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이디 버드를 드디어 봤습니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너무너무 불쌍해서 화가 났습니다. 너도 꼭 너같은 딸 낳아서 길러보라고 하고 싶더군요. 고생하는 엄마 등골 뽑아서 집을 담보잡아 동부의 비싼 학교를 가야 옳으냐고 화면 안으로 들어가서 잔소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이 먹어서 간호사로 한 푼 한 푼 돈을 벌어 가톨릭계 사립고등학교 (장학금을 받는다고 영화 안에서 설명하지만 역시 공립보단 비쌈)를 보내놨더니 한다는 소리가 싼 주립대는 안가겠다니. 엄마는 돈 쓸 줄 모르는 줄 아나... 게다가 아들은 버클리를 나와서 마트에서 캐셔로 일하고 집 나온 여자친구까지 같이 살고 있죠. 이 게시판에서 누가 썼던데 이게 서브프라임 모기지 직전의 일이죠? 리파이낸스 냈으니 세컨 모기지 못갚으면 다섯식구 길에서 자야하는 거예요. 대학이 무슨 문화를 즐기러 가는 데인 줄 아나. 싼 값에 빨리 학위를 하고 돈을 벌어 자립할 생각을 해야죠. 


2. 비비씨에서 만든 아리스토크랏츠 aristocrats를 봤습니다. 공포영화같이 느껴지더군요. 부유하고 지위있는 여성의 인생이 역시 권력있는 남자 손에 달려있는 사회 이야기예요, 증조부가 왕이었다는 대갓집 규수 네 명이 남편감을 찾아서 하나하나 인생의 모험을 겪습니다. 이 네 명의 증조부가 왕이었다지만 정실 자식은 아니고 첩의 후손이라고는 해요. 하지만 아무리 지참금이 많고 집안이 명문가라도 이 당시 여성들의 삶은 그저 남편에게 달려있더군요. 남편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느냐가 인생의 승패를 가름해요. 주인공인 둘째 딸은 일생동안 자식을 스물 두명을 낳습니다...아니 숫자가 잘못된 게 아니예요.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열아홉명을 낳고, 둘째 남편하고 사이에서 세 명을 낳습니다. 그냥 가임기 내내 배 불렀다 꺼졌다 한 거죠. 그리고 어쩜 이렇게 귀족사회란 죄받을 집단 들인지요. 돈을 물쓰듯 쓰고 심심하니까 도박에 빠져요. 그것도 아니면 유럽 여행이구요. 저렇게 살다 등에 칼맞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왕은 귀족보다 더 나쁘구요. 판단 능력도 없으면서 소리만 지르죠. 코스튬 드라마 답게 코스튬 보는 재미는 있어요. 첫째 딸은 열여덟살 연상의 남자와 허락받지 못한 결혼을 하고, 주인공 둘째 딸이 여덟살 연하의 가정교사와 재혼하고, 넷째는 불륜에 빠졌다가 돈없는 군인과 결혼합니다. 약간 박경리 선생의 김약국의 딸들 비슷하기도 하네요. 캐릭터들이 마구 돈 쓰는 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 졌다가도, 그들의 남편이 소리지르거나 하면 저까지 가슴이 덜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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