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드디어 졸지 않고 영화관에서 다 관람했습니다.

옛날에 아주 대차게 꿀잠을 잔 적이 있어 이 번에 보면서 그 때는 언제부터 자고 언제 깼나 했더니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처음 울려 퍼진 뒤 1분도 안되어 꿈나라로 떠나서 정확히 주인공 중 한 명인 보먼이 초광속 이동하는 중간에  깼습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아무리 느려도 영화관에서는 그렇게 큰 소리로 울리는데 숙면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다니...

이번에도 음악 시작 후 1분 쯤 지나 눈이 감기고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정말 버텼습니다. 정신력으로!ㅠㅠ


작년에는 <해탄적일천>, <드라이브 마이 카>를 봤는데, 영화가 좋은 건 알겠지만 큰 재미는 없어서 좀 지루했는데,

이 두 편도 두 눈 똑똑히 뜨고 봤습니다.

image.jpg

그 게 뭐 별 거냐 하시겠지만 두 편 다 제 앞 좌석의 사람은 영화 시작 후 얼마 안되어 끌날 때까지 미동도 없어서

제 자부심은 더 커졌습니다. ( 너무 안 움직여서 좀 무서웠을 정도- 옆에 일행이 생사 확인 좀 해보시지 )


<해탄적일천>은 상당히 놀라운 영화더군요. 1983년에 남자 감독이 어떻게 이런 영화를 찍었는지-

아니면 2023년까지 오도록 특히 성평등 면에서 사회 전반의 발전이 지독하게 더디거나 아예 퇴행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약스포)











아버지 말 안 듣고 집 나가서 연애 결혼 하더니 결국 파경에 이르게 되는 딸이 어머니에게 사과를 하던가?하는 

막바지 부분에서 어머니가 "ㅉㅉㅉ 내 그럴 줄 알았다~~~~~" 이러고 꼭 핀잔을 줄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반가사유상 마냥 빙긋이 웃기만 합니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만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자기 선택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아니 인생 살이에 맞고 틀리는 게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는 걸 오래 전에 깊이 깨달은 사람의 표정이었습니다.















예술 영화 재개봉이 자주 있으니까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도 언젠가 하겠죠?

그 때도 도전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진짜 영화 시작 1분 만에 졸도( 졸았다 아닙니다 )하여

끝나기 1분 전, 집이 불에 활활 탈 때 깼습니다. 아니 어떻게 기특하게 엔딩크레딧 올라가기 전에 깼을까?

신비한 생체 시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1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6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92
123406 국가적 자부심이라는 게 무의식적으로 정말 굉장히 센가봐요 [3] Sonny 2023.06.09 433
123405 그럼 다른 얘기를 해보죠. [11] 갓파쿠 2023.06.09 383
123404 한국인들만 있는 커뮤니티에서 한국인들한테 인종차별에 대해 묻기 [13] Sonny 2023.06.09 607
123403 한국은 인종차별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심한 나라인가? [25] 갓파쿠 2023.06.09 530
123402 한국이 심한 건 인터넷 워리어 같아요 [9] catgotmy 2023.06.09 334
123401 메시, 마이애미로 간다네요 [4] theforce 2023.06.09 179
123400 국내에서 리사 인기가 4위인게 인종차별? [14] 갓파쿠 2023.06.09 706
123399 [왓챠바낭] 좀 특이한 복수극 영화 두 편, '복수의 밤'과 '늑대들' 잡담 [4] 로이배티 2023.06.09 255
123398 프레임드 #454 [4] Lunagazer 2023.06.08 99
123397 프렌즈 시트콤 시즌1 catgotmy 2023.06.08 221
123396 손오공 탐험기 [1] 돌도끼 2023.06.08 200
123395 헐 케인 레알 이적 임박설 [6] daviddain 2023.06.08 199
123394 한국에서의 인종차별 [42] 잘살아보세~ 2023.06.08 1105
123393 못생김 너머 [4] 가봄 2023.06.08 376
123392 엘비스 30 #1 Hits [1] catgotmy 2023.06.08 93
123391 노화된 커뮤니티의 독성 [12] Sonny 2023.06.08 647
123390 인어공주 보다 중간에 나온 이야기 [15] 분홍돼지 2023.06.08 804
123389 레알 마드리드, 주드 벨링엄 영입 합의 [2] daviddain 2023.06.07 124
123388 [웨이브바낭] 정겨운 그 시절 블랙 코미디, '겟 쇼티'를 봤습니다 [11] 로이배티 2023.06.07 327
123387 Killers of the flower moon 읽기 시작 [2] daviddain 2023.06.07 23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