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하네요 정말.

주말인데 약속도 없고 부르는 사람도 없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 따분함!


시원한 맥주 한잔하고 싶은데 혼자라서 절망하십니까!

남들은 다 애인이다 어장 물고기다 뭐다 해서 랄랄랄 나가 노는데

난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괴로우십니까!

1박2일로 놀러가자던 친구놈이 문자로 약속을 취소해서 갑자기 공허한 기분이 드셨습니까!

아무라도 만나서 아무 쓸데없는 얘기라도 하고 싶은데 이 세계의 인간은 왜 이렇게 단절되어 있는 것일까 고독하십니까!

갑자기 창문을 열고 거리를 향해 미칠듯이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해 답답하십니까!

약속 없는 주말이 대체 몇 주째인가 손가락으로 꼽아보고 자기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으셨습니까!


생각만 말고 행동하죠.

원래 번개는 뭐 이것저것 준비하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내가 왜 부랴부랴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 거지, 그러면서 집을 나서는 거죠.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차창밖의 어둠을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내가 미쳤나,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다니, 그러면서 가는 거죠.

행동하는 자에게 삶은 그 비밀을 드러내리라.

한 번쯤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어떻습니까!


시간 없습니다.

6시 30분 종로 영풍문고에서 만납시다.

종로 3가 YMCA 옆 골목에 괜찮은 퓨전 일식집 있던데 거기서 마시든지, 인사동 주점도 좋고, OB광장 같은 시원한 맥주집도 좋고...

아무튼 남녀노소 상관없이 듀게인이라면 반갑게 만나서 술 한잔하죠.


영풍문고 시집 코너에서 시집 뒤적거리고 있겠습니다.

8시까지 기다릴게요.

얼른 씻고 나가야겠네요.

접선 암호는 "사과나무에 배두나?"

누구든 시집 코너 근처에서 알짱거리면 제가 다 찾아가서 그렇게 물어보겠습니다.

혹시라도 번개와 상관없이 영풍문고 가시는 분, 조심하십시오, 정말입니다.

그럼 피식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하시면 되겠습니다.

암호 기억하십시오.

사과나무에 배두나? 입니다.


회계는 n분의 1로 제가 확실하게 보겠습니다.

남는 돈 절대 꿀꺽 안 합니다.

그리고 듀게 닉네임 밝힐 필요도 없고, 그냥 자유롭게 아무 제약없이 만나서 맥주 마시고 수다 떨고 깔끔하게 끝내죠.


농담 아닙니다.

한 분도 안 올 수 있지만 그래도 전 나가서 기다리겠습니다.

아무도 안 와도 혼자 한잔의 맥주를 마시고 돌아오겠습니다.


움직이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4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00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46
123580 어리게 보이는 상병 [7] 가끔영화 2010.07.10 3403
123579 토요일 아침은 전복죽 [6] 세호 2010.07.10 3364
123578 방금 있었던 조금 섬짓한 일. [7] 라이터 2010.07.10 3295
123577 소녀시대의 리즈시절은 역시.. [7] setzung 2010.07.10 4622
123576 35분 동안 친구 부부에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11] 차가운 달 2010.07.10 5277
123575 갑자기 생각난 무서운 이야기.. [10] 라이터 2010.07.10 3394
123574 멜깁슨 망가진거 보고 "그럴줄 알았다" [18] soboo 2010.07.10 4964
123573 요키 세자매의 리즈 시절 [6] 푸른새벽 2010.07.10 3165
» 긴급번개~!!! 종로에서 만납시다 [13] 차가운 달 2010.07.10 3427
123571 음주, 주량통제가 가능하신가요? [5] soboo 2010.07.10 2608
123570 메리 루이즈 파커 - to 마이크 니콜스 @ AFI Life Achievement Award, "You're an angel, and I love you." [1] 프레데릭 2010.07.10 2184
123569 왜 블로그의 영화 리뷰 섹션의 게시물들이 두 겹으로 나오죠? [1] DJUNA 2010.07.10 2043
123568 어린 시절 장한나의 첼로 후원 기금 관련해서 문의 드립니다. [1] 하루만 익명 2010.07.10 2282
123567 부모님이랑 말이 안 통해요 ㅠㅠ [15] 빠삐용 2010.07.10 3286
123566 전 이제 모르는 사람과 술 못먹습니다. [17] 29일 2010.07.10 4931
123565 술마신 여자의 책임에 대해 [7] doxa 2010.07.10 3508
123564 알고보면 안티팬 많은 배우들 [7] 자두맛사탕 2010.07.10 3974
123563 급소 차기 [42] 셜록 2010.07.10 9433
123562 [리처드 도킨스] 만약 당신이 틀렸다면요? [8] 이정훈 2010.07.10 3280
123561 '시'가 다음 다운로드에 풀렸군요. (별내용 없음) [3]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0.07.10 21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