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에서 먼산님의  리뷰글을 언젠가 읽고 나서 봐야지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제 시즌 투를 끝냈습니다. 


마무리를 할 기회가 주어지지않은채 캔슬된 쇼라서 좀 망설여지긴 했는데, 보고나니 후회가 안될만큼 특별합니다. 


줄거리를 잠시 소개하자면 프레어리라는 젊은 여성이 강물에 투신한 후 겨우 목숨을 건지는데, 사실 그녀는 7년전 실종된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병원에서 깨어난 그녀는 그러나 눈은 보이지만, 어딘가 이상한 상태이고, 돌아간 부모의 집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합니다. 프레어리는 이웃에 살고 있는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 넷과, 그들의 교사와 버려진 집에서 밤마다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자신의 진짜 이름은 OA이고,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면서 말이죠. 


일종의 액자성 구성이죠. 특별할 것 없는 장치인데다가, 사기꾼인가, 실제의 초자연연상인가의 애매모호함, 평행세계론, 구원자가 되는 루저들의 클럽, 예지몽과 코피까지, 닳고 닳은 소재에다가, 주인공 OA를 맡은 역의 배우의 연기력이 좀 안습이라서 보기가 괴로운 장면들이 몇 있습니다. 만듦새가 매끈한것도 아니고, 플롯이나 촬영도 덜컹덜컹합니다. 사정없이 늘어지는 문어체 대화는 사정없이 오그라들게 합니다(음, 그러고보니, 진짜 '문어'도 나오는군요. 오그라듦의 진수를 보여주마라던 장면이었죠).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날것의 힘' 이 느껴지는 시리즈는 드물게 본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나 다른 사람들 눈치안보고, '내가 이런 얘기를 꼭 하고싶었단 말이지, 자 이제 닥치고 들어봐!'라는 느낌이 팍팍 나는데, 그게 또 엄청난 설득력이 있단 말이죠. 그걸로 밀어붙이는 장면들과 플롯이 몇개 있는데, 헛웃음이 좀 나오다가도 그 진지함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수가 없더군요. 아마도 주연배우인 브릿말링이 하고 싶어하는 얘기이고, 그녀가 직접 참여한 각본이라서 그런 열정이 화면너머로 느껴지는 지도.. 


브릿말링의 외모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개성이 거의 느껴지지않는 광고에서 나올법한 '완벽한' 미인의 외모라서 맡은 역과의 기묘한 조화가 좋더군요. 


몇가지 특별한 기타등등들이 있습니다. 브래드피트가 제작자들 중 하나이고, 오피스 , 인사이드 아웃(슬픔이 역)의 필리스 스미스가 교사역으로 나와요. 칼군무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Sia의 뮤직비디오의 안무가가 춤을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한번 보면, 절대 잊을수없고 절로 따라하게 되는 마법의 춤사위죠. 아참, 악당역을 맡은 배우가 얼굴이 익어서 찾아보니 , 무려 해리포터의 루시우스 말포이! (이 인물이 제일 매력적임) 


듀게가 한국말을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어왔던 것이 거의 20년인데, 이제 점점 힘들어지네요. 띄어쓰기는 애초에 포기, 이젠 맞춤법도 막 생각이 안나는 것이 많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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