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빨간머리 앤 시즌3

2020.01.04 21:54

노리 조회 수:2276

시즌3 올라온 건 다들 알고 계실테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시즌1,2보다는 만족스럽지가 않네요. 솔직히 앤 캐릭터가 좀 짜증나요. 시즌2에서도 짜증나는 구석이 있었는데 시즌 3에 와서도 그러네요(...) 앤이 넘 자기중심적으로 느껴져서요. 자기 뿌리를 찾겠다고 매튜와 마릴라 가슴에 못을 박질 않나, 정의감에 쩔어서 정작 피해 당사자 입장은 생각지도 않고요. 자기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궁금증이 충분히 생길법 해요. 근데, 버림받지 않을까 사랑받지 못하는 거 아닐까 전전긍긍하던 지난 시즌의 모습과는 잘 연결이 되질 않네요. (솔까 배가 불렀구만, 이란 생각이;; 눈치보여서 친부모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얘기 잘 못했을 것 같은데. 그만큼 매튜, 마릴라와의 유대감이 단단해져서 쉽게 얘기했겠지만 계속해서 패밀리 어쩌구 하는 거 짜증.) 


리더십도 있고. 학교에서 핵인싸에, 대학도 갔고, 사랑도 성취할 거니까 앤은 뭐, 앞으로 걱정없습니다. 대신에 곁가지로 무거운 이야기가 하나 나옵니다.  시즌3에서 가장 가슴아픈 이야기였습니다. 본토사람들에겐 매우 불편한 소재인데, 때문에 박수를 보냅니다만 마무리를 제대로 안할 거였으면 시즌4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빼는 게 낫지 않았나 합니다. 앤이 멋지게 차려입고 부잣집 응접실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과는 밸런스가 너무 안맞거든요. 어둠컴컴한 데 있는 그 인물이 자꾸 떠올라서요. 이 서사가 결코 동화적으로 전개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판의 미로처럼 한다면 가능할까요?) 애번리라는 페리테일 속 세상에 빠져들기보다는 그 대비로 인한 이질감이 강하게 듭니다. 앤의 성장통이 넘 사소한 것으로 느껴질만큼요. 친부모가 개쓰레기 아닐까, 자존감을 케어하는 그 시간에 누구는 생사가 위험;  근데도 왤케 걸핏하면 세상 망한 것처럼 우는지... 그렇게 불행해보이지도 않는구만.



길버트 같은 애가 앤 바라기하는 모습을 보자니 할리퀸 로맨스를 보는 듯해서 그 점도 크게 감흥은 없습니다만, 이 와중에도 길버트는 참 잘생기고 멋지긴 하군요. 눈빛이 참 촉촉! 시즌3에서 좋았던 건 다이애나였습니다. 원작에서 다이애나는 주인공 절친 포지션말고는 크게 개성이나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지만 드라마에서는 좀더 지분을 챙깁니다. 길버트와 앤보다는 이쪽 얘기가 더 풋풋하고 재밌었어요. 심지어 캐릭터도 앤보다는 다이애나쪽이 더 매력적이더라구요. 관계를 주도하고 욕망에 솔직하고(다이애나가 그걸 좋아할 줄은) 진정한 알파걸... 


시즌3이 끝이지만 팬덤도 강력하고 리뉴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은 거 아닐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정주행 많이 해주세요. 


추가. 

그리고 그 인물을 꼭 그렇게 처리했어야 했나 싶네요. 관련 스토리도 큰 재미는 없었는데, 그렇게까지해서 해당 인물에게 기회를 줬어야 했는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15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76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693
123521 (드라마 바낭) 어쩌다 마주친 그대(스포주의) [1] 왜냐하면 2023.06.21 228
123520 [왓챠바낭] 전설의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이제사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23.06.20 518
123519 아까 복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한 이야기 [2] 가끔영화 2023.06.20 229
123518 프레임드 #466 [4] Lunagazer 2023.06.20 95
123517 엘리멘탈 봤습니다. (약스포) [4] 가라 2023.06.20 517
123516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2] catgotmy 2023.06.20 253
123515 요즘 뉴스들(권경애 변호사, 수능 전문가 윤석열, 가세연 등) [3] 왜냐하면 2023.06.20 535
123514 축구 ㅡ 벨기에 그 콩가루 집안 야그는 계속 이번에는 주장 완장 [3] daviddain 2023.06.20 153
123513 손흥민 ㅡ 알 이티하드/김민재 ㅡ 바이언 &맨시티/이강인 ㅡ 파리 [2] daviddain 2023.06.20 286
123512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 조성용 2023.06.20 497
123511 [워너필소] 샤이닝 The Shining 예매창이 열렸어요. [1] jeremy 2023.06.20 279
123510 듀란 듀란 - 퓨쳐 패스트 콘서트 다녀왔습니다. [4] theforce 2023.06.19 255
123509 [넷플릭스바낭] 뭔가 많이 익숙한 맛의 중국산 웰메이드 로맨스, '먼 훗날 우리' 잡담입니다 [14] 로이배티 2023.06.19 478
123508 눈물의 장점 [4] catgotmy 2023.06.19 219
123507 브루노 마스 현대카드 콘서트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3.06.19 559
123506 내셔널 갤러리 전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3.06.19 334
123505 [넷플릭스바낭] 익스트랙션 2: "좀 더 크고 화려하게"가 성공한 경우 [10] 폴라포 2023.06.19 456
123504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축구 스폰서 daviddain 2023.06.19 239
123503 후래쉬 봤어요 [4] 돌도끼 2023.06.19 279
123502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1] 물휴지 2023.06.19 10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