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적는 게임 글은 몇 년 전부터 싹 다 게임패스 등록 게임들입니다. 



1. 플래닛 오브 라나


 (일단 관심 있으신 분들은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먼저 보시구요.)



 - '라나'는 주인공 이름이고. 게임이 시작되면 평화로운 시골 마을(지구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고 시대도 짐작 불가능한 대충 환타지/SF 세계관입니다만)에서 절친 한 명과 사이 좋게 지내며 살고 있지요. 그런데 거기에 갑자기 외계인인 듯한 것들이 거대한 기계를 타고 우루루 들이닥치고, 마을 사람들을 싹 다 잡아갑니다. 어쩌다 잠시 마을을 떠나 있어서 운 좋게 그 사단을 피한 우리 라나 젊은이가 친구 찾아, 마을 사람들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심플한 이야기구요. 이런 이야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귀여운 괴생명체 하나를 도중에 만나 여행길 동료 삼고 그러겠죠.



 - 그러니까 전형적인 인디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림보'와 '인사이드'가 갈고 닦은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거죠.

 대략 시작부터 끝까지 아무런 대사 없이 진행되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적인 스토리와 전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기본적으론 달리고 점프하고 매달리는 플랫포머 형식에 중간중간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한 '퍼즐 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제시되고, 그 와중에 정말 문자 그대로의 퍼즐도 가끔 나오구요. 진행하다가 가끔 도달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유난히 신경 쓰이는 구역... 들을 열심히 머리 굴려 찾아 들어가면 숨겨진 요소들이 나타나면서 다 모으면 그냥 진행해서는 알 수 없는 세계관의 비밀 같은 게 밝혀지고... 그런 식인데요.



 - 아니 뭐 더 길게 말할 것 없이 깔끔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움직임, 사운드, 배경 그래픽 모두 굉장히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구요. '퍼즐적인 상황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금방 해결책 찾을 수 있으면서 어쨌든 조금씩은 머리를 쓰며 진행할 수 있도록, 그러면서 성취감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정교하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너무나도 무난하게 이 장르 그 자체' 라는 부분인데요. 이런 류의 게임을 많이 안 해 보신 분들이라면 괜찮겠지만 전 이 느낌 때문에 중간에 살짝 질리더군요. ㅋㅋ 다행히도 막판에 가면 나름 신경 쓴 멋진 연출들이 좀 나와서 최종적인 소감은 '어쨌든 좋았음' 으로 마무리했구요.


 그래서 최종 결론은, '림보'나 '인사이드'의 명성에 비할 레벨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장르 게임들 중에 상위권에 넣어줄만큼 괜찮은 완성도의 게임입니다. 이런 장르 많이 안 해보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 많이 해보셨고 좋아하는 분들에게 대충 추천. 그 정도 되겠습니다.



2. 서머빌


 (역시 트레일러부터 들이밀어 보구요.)



 - 젊은 부부와 갓난 아가, 그리고 개 한 마리로 구성된 가족의 오붓한 저녁 시간입니다. 근데 갑자기 콰콰콰왕놩ㅌ이ㅏ야!!! 하는 소리와 함께 뭐가 하늘에서 막 떨어지는데, 외계인입니다. 어찌저찌 난리가 나고 그 와중에 가족들과 생이별한 주인공 아저씨가 가족 찾아 헤매다가 수수께끼의 생명체들을 만나서 초능력도 손에 넣고. 그 능력을 이용해서 막 다 때려부수... 지는 못하고 그냥 주변 환경을 조정해서 역시나 '퍼즐 상황'들을 풀어가며 가족도 찾고 이 사태의 진상도 파악하고 뭐 그런 식의 이야기입니다.



 - 제작진 때문에 출시 전에 기대를 많이 받았던 게임이죠. 제가 자꾸만 언급하고 있는 '림보'와 '인사이드'를 만들었던 제작사에 대표급 제작자 둘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퇴사하고 본인의 회사를 새로 차려 만들어 내놓은 게임입니다. 그래서 '드디어 둘 중 진짜 핵심 멤버가 누군인지 밝혀지겠군' 이라는 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결론은 뭐, 제 생각엔 역시 자기 회사에 그대로 붙어 있는 쪽이 본체가 아니었나 싶네요. ㅋㅋㅋㅋ



 - 바로 위에서 '플래닛 오브 라나'에 대해 했던 설명을 거의 그대로 갖다 붙이면 되는 게임입니다. 다만 차별점이라면 본인이 이전에 만든 게임들마냥 이야기가 어둡고 절망적이라는 거. 그리고 그게 게임 비주얼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서 내내 어두침침하고 잔혹하고 절망적이구요. 막판에 가면 뭔가 되게 스케일 큰 스토리가 급발진을 해서 사람을 좀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그래요.


 아. 그리고 진짜 중요한 차별점은 그게 아니라, 캐릭터의 움직임이 3차원이라는 겁니다. '림보'도, '인사이드'도. 그리고 방금 얘기한 '플래닛 오브 라나'도 모두 2차원 이동이거든요. 근데 이 게임은 공간을 3D로 활용하고 그래서 조금 더 연출도 영화 같고 게임 플레이도 다양해지고 그러는데...

 문제는 그걸 잘 살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ㅋㅋㅋ 괜히 좀 번잡하고. 작정하고 멋부린 연출이 나올 땐 캐릭터가 너무 작아져서 조작이 힘들어진다든가... 하는 살짝 기본에 모자란 부분들이 있어요. 오히려 2차원 조작의 심플함이 그리워질 때가 많더군요. 퍼즐들도 되게 진부한 게 많아서 플레이타임도 짧은 게임인데 체감 시간은 실제 플레이 시간의 거의 두 배 정도 되는 느낌.



 - 암튼 뭐. 뭔가 밑도 끝도 없이 다크하고 거창한 세계관 같은 걸 들이밀기 좋아하는 게 서양 인디 회사들 다수의 특징인데, 전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어차피 책임도 안 질 거 괜히 폼만 잡는다는 느낌이라. ㅋㅋ 그래서 이 게임은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걸 하느니 차라리 '플래닛 오브 라나'를 하시고. 아직 안 해보셨다면 '림보'와 '인사이드' 먼저 해보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림보'는 스토어에서 10$에 팔구요. '인사이드'는 게임패스에 등록 되어 있어서 구독자들은 추가금 없이 플레이 가능합니다. 




 + 덤으로. 두 게임 모두 대략 4~5시간에 끝낼 수 있는 짧은 게임입니다. 



 ++ 참고로 본문에서 계속 언급한 '림보'는 대략 이런 게임이구요



 '인사이드'는 이런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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