격자들이 늘어납니다? 심지어 사용하는 무기도 점점 살벌해지고, 나중엔 그냥 당당하게 중화기를 들고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서 주인공들을 얼 빠지게 만들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길반장님의 활약으로 탈주에 성공. 5만 달러 겟!! 선금 전달 완료!!! 까지 이뤄냅니다만.


 ...알고 보니 이들이 납치했던 그 범죄 조직원은 언더커버 활동 중인 FBI 요원이었고. 얘들이 탈취한 돈은 FBI 예산이었으며. 결국 주인공 콤비가 죽이고(!) 다치게 한 그 모든 사람들이 FBI 요원이었다는 충격과 공포의 반전이. ㅋㅋㅋㅋㅋ 혼비백산한 파트너는 변호사를 찾아가 법률 상담을 받고 어떻게 빠져 나갈 방법을 찾아 봅니다만. '길반장을 팔면 너는 잘 하면 가볍게 끝날 수도 있고' 라는 말을 듣고 번뇌하다 '동료를 버릴 순 없다' 며 거절하고 돌아나와 길반장과 함께 이제 윌렘 데포나 잡으러 갑니다.


 그리고 거래의 날, 그 현장. 소탈하게 윌렘 데포와 부하 하나 & 주인공 둘. 이렇게 넷이 만나서 서로 기싸움을 하며 거래를 하다가 결국 체포 목전까지 갑니다만. 데포의 부하가 샷건을 들고 우오오옹!! 하는 걸 '어림 없다!'며 터프가이 모드로 사살하려던 길반장님은 미간에 샷건을 정통으로 맞고 개같이 사망합니다(...) 슬로 모션도 무슨 멋지거나 비장한 연출도 없이 걍 액션 영화의 악당 졸개 14번 같은 느낌으로 걍 이마 구멍 인증한 후에 신속하게 사망 처리되고 다시는 안 나오구요. ㅋㅋㅋ 파트너가 그 부하는 어찌 잡았는데 데포를 놓치죠. 하지만 그동안 수사하면서 얻은 정보로 이 놈 갈 곳을 찾아가 어찌저찌 또 개같이 몸싸움 벌이다 간신히, 아주 안 폼나게 사살하면서 사건은 종결됩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인데... 홀로 남은 파트너가 쌩뚱맞게 길반장의 정보원 여자를 찾아가요. 허허 웃으며 인사 나누고 위로를 하려는가 했는데... 갑자기 파트너가 던지는 대사가 또 나름 반전이에요. "너 그게 FBI라는 거 알고 함정 정보 준 거지? 길반장 처리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맞지?" ㅋㅋㅋㅋ 그렇습니다. 결국 길반장에게 이리저리 약점 잡혀 학대 당하던 여성 정보원이 제발 좀 벗어나고 싶어서 던진 덫이었던 것. 하지만 파트너는 뭐 굳이 그걸 추궁할 생각은 없구요. 그것보다 더 나쁜 제안을 정보원에게 던집니다. "너 이제부턴 나랑 일하자." ㅋㅋㅋ 결국 우리 불쌍한 여성 정보원은 계속 착취 당할 운명이고. 처음엔 상대적으로 상식적이고 매너 좋은 인간이었던 파트너님이 길반장 Mk.2가 된다는 게 이 영화의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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