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인사발령

2019.08.29 10:30

가라 조회 수:765

회사가 팔렸고, 법적으로 9월 2일부터 회사 오너 회장이 바뀝니다. 오너가 지명한 사장(내정)자도 이미 결정이 된 상태이고요.

그래서 한참전부터 이런 저런 소문이 많았는데, 얼마전부터는 구체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침에 팀장급들에게 사전 통보가 갔답니다. 이미 소문은 다 돌았는데...
역시나, 우리 회사는 직원들 개인사는 고려를 1도 안하는구나 생각했어요.
저희가 사업장이 3개거든요. 서울 본사, 수도권에 1공장, 지방에 2공장..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직원들 선호도가 떨어지는게 일반적..)
그런데, 2공장에서 1공장이나 본사로 발령난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쪽에 터 잡고 가족들이랑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주말부부하면서 서울이나 1공장 보내달라고 하던 사람들은 그대로 있고..
뭐, 적재적소에 개인의 역량 어쩌구 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같은 팀에 둘다 대리인데 한명은 주말부부, 한명은 여기서 살고 있는데 주말부부하는 대리는 냅두고 여기 사는 대리를 서울로 보낸다면 아무래도 혼돈 스럽죠. 당장 서울로 간다는 대리는 아이 전학 문제와 집 문제로 멘붕입니다.
거꾸로 서울이나 1공장에서 2공장으로 내려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또 하나 재미있는건..
지난주부터 제 상사님(그룹장)이 전화를 엄청 하더라고요. 얇은 벽을 통해 들려오는 말들로 추정하면, 조직이 이렇게 바뀌고 무슨 팀이 생기고 무슨 팀은 없어지는데 누구 필요 하다. 누구 다오. 대신 누구 줄게.. 이런식의 딜이 며칠동안 계속 되더군요.
저는 다음주 사장 바뀌면 저희 그룹..아니 다음주부터는 실이군요. 저희 실 사장 업무보고 자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상사님이 조직이 어떻게 바뀐다. 사람 누가 온다 등을 미리 언질 주었는데, 오전이랑 오후랑 말이 바뀌어요 오전에는 우리 그룹이 실 되면서 3개팀이 된다고 했는데, 오후에는 1개 팀으로 갈지도 모르겠다고 했다가, 다음날 오후에는 다시 3개팀으로 갈것 같으니 예전 버젼 다시 쓰자.
누가 올것 같으니 조직도에 반영하자라고 했다가 다음날 오후에는 안올것 같다. 우리 인원은 변동 없다고 했다가 다음날 되면 누구 하나 빠진다. 라고 했다가... (...)

새로 부서장이 될 사람들이 이 기회에 자기가 필요한 사람은 당겨오고, 싫은 사람은 밀어내고 하는 식으로 며칠동안 트레이드가 계속 된것 같습니다.

저희 그룹은 그룹장이랑 팀장이랑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요. (저로서는 자기 평가를 하는 그룹장을 팀장이 저리 비토하는게 좀 이해가 안가지만..) 그래서 흘러나오는 전화대화를 추측해보니 그룹장이 팀장을 다른데 보내보려고 한것 같아요.
저희 그룹에 저희 팀은 기획부서이고 다른 팀이 실행부서인데 실행부서팀장이 대놓고 기획팀 애들이 뭐 하는거 있냐. 너네가 기획한거 우리가 왜 해야 하냐 하는 식으로 딴지를 거니까요. 저희가 기획하는건 다 그룹장이나 그 윗선에서 내려오는 지시인데... (...)
하지만, 결국 실패했지요. 사실 자기 라인 아니면 누가 대놓고 자기 상사랑 부딪히는 사람을 자기 조직의 팀장으로 두고 싶겠어요.

그런데, 사전통보 나온 걸 보고 깜놀했습니다. 옆팀장의 오른팔 역활을 하는 고참 과장을 다른 팀으로 보내버리고 그 자리에 팀장도 가능한 고참 차장을 데리고 왔더라고요. (저희는 팀장을 달아야 부장 승진이 되는 분위기라 고참 차장들이 팀장 아래 차장 없이 과장 이하로만 구성된 팀을 매의 눈으로 쳐다본다는 소문이..)
당연히 옆팀장은 그룹장에게 항의를 했는데, 그룹장은 이미 다 짜여져서 나도 통보 받은일이라고 하던데, 그걸 누가 믿나요. 이 과장이 옆팀장의 그룹장 비토 분위기를 팀내에 널리 퍼트리는 역활도 했는지라, 제일 미운놈 못 내보내면 그 다음놈이라도 내보내서 엿 먹여보자.. 라는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저희 팀도 근무지가 바뀐다는 소문이 있어서 긴장 했는데.. (서울에 집 얻을 돈 없음) 일단 이번에는 근무지 변경이 없습니다. 다만, 그룹장이 ‘공장에 계속 근무하는게 좋은건 아니다’ 라고 하네요. -_ -; 아마 다음 개편때 서울로 가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이미 여기 사는거에 적응 다 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5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0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0
123339 이 와중에 아무도 관심없을 전기차 구입 이야기-soboo님에게 감사 [4] 애니하우 2023.06.01 563
123338 진짜루... 왜냐하면 2023.06.01 212
123337 오발령과 비사격 [2] Sonny 2023.06.01 575
123336 십수년만의 콘서트 관람 - 백예린 ‘SQUARE' [3] skelington 2023.06.01 344
123335 머라이어 캐리 Fantasy(1995) [1] catgotmy 2023.06.01 169
123334 유월 시작을 분노로. [8] thoma 2023.06.01 504
123333 연극 [벚꽃동산]을 보고 왔습니다 [4] Sonny 2023.06.01 247
123332 모기장 칠 때가 됐네요 [1] 가끔영화 2023.06.01 135
123331 [웨이브바낭] 척 노리스 영화를 처음으로 각잡고 봤습니다. '델타 포스' [6] 로이배티 2023.05.31 357
123330 프레임드 #446 [4] Lunagazer 2023.05.31 103
123329 [인어공주](2023) 보고 왔습니다 [5] Sonny 2023.05.31 790
123328 [인어공주](1989) 봤습니다 [2] Sonny 2023.05.31 386
123327 근황 [6] 칼리토 2023.05.31 474
123326 2010년대의 미국 대중음악 [2] catgotmy 2023.05.31 253
123325 북한에 대해 [5] catgotmy 2023.05.31 413
123324 오랜만에 안반가운 위급재난문자 [10] 예상수 2023.05.31 742
123323 [게임바낭] 플랫포머 게임 둘 엔딩 봤습니다. '플래닛 오브 라나', '서머빌' [1] 로이배티 2023.05.30 232
123322 Peter Simonischek 1946-2023 R.I.P. [1] 조성용 2023.05.30 153
123321 오늘 마지막 글: 윤석열은 죽을때까지 간호 못받았으면 좋겠네요 [2] 예상수 2023.05.30 548
123320 프레임드 #445 [4] Lunagazer 2023.05.30 1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