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가이드, 생파)

2018.04.13 05:51

여은성 조회 수:776


 1.예전에 일기에 쓴 '쵸커'를 기억하나요? 가수가 꿈이고 캬바쿠라는 생계를 위해서 나온다...고 언급됐던 쵸커 말이죠. 그야 아무도 기억 못하겠죠. 휴. 내 일기가 마블 유니버스는 아니니까요. 


 

 2.어쨌든...2월인가 시도한 듀게 생파가 성사되어서 간 가게에 쵸커가 있었어요. 가게의 사장은 그동안 두번 정도 가게를 옮겼고 사장이 거느리고 있던 직원들도 모두 없어져 있었어요. 그동안 가게를 이전하며 모두 뿔뿔이 흩어진 거죠. 쵸커와 또다른 직원 한 명만 빼고요. 분명 내 기억에 쵸커는 20대 극초반이었는데, 어느새 28살이 되어 있었어요. 놀라는 내게 쵸커가 말했어요.


 '나도 오빠가 3n살이라니 믿겨지지가 않아. 처음 봤을 땐 완전 애기였는데.' 


 쵸커의 말을 들으니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어요. 시간이 천천히 끓어가는 물처럼 우리를 서서히 부패시키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어서요.



 3.전에 썼듯이 호스티스들은 노래부르는 걸 좋아해요. 이상할 정도로요. 쵸커가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하면 밴드를 불러 줄 셈이었는데 쵸커는 밴드 얘기를 꺼내지 않았어요. 그래서 가수 일은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묻자 쵸커는 이제 음악으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꿈은 접었다고 대답했어요. 


 하긴 내가 쵸커여도 이딴 술집에서 노래부를 마음은 안 들 거예요. 그렇게 갈고닦아온 실력...재주를 아무도 집중해서 듣지 않는 곳에서 선보이는 건 모욕적인 일일 테니까요. 가수의 꿈을 접기 전이라면 부를 수도 있겠지만 접은 후에는 오기가 나서 더더욱 안 부를 것 같아요.



 4.휴.



 5.잘 모르겠어요. 나는 쵸커가 가수가 안 되면 자살할 줄 알았거든요. 왜냐면 몇년동안 늘 음악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쵸커를 봐 왔으니...음악을 포기한 버전의 쵸커는 그날 처음 본 거니까요. 


 앞으로 이곳에 오면 음악을 포기한 쵸커를 매번 봐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우울해졌어요. 그래서 쵸커가 안 나오는 날을 알아두기 위해 어느 요일날 나오냐고 묻자 '이젠 매일 나와.'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더욱 슬퍼졌어요.



 6.이 세상에 쵸커를 고정해주는 쐐기는 뭘까...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았어요. 음악을 그만둔 지금은 누군가의 딸로서 살아가는 건지 누군가의 여자친구로 살아가는 건지...뭘로 사는 걸 자신의 쐐기로 여기는지 궁금해서요.


 

 7.하아...나의 쐐기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으로선 뭐 그냥 살고 있는 거죠. 아직은 생명의 힘이 꽤나 넘치니까 그냥 살아도 돼요. 온갖 종류의 욕망이 한번 자고 일어나면 리필되어 있고, 또한번 자고 나면 또다시 리필되어 있으니까요. 욕망을 가이드 삼아 따라가며 시간을 보내도 그럭저럭 살 수 있는 시기죠.


 하지만 욕망이라는 가이드가 사라져 버리면 그땐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외국의 도시에 혼자 남겨진 아이처럼 되겠죠. 나는 다른 가이드를 알아두지 않았기 때문에...그때가 되면 혼자가 될 거예요. 혼자서는 도저히 잘 살아낼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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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오늘이 됐지만...내일(금요일)은 뭘하죠? 생일 파티라도 할까요? '나는 그동안 여길 한번 가보고 싶었어! 그런데 마침 네 생일 파티 장소로 딱일 것 같은데 같이가자!'라고 할만한 곳 있으면 말해주셔도 좋아요. 서울 안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2명만 모이면 해보죠. 다음 번 일기에 써보겠지만 나는 아는 게 별로 없거든요.


 묘하게 꽃가루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해요. 꽃가루 알레르기가 시작된 것 같으면 자고 일어나서 병원에 가서 약을 타와야겠어요. 금요일날 타두지 않으면 주말 내내 힘들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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