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하아...지겹네요. 예전에 조울증을 자유낙하에 비유한 적이 있죠. 텐션이 좋다고 해서 기분을 20층까지 올려버렸다가 바닥에 떨어지면, 1층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하게 다친다는 점에서요. 그래서 조증에 와도 너무 텐션을 올리면 안된다라고 말이죠.


 요즘은 약간 다른 비유로 접근하고 있어요. 조증이 와서 텐션을 붙이면 높이 올라가는 느낌이 아니라, 엑셀을 너무 꽉 밟는 느낌이라고 말이죠. 왜냐면 조증에서 울증으로 전환되는 계기는 늘 큰 시련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조그마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시작되거든요. 천천히 걷고 있었으면 걸려 넘어지지 않았거나, 걸렸더라도 나동그라지지 않았을 작은 돌부리 말이죠.


 하지만 오토바이를 예로 들면, 한 500킬로 이상으로 달리는 오토바이는 도로의 작은 이음매 위만 지나가도 점핑스폿을 밟은 것처럼 펑 하고 튀어오르는 법이니까요. 아주 작은 도로의 돌기에 걸려서 산산조각이 나버릴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조증이 와도 기분이 너무 좋아지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건 나중에 써보죠.



 2.또다른 비유를 하자면 조울증으로 사는 건 멍하니 지평선을 바라보는 서퍼의 신세와도 같아요. 높은 파도의 정점에 올라갔던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만끽해 보고 싶어서 모래사장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서퍼 말이죠. 그 거대한 파도가 인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언제 올지도 모르지만 그 서퍼는 그저 그 파도가 다시 오는 걸 기다리는 거죠. 인생에 다른 것들을 내버려두고 그냥 그 파도만을 기다리며 사는 거예요.


 하지만 인생을 잘 살려면, 이제는 그 파도가 와도 그 파도에 몸을 싣고 파도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건 그만둬야 하죠. 아주 잠깐 오는 파도를 타고 난 후 다시 모래사장에 앉아 그 파도가 한번만 더 와주기를 바라며 사는 건 끔찍한 법이니까요. 평생 몇번밖에 없는 파도만을 기다리는 건 가엾은 서퍼의 삶이죠.



 3.심심하네요...오늘은 어딘가에 가서 가게가 끝날 때까지 있었어요. 하긴 나는 어느 가게를 가든 가게가 끝날 때까지 있지만요. 직원들을 보내고 사장과 함께 셔터를 내리고 둘이 나가는 건 줄 알았는데...사장은 오늘은 새해 첫주 금요일이라 회식을 하고 노래방을 갈 계획이었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냥 돌아가려고 옆에 있는 직원에게 카카오택시나 불러 달라고 하자 사장과 직원은 카카오택시를 불러 주는 대신 회식에 같이 가겠냐고 물어왔어요. 당연히 거절하고 사장에게 한 마디 해 줬어요. 


 '이봐, 밥은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거잖아. 섹스는 꼭 두명 이상이어야만 할 수 있는 거니까 혼자서 못 하는 거고. 어쩔 수 없이 말이야.'


 뭐 그래요. 나는 사람이 정말 싫으니까 혼자 할 수 있는 건 혼자 할거거든요. 어쩔 수 없이 같이 해야만 하는 것만 같이 하고요. 하지만 그렇게 호기롭게 말해 놓고 돌아오다 보니 갑자기 우울해졌어요. 그냥 가서 고기를 얻어먹을걸 하고요. 된장찌개도 먹고요. 물론 그래도 노래방은 안따라갔겠지만요. 아닌가...결국 따라갔을 것 같기도 해요. 뭔가 떡고물 좀 생기지 않을까 하고요. 나는 늘 그런 헛된 희망을 품곤 하죠.


 

 4.휴.



 5.하지만 전에 썼듯이 그래요. 노래방까지 따라갔는데 거기서 남들의 기분을 망친다...는건 있을 수 없거든요. 처음부터 노래방에 따라가지 말던가, 좋든 싫든 노래방에 따라갔다면 어떻든 '원해서 노래방에 따라온 사람'을 연기해내야만 하죠. 


 아니 사실, 차라리 일반 사람들과 노래방에 갔다면 막판엔 뚱하게 있을 수도 있어요. 원래 노래방을 싫어하는 거거나 지쳐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줄 거니까요. 하지만 호스티스들과 노래방에 갔는데 내가 웃지도 않고 뚱하게 있다면? '이 녀석이 손님이라고 밖에서까지 사람을 무시하나? 밖에서도 지가 손님인 줄 아나봐?'라고 그들이 생각할 것 같거든요. 남에게 그런 생각을 들게 만드는 건 슬픈 일이고요. 


 어쨌든 그래서 한번 노래방에 가면 끝까지 노래방을 좋아하는 사람인 척 연기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그 연기를 2시간 반...심하면 3시간 반까지 해야 할 때도 있단 말이죠. 그게 문제예요.



 6.내일은 매운국물을 먹고 싶네요. 돌아오면서 매운국물을 먹고 싶어서 아까 오후에 탄탄멘 사진을 보낸 사람에게 물었어요. 그 가게 어디냐고요. 돌아온 답은 신촌에 있는 ㅊㅎㅂㅈ이라는 가게였어요. 그가 아까전에 보냈던 사진은 탄탄멘이 아니라 짬뽕이었던 거죠.


 매운국물 먹으러 갈사람 없나요? 있으면 쪽지 주세요. 내일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고 그러면 5시쯤부터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물론 더치페이예요. 누가 사주면 더 좋고요.



 7.휴...심심하네요. 하지만 이제 피곤하니까 잘 거고, 잠들게 되면 심심하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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