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고수들의 착각

2013.07.09 19:38

bete 조회 수:7495

나름 회사에서 오랫동안 엑셀과 씨름했고 앞으로도 그럴 사람입니다.
엑셀 최고수는 아니지만 감각은 있다고 자부하구요.
엑셀이야말로 희대의 발명품이고 IT가 인류에 기여한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자칭 엑셀 고수라고 하시는 분들 보면
남들이 잘 모르는 함수를 쓰거나
매크로와 비주얼 베이식을 자유자재로 써서 현란한 효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는 그것이 엑셀을 잘 쓰는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대다수 엑셀 고수들이 착각하시는 것이
엑셀을 마치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듯이 접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엑셀은 업무 도구이지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거든요.

프로그래밍 언어는 개발자만 다루고 아무리 복잡하게 만들어도
개발자 자신이 이해할 수만 있으면 족합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하는 사람과 그 산출물을 이용하는 사람은
분리되어 있으니까요.
이럴 경우에는 프로그래밍이 정교해질수록 이용자의 만족도 높아지겠죠.

엑셀이 프로그래밍 언어와 다른 것은 엑셀의 사용자는
산출물을 이용하는 동시에 산출물의 설계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엑셀로 만든 산출물은 나도 쓰고 내 동료도 쓰고 선임자와 후임자가 다 같이 씁니다.
매크로나 비주얼베이직으로 파워풀하게 구현한 엑셀 파일을
이용자가 이해를 못하여 사장되는 경우를 일하면서 자주 봤습니다.

그래서 생긴 엑셀에 대한 제 나름의 관점이 있는데요
엑셀 산출물은 무조건 단순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 직장에서는 vlookup 이상은 모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에요.
그들에게 매크로로 범벅이 된 엑셀 파일은 다루기 버거울 뿐입니다.

따라서 제가 보는 엑셀의 진정한 고수는
동일한 기능을 최대한 단순한 함수와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엑셀의 고수가 만든 파일은 일반인이 보기에 그다지 대단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엑셀에 대하여 진정 깊은 이해를 하는 사람만이
엑셀 파일을 쉽게 만들 수 있죠.
일반인이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능력자입니다.

위대한 연설가는 현학적인 미사여구를 피하고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을 쓴다고 하죠. 엑셀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ps) 그래도 엑셀의 고급기능을 알고 싶은 분은 피벗테이블을 공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엑셀의 가장 파워풀한 기능은 매크로가 아니라 피벗 테이블이라고 감히 주장합니다. 저는 피벗 테이블만 제대로 마스터해도 엑셀을 전문가 수준으로 이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함수에서는 어려운 함수들까지 굳이 배울 필요는 없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index,match 함수 조합은 그나마 알아두면 좋구요,
나머지 함수들은 그 때 그 때 찾아서 쓰면 된다고 봐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험입니다.
감각은 결국 경험에서 오는 것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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