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9일과 2017년 12월 5일 뉴욕타임즈는 미국의 학군을 세세하게 나누어, 학생들의 읽기/산수 실력이 학군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같은 학년이라도 3학년 앞서가는 학군이 있고, 3학년 뒤쳐져 가는 학군이 있어서, 결국에는 6학년의 실력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만큼 차이가 난다는 것이죠.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숨어져 있습니다만, 그 중의 하나는 미국의 교육제도가 놀라울 만큼 divide and learn 이란 것입니다. 각자가 자기들 학군, 자기들 학교만 챙긴다는 뜻이죠. 이게 교육의 다양성을 만든다고도 하지만 또한 평균적인 실력을 낮추게도 합니다.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16/04/29/upshot/money-race-and-success-how-your-school-district-compares.html?mtrref=www.google.com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17/12/05/upshot/a-better-way-to-compare-public-schools.html


링크한 뉴욕타임즈 기사에 딸려있는 그래프는 참으로 잘 만들었지요. 그 심미적인 비주얼과 잔인한 함의가 저로 하여금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는데, 특히나 글로벌 학군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제 돈 (그리고/또는 권력) 있다면 한국의 학부모들은 글로벌 학군을 비교하고 거기서 선택할 수도 있겠구나 하구요. 제가 만나본 학부모들은 호주의 최고 학군이 어딘지도 알고, 영국 최고의 학교가 어딘지, 싱가폴, 오스트리아 교육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미국의 최고 학군이 어딘지도 일목요연하게 드러났지요. 사실 뉴욕타임즈에서 정리하기 전에도 다들 알고는 있었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미국에서 살다온 힘있는 사람들이 미국 교육 좋다고, 내 아들 딸이 미국에서 이렇게 좋은 교육을 받았다고,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못하느냐고 이야기하면 그게 아닌데 하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은 좋은 학군의 좋은 학교에 자녀들을 보냅니다. 그런 학교에서는 학생 1인당 쓰는 비용 자체가 다릅니다. K-12 교육이 불평등한 나라에서 좋은 학군을 소비하고 왔으니 당연히 한국의 학군은 눈에 차질 않겠지요. 하지만 그 분들의 경험은 미국 교육의 전부도, 심지어 평균도 아닙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대학을 보내는 것이 조금씩 의미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제 한국에서 대학을 보내는 게 더이상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걸 보장해주지 못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첫째는 입시에 문제, 두번째는 대학 자체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첫째 입시가 실력있는 학생과 실력없는 학생을 제대로 걸러내질 못합니다. 학부모의 금전과 정보력, 운이 너무 많이 결과를 좌지우지 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학에서 실력있는 학생보다는 확실히 돈을 벌 학생 - 즉 실력과 social capital (속된 말로 빽)을 둘다 겸비했거나 혹은 social capital을 강력하게 가진 학생을 자꾸 끼워넣게 됩니다. 이러면 대학에서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학생들의 질이 균질하지 않기 때문이죠. 두번째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충분히 가치를 보태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을 견주어봤을 때, 산수실력을 조금 더 높였을 때 노동시장에서 더 인센티브를 주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http://www.ytn.co.kr/_ln/0103_201712281318264984



그래서 이 기사를 읽고는, 어쩌면 이렇게 대한민국 부모들의 니즈를 잘 아는 청탁이란 말인가 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기사는 이렇게 기술합니다. 


양승태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징용피해자들의 전범기업 상대 소송 결론을 미루는 대가로 청와대와 외교부로부터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얻어낸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이번엔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이 직접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법관 파견을 ‘청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9일 <한겨레> 취재 결과, 양 전 대법원장은 2014년 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윤 전 장관에게 해외공관 파견 법관 자리를 확보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2일 외교부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며 이런 사실을 파악했고, 지난 13일 검찰에 나온 윤 전 장관도 조사 때 같은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중단됐던 법관의 해외공관 파견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네덜란드 대사관(2013년 2월~), 주유엔대표부(2014년 2월~), 주제네바대표부(2016년 2월~) 등으로 확대됐다.


전문은 링크에 있습니다. 이런 걸 군대에서는 꿀보직이라고 한다더군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58290.html#csidx0debe3f381b657da6787bbc753d9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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