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요즘 mbc케이블채널에서 보고또보고를 연속방영하고 있어요. 생활소음으로 쓰기에 좋을 것 같아서 늘 틀어놨죠. 그리고 그건 오산이었어요. 보고또보고는 생활소음으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재밌으니까요.


 사실 가만히 보면 이 드라마는 말도 안 돼요. 진짜...잭바우어나 스컬리가 보고또보고의 세계에 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잭바우어의 기준에서 보고또보고의 사람들만큼 심각해지려면 아랍 테러리스트가 핵폭탄을 이미 손에 넣고, 조립을 끝마쳤고, 이제 폭발만 시키면 되는 단계까지 왔어야 해요. 그리고 스컬리의 기준에서 저정도로 심각해지려면 '눈을 떠보니 외계인의 우주선 안'이어야 하고요.


 한데 보고또보고의 세계엔 그런 게 없어요. 고문도 납치도 살인도 없다고요. 핵폭탄을 터뜨리려는 테러리스트도 없고 우주선을 둘러싼 정부의 음모도 없죠. 



 2.한데 테러리스트나 외계인 같은 게 없이도 보고또보고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단 말이죠. 잭바우어나 스컬리라면 5초도 고민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가지고 월이나 년 단위로 고민하는 게 가능한 사람들이란 말이예요. 보고있자면 매우 답답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가 재미없느냐? 그건 아니예요. 아니 사실, 보고또보고가 재미없었다면 당시에 그렇게 욕을 먹어가며 연장에 연장을 거듭했을 리가 없잖아요. 


 아니 그런데 진짜...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싸우는데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미친듯이 심각하단 말이죠. 마치 슈퍼마리오가 벽 하나를 뛰어넘으면 다음 벽이 등장하는 것처럼,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계속해서 사람들이 벽이 되어 나타나요. 누군가와 누군가가 결혼하려고 하면, 반드시 누군가가 그것을 가로막는 벽이 되어 나타난단 말이죠. 


 그리고 그 이유는 별게 없어요. 그냥 직업이 마음에 안 들어서...심지어는 사주가 별로라서...이런 정신나간 이유들을 진지하게 들이밀며 사람 앞길을 가로막는단 말이죠. 그런데 재밌어요.


 어쨌든 보고또보고에선 한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죠. '겹사돈의 완성은 얼굴.'



 3.블랙미러의 스트라이킹 바이퍼즈도 봤어요. 이걸 보면서 나는 꽤나 내가 상식인이 됐다는 걸 느꼈어요.


 한 3년 전이었다면 이상해했을 거거든요. '앤서니 마키는 왜 회사에 다니는거지? 부자 절친이 심심해하는데, 저 친구가 마키한테 돈을 주고 대신에 매일 같이 놀아주면 되잖아? 그럼 서로의 니즈가 맞는거잖아? 어차피 친구 사인데 쪽팔릴 것도 없잖아.'라고요.


 하지만 절대로 사람 사이가 그런식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이젠 알아요. 차라리 남자와 여자 사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남자와 남자...여자와 여자 사이에는 절대로 허물없이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걸 잘 몰랐어요. 


 '원래 그런 거래가 가능한 수준의'절친이었더라도 그런 거래가 일어나는 순간 그들은 친구 사이가 아니게 되는 거겠죠. 어쨌든 스트라이킹 바이퍼즈는 좀 밍숭맹숭했어요. 서로간의 계급 갈등이나 성향에 관한 얘기를 깊게 풀어낼 수도 있었을텐데 별 갈등이나 상처 없이 무난하게 해피엔딩행.



 4.휴.



 5.한데 궁금한게 저렇게 하는 사이버섹스는 누가 하든 비슷하지 않을까요? 왜 저렇게 앤서니마키에게 집착하는 거죠? 


 왜냐면 묘사로 보아, 게임 속에 들어가는 순간 최고 수준의 신체능력을 얻는 거잖아요? 다쳤던 무릎이 멀쩡해지고 점프로 수m를 뛰는 걸 보면 발기력이나 강직도나 회복력까지도 게임 캐릭터랑 똑같이 맞춰지는 걸테니까요.


 음 아닌가? 모두의 신체 능력이 똑같이 맞춰진 시츄에이션이니까 오히려 더 스킬이 중요한 걸까요? 어쨌든 스트라이킹 바이퍼즈X의 발매가 시급하네요. DLC같은 건 혐오하지만 스트라이킹 바이퍼즈X라면 코스튬이나 아바타 DLC를 얼마든지 지를 수 있을거예요. PS5가 곧 나온다는데 한번 기대해 보죠. 빨리 스트라이킹 바이퍼즈X가 나와서 현실의 여자에게 돈을 쓸 필요가 없어져야 할텐데 말이죠. 



 6.넷플릭스의 슬래셔도 재밌게 봤어요. 사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개연성 따지는 건 우습지만 그래도 나는 한번 따져보곤 해요. 저 정도의 살인을 저 정도의 텀으로 저 정도의 성공률로 실행한다는 거...정말 엄청난 능력을 가져야만 가능한 거잖아요? 범인이 밝혀졌을 때 정말 저정도의 능력을 갖춘 인물인가, 납득이 가는 인물인가가 궁금해질 정도로요. 아니 솔직이, 저 정도까지 압도적인 유능함을 보여줬다면 범인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 김이 빠지면 안 되죠. 적어도 얼마간의 납득은 될 정도로 유능한 사람이어야 해요.


 1, 2시즌의 범인은 초인적인 능력이 나름 납득이 가요. 한데 3시즌은 글쎄요. 저 정도의 실력을 가졌으면 진작에 백만장자가 되었을 솜씨인데 왜 찌질하게 살고있는건지? 스포표시를 안적었으니 스포는 안 써요. 



 7.한데 슬래셔를 다 보고 한번 복기해 보면 의외로 퍼즐이 잘 맞는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가만히 보면 어떤 살인은 충동적으로 저지르고, 어떤 살인은 덜 감정적으로 저지르고 어떤 살인은 매우 감정적으로 저지르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중간에 한두명쯤은 살려 주고요.


 그런데 드라마가 다 끝나고 그때그때의 살인을 복기해 보면 그 캐릭터가 그순간 왜 그랬는지 나름대로 설명이 다 돼요. 가만히 보면 아무렇게나 죽이고 다니는 것 같지만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면 순간순간에 그렇게 행동하고 그렇게 반응한 이유가 나름대로 이해가 되는 게 이 드라마의 재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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