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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작년 마지막 날에 본 영화 [원더]는 착한 기성품 드라마였습니다. 이야기와 소재만 봐도 감동 드라마라는 티가 절로 나지만, 영화는 성실한 이야기 전개와 섬세한 캐릭터 묘사 그리고 좋은 연기를 통해 감동을 자연스럽게 자아내고 덕분에 상투적인 결말은 어느 정도 보완되는 편입니다. 하여튼 간에, 본 영화 덕분에 작년 마지막 날을 잘 끝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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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아이 엠 러브]와 [비거 스플래쉬]의 감독 루카 구아다나노의 신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국내에선 [그해, 여름 손님]으로 번역 출판된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1983년 여름, 십대 주인공 엘리오는 미국인 교수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와 함께 이탈리아 북부 어딘가에 있는 그들 별장에서 한가로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는데, 그러던 중 엘리오의 아버지 밑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 올리버가 오게 됩니다. 엘리오는 처음에 그를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지만, 이들이 같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둘 사이에 어떤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고, 영화는 나른하면서도 상쾌한 여름 분위기 속에서 이들의 관계 발전 과정을 세밀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그려갑니다. 출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도 여기에 한 몫 하는데, 본 영화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될 티모시 찰라멧도 훌륭하지만, 본인 기존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아미 해머 그리고 주인공 아버지를 맡은 마이클 스털버그도 상당한 인상을 남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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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 타임]

 [굿 타임]의 주인공 코니는 여러모로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정신지체 장애인인 동생과 자신의 인생 바꾸겠다고 동생과 함께 어설프게 은행 강도를 시도하는 것도 그런데, 계속 꼬여가는 상황 속에서 삽질만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요. 이런 광경을 보는 건 그리 유쾌한 건 아니지만, 시드니 루멧의 [뜨거운 오후]와 마틴 스콜세지의 [특근]을 버무린 것에다가 나름대로의 강렬한 스타일과 분위기를 가미한 결과물은 재미있는 편이고, 로버트 패틴슨의 성실한 연기도 좋습니다. 이 정도면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의 그 뻣뻣함은 잊을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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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만지: 새로운 세계]

 예고편을 봤을 때 별 다른 기대가 가지 않았지만,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의외로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이야기야 처음부터 미리 딱 짜여져 있지만, 그 정해진 경로를 차례차례 밟아가는 동안 영화는 충분한 재미와 흥미를 제공하고 있고, 자신들 캐릭터 설정을 갖고 상당한 재미를 보는 출연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 호흡도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전편인 1995년작 [쥬만지]보다 더 나은 편이고, 그러니 점수를 좀 좋게 줄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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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라이프]

 2006년 여름에 별 사전 정보 없이 [원더풀 라이프]를 EBS를 통해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그저 수수하게 보였지만 상당한 여운을 남기는 수작이었고, 최근 국내 재개봉을 통해 다시 볼 때도 그 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간직하고 싶은 순간 하나를 골라야하는 이야기 속 상황을 보다보면, 인생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참고로, 몇 년 전에 저는 제가 만일 그 상황에 놓였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건가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제 선택은 변함없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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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리 빌보드]

 얼마 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탄 마틴 맥도나의 [쓰리 빌보드]는 미주리 주의 한 작은 마을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밀드레드는 몇 달 전에 자신의 딸을 강간 살해한 범인이 아직도 잡히지 않은 것에 화가 많이 나 있는데, 그러던 중 마을 가장자리에 놓인 빈 광고판 세 개가 그녀 눈에 들어오게 되고, 그녀는 동네 보안관에게 강력한 촉구를 하기 위해 그 광고판 세 개를 빌립니다. 그녀의 노골적이면서도 직설적인 촉구는 당연히 갈등을 유발하는데, 영화는 그 상황을 능란하게 이리저리 굴려가면서 날선 코미디와 진중한 드라마 사이를 수시로 오가고,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그녀를 둘러싼 다른 출연 배우들의 호연은 이를 든든하게 뒷받침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를 예측불허 수준으로 굴려가면서 동시에 상당한 감정적 몰입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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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사이징]

  알렉산더 페인의 신작 [다운사이징]의 이야기 설정은 흥미를 꽤 당기는 편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노르웨이의 한 연구소에서 생명체 축소 기술이 개발되는데, 이는 지구 환경 변화와 인구 증가로 인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됩니다. 돈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던 주인공 폴 사프라넥은 축소된 사람들 동네에서 더 편히 살 수 있는 말을 듣고 아내와 함께 축소되기로 결심하지만, 불행히도 아내가 마지막에 가서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자신만 축소되고, 그는 축소된 사람들 동네에서 그는 편하지만 방향 없는 삶을 보내게 됩니다. 전반부에서 이 과정을 덤덤하게 그려가면서 영화는 간간히 웃음을 자아내지만, 유감스럽게도 영화는 후반부에 가서는 맥 빠진 인상만 줍니다. 폴은 그리 개성 있는 주인공이 아닐뿐더러 그의 드라마는 정말 식상하기 그지없는 백인 남성 성장 드라마이거든요. 물론 페인의 전작들도 같은 부류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더 개성과 재치가 넘치는 편이니 그 영화들을 대신 추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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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

  [인사이드 아웃] 이후 [굿 다이노]와 [도리를 찾아서]에서 약간 주춤했던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코코]는 모범적인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이야기 배경에 걸맞게 멕시코 문화 영향이 다분한 본 영화는 이를 바탕으로 풍성한 시각적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이야기는 단순하면서도 노련하게 감정적 순간들을 이끌어냅니다. 아마 올해 오스카를 탈 주제가를 비롯한 영화 속 노래들은 상당한 인상을 남기는 가운데, 픽사 애니메이션 단골 작곡가들 중 한 명인 마이클 지아키노의 스코어도 근사한 편입니다. 모범적인 수작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지만, 작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인 건 분명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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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 프로젝트]

 이번 주에 국내 개봉할 [탠저린]의 감독 션 베이커의 신작인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배경은 플로리다 주 디즈니 월드 리조트 근처에 있는 모텔입니다. 이곳에서 젊은 어머니와 함께 사는 6살 소녀 무니가 또래 친구들과 함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겪는 일들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는 동안, 영화는 꾸밈없는 순진함과 각박한 현실 사이에서 여러 잊지 못할 순간들을 자아내고, 주연 배우 브룩클린 프린스 그리고 본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윌렘 드포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도 좋습니다. 마지막에 가서 갑작스럽게 분위기 전환하는 게 흠이긴 하지만, 여전히 정이 많이 가는 영화란 점은 변함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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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토냐] 

 피겨 스케이팅에 어느 정도 관심 있으신 분들이시라면 토냐 하딩과 그녀와 관련된 그 요란한 사건을 알고 계실 겁니다. 1994년 1월 6일, 미국 피겨 스케이트 선수 낸시 케리건이 훈련하던 중 누군가에게 갑자기 습격당했는데, 알고 보니 이는 청부 폭력이었고 여기엔 케리건의 경쟁자였던 하딩이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연관되어 있었는지 혹은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는 지금도 분명치 않지만, 이 사건으로 하딩의 경력은 완전 끝장났지요. [아이, 토냐]는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을 제공하지 않지만, 보다 보면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요지경 코미디로써는 꽤나 재미있는 가운데,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이후로 계속 상승 중인 마고 로비가 연기하는 영화 속 하딩은 흥미진진한 주인공입니다. 그녀를 둘러싼 조연 배우들도 든든한데, 특히 앨리슨 재니는 하딩의 혹독한 어머니로써 아주 끔찍하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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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디 버드]

 그레타 거윅의 첫 단독 감독 작품인 [레이디 버드]는 처음엔 익숙한 십대 성장 영화 같아 보입니다. 우리의 십대 고교생 주인공 크리스틴은 어서 빨리 고향인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를 벗어나 좋은 대학 가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고 그런 가운데 그녀는 그녀 어머니와 그 문제로 자주 충돌하지요. 크리스틴이 여러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겪는 동안 거윅의 각본은 느긋한 분위기 아래에서 이야기와 캐릭터에 상당한 개성과 재치를 불어넣는데, 그 결과물은 의외로 많이 신선한 동시에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버무려져 있습니다. 시얼샤 로넌이 [브루클린]에 이어 또 다른 멋진 성장 영화 연기를 선사하는 가운데, 크리스틴의 어머니를 맡은 로리 멧카프를 비롯한 실력파 조연 배우들도 상당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고, 덕분에 상영 시간은 유쾌하게 잘 흘러갔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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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그럭저럭 볼 만한 했던 [메이즈 러너]에 비해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은 밋밋하기 그지없었고, 이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에서도 반복됩니다. 괜찮은 액션 장면들 몇 개는 있긴 하지만, 이야기와 캐릭터는 여전히 평면적인 가운데 식상한 인상만 주니 상영시간 142분이 가면 갈수록 길게 느껴졌습니다. 종착점에 도달하긴 했지만 김빠지니 별 감흥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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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키스트 아워]

 분명 기성품 전기 영화이긴 하지만, [다키스트 아워]는 여전히 재미있는 구석들이 꽤 있는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 속의 윈스턴 처칠은 흥미진진한 입체적인 캐릭터로 묘사되어 있고, 게리 올드먼은 모범적인 오스카 시즌 연기로 우리 시선을 상영 시간 내내 붙잡거든요. 소재상 자동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 [덩케르크]에 비하면 평범한 편이지만, 잘 만든 영화 갖고 괜히 툴툴거릴 필요는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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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디제스터 아티스트]

 제임스 프랑코의 감독/주연작 [더 디제스터 아티스트]를 보다 보면 팀 버튼의 [에드 우드]가 절로 연상됩니다. 그 영화처럼 본 영화도 희대의 졸작을 만든 한 괴짜 영화감독의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거든요. 한데 주인공에 대한 버튼의 존중과 애정 그리고 이해가 절로 느껴지는 [에드 우드]와 달리, [더 디제스터 아티스트]는 그저 별종 인간의 요지경 코미디에 집중하고 있고, 그러니 상대적으로 좀 얄팍한 인상을 줍니다. 프랑코와 다른 출연 배우들 덕분에 많이 낄낄거리면서 봤으니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약간 찜찜하긴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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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기예르모 델 토로의 신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좋아할 점들이 많은 영화입니다. 여느 델 토로의 작품들처럼 영화는 풍성한 디테일들로 가득한 가운데 기술적으로 나무랄 구석이 없고, 본 영화로 오스카 후보에 오를 샐리 호킨스와 그녀를 둘러싼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판의 미로]만큼이나 강렬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상당한 매력이 있는 수작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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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ty of Ghosts]

  다큐멘터리 영화 [City of Ghosts]는 시리아 시민 저널리스트 단체 “Raqqa Is Being Slaughtered Silently” (RBSS)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2014년 시리아의 중요 도시들 중 하나인 라까가 ISIS의 중심부가 되자, RBSS 멤버들은 수많은 위험들을 무릅쓰고 ISIS의 온갖 만행들을 전 세계에 알려왔는데, 당연히 곧 그들은 ISIS의 위협을 받게 되고 다큐멘터리는 매일 항상 신중해야 하는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잡아냅니다. 몇 달 전 라까가 수복된 걸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본 다큐멘터리는 상대적으로 덜 절박하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라스트 맨 인 알레포] 못지않게 중요한 시리아 내전 다큐멘터리인 건 분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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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

 아론 소킨의 감독 데뷔작 [몰리스 게임]은 [미스 슬로운]과 절로 비교됩니다. 두 영화 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을 맡은 것도 그런데, [몰리스 게임]의 주인공 몰리 블룸은 [미스 슬로운]의 주인공과 겹쳐지는 구석들이 상당히 있지요. 영화는 [미스 슬로운]보다 개성이 상대적으로 더 강한 편인데, 그 이유는 당연히 [소셜 네트워크]나 [스티브 잡스] 못지않게 빠르고 유려한 대사들을 팍팍 날려대면서 이야기를 노련하게 굴려가는 소킨의 각본에 있습니다, 후반부에 가서 캐릭터를 직접 설명하려다보니 김이 빠져가는 게 아쉽지만, 차스테인의 좋은 연기가 영화의 단점들을 잘 보완하는 편이니 140분 상영시간이 금세 지나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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