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주 어릴때부터 영화비디오를 모으기 시작했었어요. 당시는 vhs였죠.

vhs는 모으는 맛이 있었어요. 일반인들에게 거래하는 품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원하는 영화를 사기 위해선 비디오가게에 가서 가게주인과 흥정을 해야합니다.

그렇게 파는 중고 vhs는 일반적으로 많이 빌려가지 않는 것, 팔아도 되겠다 싶은 것들이어서 가격도 쌌어요.

그렇게 책장 한켠에 vhs가 수백개 차곡차곡 쌓이는게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금방 dvd로 넘어가더라고요.

dvd 초창기였던 2000년부터 엄마 돈을 훔쳐서 dvd를 사기 시작했는데, 이때도 좋았어요. 해상도도 그렇지만 화면비가 달라지면서 vhs에서는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잘리고 확대되어 뭔가 더 긴장감이 느껴지는 vhs의 느낌도 좋지만, dvd의 화면은 이게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죠.

레이져디스크를 이용하던 유저들이 온라인상에서 그렇게 자랑하던 스페셜피쳐도 포함되어 있었고요.   

그런데 vhs만큼 모으지는 못했어요. 발품팔아 광물캐듯 좋은 영화를 찾고, 싼값에 가져오는 그런 맛이 없어서 그랬던것 같아요. 곧 떨이판매가 이뤄졌지만 대체로 정가 모두 주고 구매를 해야하는데 제겐 좀 벅찼거든요.


그래도 vhs가 십수년을 군림했던 것처럼 dvd도 오래갈 줄 알고 찬찬히 모아야지 했는데.. 너무 금방 사라지더라고요. 부흥한번 못하고 사라지고 어느새 블루레이라는게 나왔어요.

이쯤 되니까 뭔가 모으는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디스플레이도 발달하면서 해상도는 한없이 높아지는데 이전 포멧들을 거기에 재생시키면 좀 참기 힘든 화면이 나왔죠.


그래서 블루레이는 완전히 건너 띄었어요.

선물받은것, 그래도 몇개 구입해본 것 해서 20여개가 있는데...재생해본건 손에 꼽을 정도..


불법자료와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맞서는 2차 판매 판권 시장이 가치가 있으려면 해상도를  스탠다드 tv 해상도보다 한단계씩 높여야 할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uhd가 주력이 되가는 지금 시점엔 8k로 마스터링된 블루레이를 팔아야...아직 4k자료도 불법다운로드하기엔 벅차고, 스트리밍서비스는 그보다 늦고요. 그런것들에 비해 차별되는 보존가치가 있어야 구입을 할것 같은데...너무 유저입장인가요?

왠만한 상업영화들은 6k 이상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고, 기존 필름영상들을 8k로 마스터링하는데도 큰 문제는 없고...8k 디스플레이가 보편화 될때까지, 그리고 인터넷 망의 속도가 지금의 10배가 되어 수십~백기가 짜리 파일을 받는데 부담이 없는 시대가 오려면 좀 시간이 걸리잖아요.

어차피 블루레이 사는 사람들은..소장을 위해 구입하는 알짜배기들만 남았는데..선점적으로 진행하면 안되나...그렇게 하면 소모적이려나...


4k블루레이는 근래 간간히 나오더라고요.지금부터 다시 모으는걸 시작할까 말까..고민하다가 뻘소리 써봅니다. 8k면 당장 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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