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스포일러는 없도록 적어 보겠습니다.


99A2474E5ECE817C23


 - 등장인물이 많은 이야기지만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게 정리가 가능하네요. 본인이 신의 아들이자 신의 말을 전하는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예수 코스프레 젊은이가 나타나서 기적인지 훼이크인지 우연인지 알 수 없는 일들을 행하며 세계적 화제가 됩니다. 그런데 이 양반이 이런 메시아 놀이를 중동에서 시작한 데다가 미국에 와서도 좀 위험해 보이는 짓들을 하고 다니는 바람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보 기관들이 달라 붙게 되고. 또 이 양반의 메시아 놀이에 휘말려 인생이 격랑에 빠지는 인간 군상들이 드라마를 만들어대고. 또 그렇게 '그'에게 달라 붙은 사람들이 모두 '그는 진짜인가'와 '그가 만약 진짜라면 우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 뭐 그런 이야깁니다.



 - 일단 기본적인 만듦새가 아주 좋습니다.

 의외로 스펙터클한 장면들도 많고, 그 와중에 나름 미장센을 신경 써서 찍은, 정성이 느껴지는 장면들도 많구요. 스릴이 필요한 장면들의 구성이나 편집들도 상당히 수준급이고. 음악도 튀지 않게 잘 쓴다 싶으면서 대사도 괜찮고 배우들 연기도 좋아요.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종합적인 완성도로 평가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들 중에서 확실히 상위권에 넣어줄만 합니다. 



 - 그리고 '이 시국에 메시아가 재림한다면?' 이라는 상황 설정 자체가 워낙 먹어주는 데다가... 그 소재에서 뽑아낼 수 있을만한 국제 정치 측면의 이야기, 종교와 믿는 자, 안 믿는 자들의 이야기 등등을 꽤 다양하면서도 개연성 있는 느낌으로 잘 풀어냅니다. 보면서 약간 '월드워Z' 소설의 메시아 재림판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ㅋㅋㅋ

 생각할만한 꺼리를 많이 던져주는 드라마입니다. 이런 거 보면서 뭔가 이것저것 생각해보고픈 분들에게 좋은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거에요. 다만... 애초에 이런 주제에 대해 정말로 깊이 생각해오신 분들이라면 오히려 얄팍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네요. '폭 넓으면서도 개연성 있게' 전개하긴 하지만 그 중에서 무엇 하나 특별히 깊이 파고들어가는 면은 없거든요. 그냥 간단한 사고 실험 정도랄까요.



 -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마무리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무척이나 '장르적'으로 끝나요. 그리고 그게 결말 직전까지 끌고 가던 진중한 분위기를 좀 해치는 느낌.

 그리고 그런 장르적 결말을 위해 막판에 급전개 내지는 쌩뚱 전개가 슬쩍슬쩍 들어가는 것도 단점이구요. 사실 크게 문제될만한 부분들은 아닌데 그 직전까지의 전개가 워낙 자연스러워서 눈에 밟힌 면이 있습니다.


 뭐... 사실 이런 소재의 이야기를 현실적인 톤으로 끌고 가려다 보면 어차피 결말은 1번 아니면 2번 정도로 선택의 여지가 좁혀져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결말을 작정하고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조금 아쉬웠단 얘기죠.



 - 대충 종합하자면.

 뭔가 대체 역사(?) 다큐멘터리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이야기입니다. '메시아의 재림'이라는 좀 황당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현실적인 톤을 유지하면서 '대략 그럴만도 하다'는 설득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서 진지하게 보게 되죠. 

 등장 인물 각각의 드라마도 나름 성의가 있어서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꽤 괜찮은데 결말 부분에서 좀 급 마무리가 되는 감이 있어서 살짝 점수를 깎구요. 편당 40분 정도로 10편이라는 구성이 양날의 검이었던 것 같네요. 덕택에 속도감 있는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드라마의 깊이는 좀 얕아졌습니다.

 암튼 뭔가 좀 머리로 생각을 하면서 볼만한 드라마... 라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논란이 많을 과감한 소재를 선택해놓고 마냥 선정적으로만 달리지 않았다는 점도 훌륭하구요. 기본적인 만듦새도 좋고 '스릴러'로서의 재미도 생각보다 강하니 나쁘게 평할 이유가 별로 없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줄타기를 계속 하면서도 시청자들이 '메시아'가 진짜이길 바라도록 은근히 몰아가는 스킬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앙심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이걸 보면서 그 놈이 진짜가 아니길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아요. ㅋㅋ


 그리고 그 분의 정체는... 스포일러를 피해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왠지 1번과 2번 말고 제 3의 답이 있고 그게 정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어쩔 수 없이 생략;;



 ++ 한 시즌으로 깔끔하게 끝나는 척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다 보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위에서 말한 '제 3의 답'을 바탕으로 시즌 2를 기획해놓았던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했을 때 깔끔하게 맞아 떨어지는 떡밥들이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역시 중동, 이스라엘과 개신교 쪽의 항의가 장난이 아니었다고. 그래서 공개 후 시즌 2를 '안 만들기로 했다'는 기사가 있는 걸 보면 원래는 시즌 2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게 맞나 봅니다.



 +++ 배우들이 꽤 좋습니다. 미셸 모나한도 잘 하고 메시아님도 잘 하시고 등등 주조연들이 딱히 빠지는 사람 없이 전반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줘서 좋았습니다. 특히 목사님 연기가 좋았는데... 출연작을 검색해보니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나오네요. 어라? 하고 검색해보니 이 사람이 그 사람 맞긴 한데 나이 차이가 엄청 나 보입니다. ㅋㅋㅋ 뭐 이미 그게 8년 전 영화이기도 하고 분장도 그리 했겠죠.



 ++++ 막판 급전개 중에 가장 맘에 안 들었던 게... 미국 백악관 사람 부분도 좀 어설픈 느낌이었지만 '두 청년'의 운명이 결정되는 부분이 너무 그랬습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그려냈더라면 울림이 꽤 컸을 것 같은 장면인데 지금 상태로는 그냥 '아랍 쪽 이야기면 그냥 이런 식이 되어야지?'라는 느낌으로 대충 흘러가버려서요. 그 장면 자체의 연출은 괜찮았기에 더 아쉽고 그렇네요.



 +++++ 초반에 나오는 토네이도 장면을 보면서 '트위스터'를 떠올렸습니다. 그 당시엔 극장판 블럭버스터에나 나올 특수 효과와 연출이 이젠 그냥 드라마 에피소드 하나에 나오는 사건 정도 이야기에서 동급 이상의 퀄로 만들어지고 보여지네요. 허허 기술의 발전이란 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279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09390
110811 최영미 영문시 헌사 페이지에 가끔영화 2019.10.23 338
110810 영화 <그것: 두번째 이야기> 외 재활용 잡담 [6] 노리 2019.10.23 483
110809 [바낭] 일상생활 속 늘금 실감 포인트들 [21] 로이배티 2019.10.23 974
110808 넷플릭스나 왓챠 호러좀 추천해 주시겠어요? [12] 존재론 2019.10.23 587
110807 오늘의 80년대 일본 잡지 mc Sister(3) (스압)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0.23 301
110806 그레타 툰베리. 마지막 기회. [55] 일희일비 2019.10.23 1492
110805 이런저런 일기...(자본, 꿈, 계획) [2] 안유미 2019.10.23 440
110804 동네 고양이 생태 보고서 2 [10] ssoboo 2019.10.23 595
110803 아래 글 댓글에도 링크가 있지만... [12] 카페라테 2019.10.22 867
110802 비행기 안에서 본 영화 4편 [3] applegreent 2019.10.22 801
110801 한국시리즈 1차전 [44] mindystclaire 2019.10.22 528
110800 계엄문건 원본과 윤석려리 [11] ssoboo 2019.10.22 1357
110799 <듀나인> 웹체크인 할 때 biometric 여권 [6] mindystclaire 2019.10.22 490
110798 스타워즈 에피소드 9 최종 예고편 [9] 폴라포 2019.10.22 757
110797 [넷플릭스바낭] 독드(...) '다크'를 보는 중인데 좀 힘드네요 [15] 로이배티 2019.10.22 915
110796 오늘의 80년대 일본 잡지 mc Sister(2) (스압) [2]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0.22 328
110795 듀게 오픈카톡방 [4] 물휴지 2019.10.22 284
110794 [바낭] 요리 후기_ 생강청 [11] 칼리토 2019.10.22 569
110793 조두순 사건엔 온나라가 분노했으면서 왜 다크웹 손정우 사건엔 이렇게 조용할까요? [25] 발목에인어 2019.10.22 4639
110792 [잡담] 조커 & 벌새 & 원스어픈어타임인헐리우드 감상 [5] 귀검사 2019.10.21 82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