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남이 쇼핑과 같다면

2019.04.29 10:14

Sonny 조회 수:974

어제 옷을 교환하러 갔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셔츠인데, 제 생각보다 크더군요. 해당 브랜드에서 나오는 제품들이 좀 타이트한 편이기도 하고 슬림핏 제품이라서 좀 크게 주문을 했는데 너무 펄럭거리는 느낌이... 남자 셔츠는 함부로 오버핏을 입으면 순식간에 넝마효과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한 치수 작은 옷을 입어보려 기어이 매장에 갔죠.

사장님이 여자셨는데 너무 친절하셨습니다. 한 치수 작은 옷이 잘 맞다고 봐주시고 또 제가 찾는 제품이 매진인데 이래저래 알아봐주시더군요. 얼마나 대화할게 있겠냐만은 그래도 짤막한 이야기가 잘 통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백화점에서 근무했던 저희 친척누나들도 괜히 생각이 났구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고자 하는 저와, 팔고자 하는 사장님의 니즈가 맞으니 참으로 화기애애한 관계가 만들어지는구나 하구요. 제가 뭘 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사려던 건 기어이 사야한다는 의지를 불태워서 쇼핑할 때 종종 저와 판매자 사이에 뜨거운 동업자 정신이 발휘되곤 합니다.

반드시 살게!
반드시 팔게!
(강백호와 서태웅 하이파이브 짤)

역으로 묻게 됩니다. 금전거래가 아닌, 지인, 동료, 친구 사이에서 얼마나 돈독하고 예의바르게 우애를 교환할 수 있는지요. 저는 제 주변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 인간인지 좀 돌이켜보게 됩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친절이야 당연하다지만 저는 좀 당연하지 않은 사이에서도 조금 더 다정하고 탄력적인 교환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고민을 하게 되요.

뭐, 고민해야 답이 있겠습니까. 그저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몸가짐을 조심히 하는 것뿐이겠죠? 돌이켜보면 제 베프도 그런 식의 조심이 서로 너무 몸에 익어서 그렇게 가까워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비스업정신말고는 따로 나오는 답이 없다는 게 좀 웃프지만 그게 모든 관계의 보편적 진리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5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05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719
123472 현재 한국 커피집의 상황 [9] 황재균균 2012.07.17 6298
123471 외국, 특히 영미권 배우도 발연기가 있을까요? [39] 해삼너구리 2012.07.03 6298
123470 슈스케3 '초강력' 스포사진 (탑10? 12?와 관련된거니...감당 할 수 있는 분만 클릭하세요.) [16] 자본주의의돼지 2011.09.10 6298
123469 듀나in) 고속버스 타는데 일반좌석과 우등좌석 차이가 크나요? [19] 꼼데가르송 2010.10.31 6298
123468 남자들이 질투심이 강한가요? [25] 자두맛사탕 2012.10.04 6297
123467 세상에서 젤 능청스러운 광경 [13] Bigcat 2016.03.17 6295
123466 썰전 5분 감상 후 소감 - 김구라는 손석희를 넘었군요. [19] 생선까스 2013.03.03 6294
123465 [커피머신] 가정용 커피 머신 - Ⅰ. 캡슐머신에 관해서.. [13] 서리* 2011.01.02 6294
123464 오늘의 스티브 유, 망했어요. [23] chobo 2015.05.27 6291
123463 안젤리나 졸리 은퇴, 신정환 네팔 체류 [16] soboo 2010.09.29 6291
123462 오늘 임용고시 2차 발표나는 날 맞나요? [23] 으으으 2012.01.06 6290
123461 박원순의 구두 [34] 푸른새벽 2011.09.08 6290
123460 [뻥 아님] 태풍에 냥이랑 강쥐 날아가는 거 봤음;;;;;;;;;;;;;;;;;;;;; [16] 1분에 14타 2010.09.02 6288
123459 우리집을 공개합니다. [28] 자본주의의돼지 2012.05.01 6287
123458 [사진] 모 대학 막장 신입생 환영회가 이런거였군요 [25] wonderyears 2011.03.01 6286
123457 [올림픽] 대단한 박태환 / 협회가 버린 여자배구 [13] 레사 2012.07.29 6285
123456 화딱지가 나서 씁니다. [29] 메피스토 2011.05.24 6285
123455 겨드랑이 영구 제모 받아보신 분 있나요? [15] 순정마녀 2012.06.01 6284
123454 라면 뭘로 끓이세요??? [13] 서리* 2010.06.06 6284
123453 영화 촬영 현장의 그들.. (스압주의) [4] 보람이 2013.02.13 628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