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에 나왔답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5분. 역시나 스포일러 신경 안 쓰고 막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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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고 비중 큰 인물을 포스터에서 뺐네요. 어린이 영화로 보이면 관객 떨어질까봐?)



 - 또 전편의 엔딩을 대충 뭉개며 시작합니다. 2편의 엔딩에도 불구하고 결국 OCP는 버텨냈고 디트로이트는 OCP의 것이 되었어요. 문자 그대로 'OCP의 것'이 되었다는 게 중요합니다. ㅋㅋㅋ 근데 그걸 또 일본 회사가 사 버렸다네요. 그래서 OCP를 사들인 일본 회사는 2편 말미에 제시됐던 디트로이트 재건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는데, 그러려면 원래 사는 주민들을 이주 시켜야 하잖아요. 그런데 대체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게 원래 주민들을 그냥 쫓아냅니다(...) 저항하는 주민들은 민간 군사 업체를 시켜서 강제로 끌어내고, 그래도 저항하면 쏴 죽여요.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디트로이트를 사버렸다지만 연방 정부는 대체?


 암튼 그 시국에 부모와 생이별한 '니코'라는 소녀가 시민 저항군에게 구출되구요. 그러다 또 로보캅이랑 엮이겠죠. 그래서 우리들의 다정하고 친근한 이웃 알렉스 머피님께서 OCP가 설정한 숱한 장애를 극복하고 시민들 편에 맞서 무시무시한 일본 자본을 무찌르는 유쾌 상쾌 통괘한 온 가족의 모험 영화 되겠습니다. 농담 아닙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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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로 농담 아닙니다! 온가족의 로보캅!!! 어린이들의 다정한 친구!!!!!)



 - 이게 표현을 정확히 해야 하는데요. 로보캅3편을 '유치하다'고 비난하는 건 쉽고 또 당연히 일리가 있습니다만, 한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게 뭐냐면 이게 애초에 '애들 영화'라는 점이죠. 이번에 처음 보면서 저도 이제사 알았습니다만, 이거 정말로 애들 (봐도 되는) 영화에요. 당시에 미국에서 PG-13 등급 받았구요, 한국에선 중학생 관람가였네요. 그러니까 미국에선 13세 이하도 봐도 되는 영화였고 한국에서도 사실상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당당하게 보러 가도 아무 일 없었던 거죠. 관습적으로는요. ㅋㅋ


 그리고 뭐랄까... 실제 영화 내용 수준은 저 등급들보다도 조금 더 아래에 가깝습니다. 진짜로 어린이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들이 자꾸 나오거든요. 주인공 니코가 ED-209를 마주치자 '꼼짝마라, 움직이면 쏜다!'는 경고를 개무시하고 그냥 종종종 달려가서 ED-209 다리에 자기 노트북을 연결하고 바로 맘대로 조작해버린다거나. 역시 그 노트북으로 경찰서 건물 안을 맘대로 돌아다니며 공중파 방송을 해킹해서 해적 방송을 내보내고... OCP사의 횡포에 질린 경찰들이 집단으로 뱃지 집어 던지고 시민 저항군에게 우루루 몰려가서 팀을 맺고 OCP로부터 지켜준다거나... 하하. 참고로 애들 영화라기엔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죽어나가긴 하는데, 피는 거의 안 나옵니다. 1편이나 2편에 나왔던 고어 같은 건 0.1도 없구요. 뭐 그렇구요.


 좀 웃겼던 건 이 영화 2편에서 등장 인물들이 '로보캅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토로하는 장면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여기선 그냥 주인공 니코를 로보캅 팬으로 설정해놨어요. 당연히 로보캅도 니코에게 따뜻하겠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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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209는 그나마 가서 선 연결이라도 했지. 나중에 상대하는 일본 사이보그 두 대는 그냥 보자마자 휘릭 해킹해 버립니다. 사이보그가 와이파이 모델이었나봐요.)



 - 하지만 애초에 이럴 계획은 아니었던 것인지, 각본은 2편에 이어 프랭크 밀러가 맡았고. 그래서 설정상으론 참 다크하고 안 건전한 장면들이 많이 들어갑니다. 바로 위에도 적었듯이 고어만 없을 뿐 사람이 정말 많이 죽고요. 특히 착한 편 사람들도 정말 가차 없이 퍄퍄퍅 죽어 나가요. 또 사설 군사 단체 사람들에게 주민들이 질질 끌려가는 장면들이라든가, 막판에 백주대낮에 벌어지는 봉기 장면이라든가... 를 생각하면 정말로 등급만 믿고 어린 자녀들 극장에 데려갔던 당시 부모들이 많이 난감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뭔가 영화가 그냥 괴상해요. 완전히 애들 영화인 장면들과 폭력적 R등급 영화 분위기가 뒤죽박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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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서체로 진지한 어른들이십니다. 맨 우측 배우님은 유명하죠. '바그다드 카페' 주인공이기도 하셨고. 요즘엔 아바타 1,2,3,4,5에 나오셨...)



 - 아예 대놓고 빌런으로 등장한 일본... 을 묘사하는 방식도 지금 보니 좀 웃깁니다. 당연히 빌런입니다. 그렇습니다만. 정작 앞선에 나서서 직접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건 그 일본 회사가 고용한 백인 용병들이라서 일본인들이 드러나는 장면은 별로 없어요. 그리고 영화 속 첨단 장비들 중 상당수에 일본 회사들 로고가 붙어 있고 심지어 로보캅의 인공 심장은 닛산 제품입니다. '닛산제가 아니면 안 된다고!!' 라고 강조하는 대사는 덤. ㅋㅋㅋ


 유일하게 직접 나쁜 짓을 하는 게 일본 사이보그인데 얘는 뭐랄까... 몹시 나쁘긴 한데 동시에 일본에 대한 팬심과 두려움 같은 게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일단 완벽한 인간 형상이에요. 로보캅처럼 덕지덕지 이런 거 필요 없구요. 매우 날렵하며 판단력도 좋고 뭐 그냥 기술력이 천양지차입니다. 주인공 버프 없이 걍 양쪽 다 열심히 싸웠다면 만나고 10초 안에 머피는 저 세상으로 떠났을 거에요. ㅋㅋ 이 녀석이 길다란 일본도를 들고 사무라이 폼을 잡으면서 닌자처럼 움직이는 것도 뭐 당시 일본 서브컬쳐의 인기를 반영한 거라고 봐야겠구요.


 화룡점정은 엔딩 씬인데요. 결국 OCP가 노리던 마을을 지켜낸 로보캅이 친구들과 간지나게 서 있는데 OCP를 인수한 일본 회사 회장이 현장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머피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여 절을 합니다!! 머피에게 존경을 표해요!!! 그러고 그냥 떠납니다!!!!! 뭔데!? 왜 매너 좋은데?? ㅋㅋㅋㅋ 아니 이렇게 매너 좋고 사람 존중하는 사람이 그동안 왜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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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짓은 살짝 나치처럼 차려 입은 백인들이 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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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적이었다 할지라도 훌륭한 장수에게는 뤼스펙을 바칠 줄 아는 일본인!!!)



 - 그래서 영화가 재미가 있냐 없냐. 를 놓고 말하자면 뭐, 사실 좋은 말은 못 해주겠네요. 

 앞서 말 했듯이 이야기 톤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있고. 또 아무리 디스토피아 SF라고 해도 이 영화의 OCP는 너무 과하게 막나가서 진지하게 봐 주기가 어렵습니다. 아니 기업이랑 계약한 사설 군사 조직 애들이 경찰이 말 안 듣는다고 다짜고짜 쏴 죽이는 게 말이 됩니까. 일반 시민들이랑 전쟁 벌이고 또 그 '일반 시민'들은 경찰서 습격해서 무기고 털고... 그냥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개판이에요. 정말 '애들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거의 모든 전개가 다 개연성으로 턱턱 걸리는데 진짜 애들 영화라고 보기엔 스토리는 또 다크하구요.


 액션도 뭐 그렇습니다. 누가 로보캅 영화에서 붕붕대고 날아다니는 사무라이 로봇을 기대할까요. 제트팩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은 실상 별로 하는 일은 없으면서 화면 합성 티는 어마어마하게 나서 좀 부끄럽구요. 뭣보다 기존 두 편의 로보캅 영화에서 컨셉으로 자리 잡은 살짝 느릿하면서 묵직한 액션이 전혀 안 나와요. 빌런들도 나쁜 짓은 계속 하는데 '광기' 같은 건 전혀 안 느껴지고. 또 이야기가 이렇게 괴상하다 보니 카타르시스 같은 것도 없고... 중반쯤 가니 좀 지루해지더군요. 그나마 '유치해서'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엔 또 무슨 황당한 게 나오려나~ 라는 마음으로.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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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버전의 장난감을 팔아보자는 강력한 의지!!!)



 - 암튼 뭐 종합하자면요. 

 솔직히 아주 괴상한 재미는 있습니다. 괴작들 좋아하는 분들이면 껄껄대며 즐겁게 보실 수도 있어요. 듀게에 그런 분이 그리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만. ㅋㅋ

 하지만 1편을 많이 좋아하고, 또 2편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고 기억하실 많은 분들에게 산업 폐기물 취급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만큼 시리즈의 톤을 완전히 날려 먹었으니 욕 먹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러는 가운데 완성도도 괴작 클래스이니 뭐 더 말할 것도 없겠네요.

 그냥 괴작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아주 살짝 추천해 봅니다. 그 외의 분들은 '아 그거 망작이라며?' 라는 정도로 평생 알고 지내셔도 별로 상관 없어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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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 여부 결정에 도움을 드리기 위한 샘플샷입니다. 재밌어 보이십니까? 그럼 보시면 됩니다. ㅋㅋㅋ)



 + 보다가 가장 황당했던 부분. 이 영화에서 가장 나쁜 생명체는 일본인도 아니고 OCP가 고용한 용병들도 아닌 바로... 펑크족입니다. 왜인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화 속 펑크족들은 그냥 자기들끼리 모여 살다가 누가 침범하면 다짜고짜 죽여요. 거의 공포 영화 속 크리쳐들처럼 표현되는데, 그러다 막판엔 또 OCP의 돈을 받고 '전원 공격' 모드로 주인공 무리를 공격합니다. 대사 한 마디도 없이 걍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들을 죽이려 드는 순수 악이에요. 왜 이랬을까요? 프랭크 밀러가 뭔가 설정해 둔 걸 다 지워버리고 캐릭터만 남겨둔 건지, 아님 애들 보여주려 만든 영화라 당시 학부모들이 싫어하는 존재를 이렇게 써먹은 건지. 괜히 궁금합니다. 하하.



 ++ 영화의 결말에서 결국 일본은 물러나고 OCP는 건물이 대폭발하며 망하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마치 속편을 더 안 낼 것처럼 깔끔하게 끝낸 건데요.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론 잘 했죠. 네, 잘 했습니다. ㅋㅋㅋ



 +++ 맞다. 시리즈마다 늘 문제가 되는 로보캅의 코드가 있죠. OCP 직원 건드리지 마라! 이번 영화에도 당연히 나옵니다만, 중반에 착한 박사님이 와서 망가진 거 고쳐주는 김에 걍 덤으로 삭제해주고 갑니다. 참 쉽죠?



 ++++ 그래도 이 영화는 결국 이 장면을 남겼습니다.



 예전에 듀게에서 어떤 분께서 '대충 이런 장면이 어느 영화에 나왔을까요?'라는 질문 글을 올리셨고 누군가가 이 영상으로 답 해주셨던 걸로 기억해요.

 아무래도 이렇게 잘라 보는 것보다 영화 안에서 보니 더 웃기더군요. 되게 쌩뚱맞게 튀어나오는 장면이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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