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o3VM4.jpg?1



아베의 사학 스캔들을 다룬 것으로 알려진 영화 <신문기자>가 국내 개봉해서 봤습니다. 일본에서 이런 사회비판적 영화는 매우 드문 형편이니, 영화의 질을 떠나 일단 존재에 의미를 둬야 할 거에요.

피디 말로는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는데 분위기상 느껴지는 압박은 있었다고 하고요. 미디어에서 일체 다뤄주지 않았고 비교적 적은 관으로 개봉했는데, 그래도 입소문으로 40만명 이상 관객이 든 모양입니다. 올해 일본 영화 누적 순위 보니까 20위권 안에서 제대로 된 장르 영화는 거의 하나도 없던데 (애니, 애니 실사, 아이돌 주인공의 로맨스, TV드라마 연장판, 아니면 마블 영화..) 그런 시장에서 나름 선전한 듯..

알려지기로는 일본 여배우들이 부담을 느끼고 모두 거절해서 심은경에게 한국인 혼혈 설정으로 배역이 갔다고 하는데, 프로듀서가 직접 밝힌 바로는 심은경이 좋아서 섭외했고 다른 여배우는 고려 안했다고 하네요.

 

영화는 사학 스캔들과 함께 유력인사에 대한 미투 사건, 공무원과 십알단을 동원한 여론조작, 민간인 사찰, 관계자의 석연치 않은 자살, 내부 고발자의 고뇌 등, 우리에게도 전혀 남의 나라 일처럼 보이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정보를 독점한 권력을 상대해야 하는 언론인의 고뇌, 종이신문을 읽지 않는 시대의 신문기자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어떤 부분까지가 사실이고 그렇지 않은지 잘 몰라서 궁금한 면도 있더군요. 이를테면 사학재단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 받았는데 이는 50여년만의 허가이며, 이사장과 아베 총리가 친해서 특혜 논란이 있었다고 하는데,영화에서는 여기에 정부의 계획과 자금이 들어갔고 화학무기 실험용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까지 나아갑니다. 그리고 고위 공무원인 남주인공도 정말 그런 내부 고발자가 존재한 건지도 궁금하고.. 외국인이 <변호인>을 봤을 때 그 군의관은 실존인물인지 어떻게 됐는지 등등 궁금해지는 게 이런 기분일까요..

 

영화로서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아쉽습니다. 심은경의 캐릭터도 혼혈이자 미국에서 자란 설정이라, 나름 사연은 있지만 역시 외부자로 남는 듯한 느낌도 있었고요. 실제 모델이 된 여기자의 끈질김이 잘 전달되지 않은 건 아닐지.. 크레딧 올라가고 마지막에 뭐가 있다는데, 저 포함 달랑 4명이서 관람한지라 왠지 문 옆에 서있는 직원에게 미안해서 끝까지 못 앉아 있었어요.. 별점은 6/10.

 

택시운전사, 1987, 도가니, 터널 등 한국에서 사회성과 오락성이 수준 높게 결합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생각보다 국위선양(?)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더군요. 민주적인 의식 수준과 표현의 자유도, 그걸 담은 영화 자체의 퀄리티 등. 특히 한류의 영향이 큰 아시아권에서는 민주주의가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홍콩 시위대가 1987을 길거리 상영 하기도 하고요. 근데 홍콩은 아무래도 한국이랑 상황이 영 다른 곳이라서 큰일입니다. 날이 갈수록 더 안 좋은 소식들만 들려오는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9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3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53
123409 나의 내기는~!! / 월요병 / 오늘의 점심은?? / 초복 일주일 전 [1] 장외인간 2010.07.12 1702
123408 부산여행 갑니다. 좋은곳 소개해주세요. [9] 레옴 2010.07.12 4070
123407 이 부서에 정말 인력 충원이 필요한지 아는 방법은... 없나요? ㅠㅠ [6] DH 2010.07.12 2612
123406 정두언의 눈물? [3] setzung 2010.07.12 1962
123405 '펠레 더 커스'가 문어 '파울 더 옥토퍼스트라다무스'에 의해 저주가 풀린 것에는 무시무시한 희생이... Aem 2010.07.12 2668
123404 보고싶은데 도저히 못 보겠는 게시물이 있어요 ㅠ [7] 장외인간 2010.07.12 2711
123403 스티비 원더 콘서트 예매 성공 하셨나요? [14] 진달래타이머 2010.07.12 2592
123402 김제동, MBC 파일럿 프로그램 ‘7일간의 기적’ MC 발탁 [7] 달빛처럼 2010.07.12 2763
123401 올해 여름 곤충에 관해서 [5] 구름그림자 2010.07.12 2174
123400 [바낭질이 하고 싶은 오후] 통증, 래프팅, Yes24 좋은가요? [11] 가라 2010.07.12 1882
123399 품절녀 오늘 처음 배웠습니다 [8] 가끔영화 2010.07.12 3123
123398 현정권에 레임덕 현상이 온걸까요? [5] chobo 2010.07.12 2822
123397 성남시,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 (중앙일보 링크) [1] 호레이쇼 2010.07.12 2113
123396 [기사] 겔럭시 S 나오면 휴가갈줄 알았는데... [4] 레옴 2010.07.12 2644
123395 PiFan 심야상영 선배님들의 충고를 기다립니다! [8] kick&push 2010.07.12 1740
123394 사나이의 의리 - 2010 남아공 월드컵 뒷담화 [4] Jasmin 2010.07.12 2531
123393 소녀시대 태연쨔응...swf(자동재생) [7] 사람 2010.07.12 3933
123392 구로사와 아키라 100주년 특별전에서... [6] 자력갱생 2010.07.12 1907
123391 [듀9] 처세법 질문... [4] 셜록 2010.07.12 1731
123390 저축은행 적금 어떤가요? [11] weitofa 2010.07.12 266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