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바닷가, 번개)

2018.05.29 03:15

여은성 조회 수:855


 1.금요일날 말했죠. 내게는 이런 상황에 대비한 계획이 있다고요. 그 계획은 잘 맞아떨어졌어요. 앞으로 3개월은 아무 생각없이 재수없는 놈으로 살 수 있겠다 하는 마음에 들떴어요. 아침에는요.



 2.그러나 밤거리에 나가서 잠깐 헤매고 그냥 돌아왔어요. 혼란과 광란이 이미 일상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게 느껴져서요. 그래서 재미가 없어요. 비일상이 아니라 그게 곧 일상이 되어서요.



 3.전에 썼던 ss를 기억하나요? 이미 1년도 넘었군요. 거의 언급되지 않았지만 ss는 듀게 일기 유니버스의 엄청나게 많은 일에 관여되어 있죠. 듀게 일기 유니버스란 게 있다면 말이죠. ss를 볼 때마다 아내의 유혹에서의 민현주 사장의 대사가 떠올라요. 민사장은 그녀의 구제불능 딸인 민소희가 사고를 칠 때마다 다음과 같은 대사를 하죠.


 '아아, 소희야. 대체 너를 어쩌면 좋니?'


 라고 말이죠. 당시에는 Meme처럼 장난스럽게 여긴 대사지만 요즘은 ss를 볼 때마다 그 대사가 떠오르곤 하죠. 물가에서 뛰노는 아이를 보는 것 같거든요. 물론 그녀는 내 딸이 아니니까 자주 보진 않아요. 하지만 한동안 눈을 돌렸다가 다시 보면 그녀는 아직도 물가에서 뭍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요. 


 나는 궁금해요. ss가 뭍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건지 아니면 어느날 바다의 밀물이 자신을 집어삼켜서 바다로 데려가주길 원하는 건지 말이죠. 그녀는 바다도 뭍도 아닌 중간쯤에 그냥 서서 살아가는 거죠.


 누군가는 ss와 나의 처지가 비슷한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아니예요. 나야 광란과 혼란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거든요. 그냥 어느날 마음을 먹으면 되니까요.



 4.휴.



 5.ss가 바닷가에서 뛰노는 아이인지, 바다가 자신을 데려가주길 원하는 아이인지...몰라요. 아마 본인도 모르겠죠. 이렇게 쓰면 ss의 신세가 몹시 안 좋은 것 같지만 그건 아니예요. 모델도 하고 있고 몇년 전에 ㅈㅎ이란 자-여러분 중 아마도 90%가 아는 그 ㅈㅎ-에게서 3억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나는 그게 그녀의 767가지 거짓말 중 하난 줄 알았는데 크로스체크해본 결과 거의 진짜 같아요. 


 요전에는 ss가 관둔 가게에 오랜만에 놀러가서 그녀의 이야기를 꺼내 봤어요. ss의 평판이 나쁜 건 알지만 그녀를 좋게 본 동료가 한명쯤은 있지 않을까 궁금해서요. 그러나 ss의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가 입을 모아 ss를 욕하기 시작했어요. 하긴 그럴 만도 하죠. ss는 새벽2시쯤 되면 얌전히 퇴근하는 대신 매니저에게 가서 '나 이제 이딴 데 안 나와. 그러니까 오늘까지 일한 거 돈 줘요.'라고 난리를 쳤다가 다시 생글생글 웃으며 출근하는 걸 반복했으니까요. 



 6.하아...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 우물 속에서 살아야 하는 신세예요. 새로운 친구는 이제 필요가 없어요. 새로 뜯어서 한 번 쓰는 일회용품같은 사람이 좋죠. 딱 한번 보고 마는 사람들 말이죠.


 왜냐면 전에 썼듯이 대부분의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특별함은 '낯설음'이거든요. 낯선 사람으로 있을 수 있는 기간...사람마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지만, 결국 낯설음이 느껴지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끝이죠.


 뭐 반대로 나도 누군가에게 일회용품인 게 좋아요. 왜냐면 전에 썼듯이...계속 만나게 되면 측면이 아니라 총체를 내보여야만 하거든요. 그리고 그건 내게도, 상대에게도 짜증나는 일이죠. 



 7.심심하네요! 뭐든 먹고 싶네요. 스테이크 먹으러 울프강도 가고싶고 장충동에서 빙수랑 샴페인도 먹고 싶어요. 시그니엘에서 샴페인도 먹고싶고. 동리엇에서 샴페인도 먹고싶고. 써놓고 보니 다 샴페인이네요. 사실, 난 맛집이나 괜찮은 가게를 잘 몰라요. 낮에 나갈 일이 없거든요. 주워섬기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맨날 거기가 거기죠.


 아 아닌가...솔직이 말해서 가게에 가는 건 짜증나요. 왜냐면 가게는...앉아있어야만 하잖아요! 그곳이 술집이든 맛집이든, '앉아있어야' 한다는 시점에서 가게란 곳은 이미 편한 곳이 아니죠. 한잔하든, 뭘 먹든 호텔이 나아요. 반얀트리나 동리엇 방 잡아서 번개하고 싶어요. 내일(화요일)번개할 분들 없나요. 1명만 와도 번개해요. 다만 번개에 1명만 오면 그냥 서울 어딘가에서 빙수랑 한잔...아니면 고기나 썰어요. 구스테이크는 새벽 1시까지 하니까 널널해요.





 -------------------------------------------





 이렇게 막 번개를 쳐놓는 건...한동안은 캬바쿠라에 가지 않으려고요. 거기서 일하는 녀석들이 유사 여친이 아니라 유사 딸처럼 느껴지거든요. 

 

 어떤 사람은 '여친과 딸의 차이가 뭐지?'라고 물을 수도 있겠네요. 돈을 주고 보는 여자에게 연민이 느껴지지 않으면 여친이고 연민이 느껴지면 딸인 거죠. 한데 이렇게 써놓고 당장 내일 갈 수도 있고요. 기분 같은 건 한 시간에 몇번씩도 바뀌거든요. 번개가 안열리면 갈 데가 없기도 하고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1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34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097
123435 떡볶이가 더 낫냐, 햄버거가 더 낫냐(?) [32] K  2012.09.11 6256
123434 동경소녀 뜻은? [4] 소닉 2012.02.17 6255
123433 인터넷 하면서 봤던 황당한 꼬라지들. [31] 스위트블랙 2012.07.19 6254
123432 강남의 신흥 폭력조직, 흰양말파 검거 현장外 [11] 한여름밤의 동화 2010.12.18 6254
123431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는 것들.. [15] being 2010.09.03 6254
123430 나이가 좀 있는 여자의 선이란... [13] 엘시아 2013.04.29 6253
123429 역시 류승완감독이 베를린 일부러 역으로 갔군요. [7] 자본주의의돼지 2013.01.27 6253
123428 [펌, 단독] 정우성, 이지아랑 파리에서 비밀 데이트… 둘이 사귀나? [16] 黑男 2011.03.11 6253
123427 이승기는 대단히 성실해요. 성실함 이라는 덕목. [18] being 2011.01.08 6253
123426 안철수씨는 이효리가 누군지 모르는군요 [9] 가끔영화 2011.01.29 6250
123425 아 참, 인셉션 자막에서 잘못된 부분이 하나 있더군요. [11] mithrandir 2010.07.21 6250
123424 엘사/아나 초기버전 ? &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 [5] Diotima 2014.02.05 6249
123423 기사) 일베하는 20대의사의 변 [24] a.앨리스 2013.06.06 6249
123422 철수씨... 그래서 난 당신이 싫어...-_- [25] hermit 2012.10.19 6249
123421 전현무 아나운서의 스펙이 화제라는군요 [13] 허기 2010.12.13 6248
123420 냄새에 민감해서 괴롭습니다, [15] 점점 2011.03.25 6246
123419 요새 SWP 성폭행 사건으로 난리네요 [16] 닌스토롬 2013.01.23 6246
123418 여은성님이 말씀하신 최소한의 예의에 대한 답글입니다. [57] 알베르토 2013.11.04 6245
123417 샴푸의 차이가 좀 크군요. [26] poem II 2013.07.23 6244
123416 가나의 미친 영화 포스터들 ( 클릭 주의 - 다소 잔인하고 폭력적인 이미지가 있음, 스압 ) [16] cadenza 2013.02.10 624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