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곤지암 / 램페이지 /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봤어요


1. 곤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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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개봉 초기에는 그리 끌리지 않았던 영화인데 평이 갈리긴 해도 많이들 보길래 호기심이 생겨서 봤어요.

그런데 이 영화를 파운드 푸티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프롤로그의 고등학생들 이야기라면 모를까, 배경음악까지 사용하면서 거의 대놓고 연출과 편집이 느껴지도록 한 이 영화를, 기존에 파운드 푸티지라고 부르던 영화들과 똑같이 분류할 수 있나 모르겠어요. 뭐 대개의 모큐멘터리가 알고도 속아주는 기분으로 보는 거긴 하지만, 이정도 되면 일반적인 페이크 다큐멘터리 보다는 극영화의 성격이 많이 들어간, 스포츠로 치자면 짜고 치는 프로레슬링 정도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뭐 얼마나 실제처럼 보이느냐 그런 걸 가지고 이 영화를 까려는 건 아니고,

대놓고 연출 티 나는 모큐멘터리라고 해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는 있겠죠. 그런데 영화는 예고편만 봐도 예상되는, 블레어위치 이후 여러 공포영화에서 울궈먹은 플롯이 그대로 반복될 뿐만 아니라 고프로 같은 장비를 이용한 시도들도 그다지 참신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다만, 드론을 이용한 영상이 이 장르에서 사용되는 건 처음 본 것 같은데 그나마 효과적으로 쓰이진 못한 것 같네요.

정감가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는건.. 뭐 장르 특성상 이해가 된다 해도, 돌아가는 상황이 심각하게 이상해진 이후에도 팀원들을 속이고 무모하게 진행하는 돈독오른 민폐 캐릭터 클리셰는 짜증을 심하게 유발하더군요.


여하튼 영화 자체는 큰 감흥을 주지는 못하였고, 영화 관람하는 와중에 일어났던 일이 좀 더 인상적이었네요ㅎ

일단 심야영화였고, 예매할 때까지만 해도 늦은 시간에 10자리 이상 차 있길래 역시나 인기가 많구나 했는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나니 영화관에 저 혼자더군요. 이전 맥스무비 같은 예매 싸이트가 한창이던 시절처럼 배급사에서 유령관객(?)을 채워넣은 거라 혼자 음모론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어찌됐든 혼자 대관한 기분 좋다며 즐기고 있는데, 중간 영화 클라이맥스 즈음 해서 바로 뒤에서 뭔가 질질 끄는 소리가 들리면서(!!) 뒤통수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ㅠㅠ 소스라치게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검은 형체가 유유히 멀어지는.... 알고보니 청소하시는 아저씨가 사람 없는 줄 알았는지 영화 중간에 쓰레기 봉투를 끌면서 제 뒤로 지나간 거더군요ㅠㅠ 나름 새로운 경험이었다는..어이 없는 이야기;



2. 램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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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인 존슨이 언제나처럼 더락을 연기하고, 적절히 웃기면서 많이 때려부수는 영화....를 모두들 기대하면서 영화관에 갔을 테고 기대를 져버리지 않습니다ㅎㅎ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만화같고 플롯도 구멍이 많지만 CG나 액션 시퀀스의 구성, 리듬감이 좋았고 고릴라 조지가 나름 귀엽더군요.


게다가 반가운 조역들도 많았어요. 조 맹거넬로는 깜짝 놀랐는데 요새 데스스트록으로 주목받은 것도 있고 좀 비중이 있는 역인가 했더니 아쉽더군요.

껄렁한 카우보이 스타일 요원 제프리 딘 모건의 캐릭터도 처음 등장할 땐 스테레오 타입의 정부요원일 줄 알았는데 나름 매력이 있었어요.


Rotten tomatoes의 총평은  "Rampage isn't as fun as its source material, but the movie's sheer button-mashing abandon might satisfy audiences in the mood for a brainless blockbuster." 인데,

전 brainless blockbuster에는 공감하지만 솔직히 단순히 괴물 세 마리 나와서 건물 부수는 고전게임을, 엉성하긴 해도 온전한 플롯을 가진 영화와 비교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ㅎㅎㅎ



3. 콰이어트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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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나 영화의 진행에 있어서 샤말란의 "싸인"이 연상되더군요. 심지어 옥수수밭 배경도 비슷ㅎㅎ

물론 이 영화만 가진 몇몇 아이디어가 서스펜스를 극대화시켜주었고, 감정적으로 크게 울림이 있는 장면을 만들어 주어서, 평론가들 평이 괜히 좋은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농아 역할을 한 밀리센트 시머스는 조엘 에저튼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찾아보니 두사람이 전-혀 관련 없었고ㅎㅎ,  대신 배우가 실제로도 농아라는 걸 알았네요. 듀나님 영화평에도 있지만요.

배우들이 에밀리 블런트, 존 크라진스키는 물론이고 아역배우들까지 모두 연기가 좋았는데 특히 밀리센트 시머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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