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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저는 한겨레 신입기자였어요. 거의 매일같이 대한문 앞에 차려진 대통령님 분향소를 나가 취재를 했고, 봉하마을도 수시로 내려갔지요. 어떤 분들은 제가 한겨레 기자(노무현 대통령이 한겨레신문 주주)라는 이유로, 저를 붙잡고 눈물을 흘렸어요. 당황스러웠어요. 저는 같이 눈물을 흘려드리고 싶었는데 눈물이 안나는 거예요. 왜냐면, 감정이 복잡했거든요. 전직 대통령이 비리 혐의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모든 책임을 지고 선택한 불행이기 때문에 눈물이라는 감정은 제게 솟구치지 않았어요.


봉하마을에 내려가 일주일 넘게 취재를 벌이다가 시간이 나서, 노 전 대통령이 산책을 자주 하던 마을 뒷산을 차분히 걸었어요. 대통령님과 작정하고 마음속 대화를 했어요.


'대통령님. 저는 당신을 되게 원망했어요. 어떻게 재임중에 그렇게 하실 수 있어요? 미국이 벌인 이라크 전쟁 따위에 왜 우리 젊은 장병들을 보내어 목숨을 위태롭게 했어요? 당신 때문에 저와 삼촌같이 지내던 허세욱 아저씨가 돌아가셨어요.(※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며 분신 자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왜 그렇게 잔인하게 탄압했어요? 왜 그렇게 공기업 민영화를 많이 해서 일자리를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대통령님. 솔직히 전 왜 당신이 밉지 않은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런 제가 혼란스러워요. 부디 좋은 곳으로 편히 가세요. 후세대에게 사람사는 세상을 물려주는 건 이제 저희들 몫이 되었어요.'


이어 깨달았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그냥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 사회 개혁 열망의 상징이자 총체라는 것을. 기대했던 게 컸으니 실망도 컸지만, 인물 그 자체로서 여전히 살아 숨쉬던 개혁의 상징이자 비빌 언덕이 사라졌으니 국민들이 크게 공허감을 느낀다는 것을. 노무현 대통령의 영정 사진 앞에 쏟아진 수많은 눈물의 본질을요. 우리가 함께 만들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가치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상실감의 눈물이란 것을.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저도 기꺼이 눈물을 흘리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드릴 수 있었어요.


이 모순적이고 복합적인 감정은 동시대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가 잘 안될 거예요. 지금 조국 법무 장관 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영되어 있는 40대의 감정도 이와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단순히 조국과 문재인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과 희망을 투영하고 있는 거죠. '법무장관으로 조국 밖에 없어?' 이런 생각을, 40대라고 왜 안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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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밑에 김규항 글을 인용하는 걸 보고 탄식이 나요 조국 대란이 정말 크긴 크구나.. 언제적 3대 귀신이 아직도 소환되나? 저런 글 읽고 20-30년 살다간 김의겸 꼴 나요. 또 원래 그리 살던 사람에겐 아예 그런 위선자가 될 기회조차 없구요. 그런데 눈도 안돌려요..권력이라는 남의 치맛폭 속 관심도 없구요..


어이 김사장 아직도 영업 잘되시겠네 주기적으로 소환되는 깨이 값으로도 살만하겠다. 부러워 죽겠네. 우째 30년을 지나도 업그레이드란 게 없나? 예수를 좀 제대로 읽었으면 그나마 나아졌을 텐데 우짜겠나 그게 자네 깜냥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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