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산.

2017.11.29 18:10

잔인한오후 조회 수:680

최근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답답함을 걸치고 시간을 보냅니다. 삶을 지탱하는 것들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몇 개의 두터운 지지대들은 현재의 제 위치를 잘 붙잡아 주고 있으며, 공을 들인만큼 단단하게 고정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 위를 덮는 피륙을 선택하는데 시행착오를 하는 기분입니다. 시간의 뼈와 연골을 채워넣을 때, 불 조절을 부주의하게 하여 연골이 다 녹아 없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 되면 일주일과 한 달이 금방 사라져버립니다.


시간의 산을 오를 때는, 고생스러운 만큼 걸음 걸음이 몸에 박혔다면, 현재는 시간의 산에서 손에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채 계속 굴러떨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후크도 얼음 도끼도 없이 꾸준히 굴러 떨어지다보면 주말에 도착합니다. 주말과 평일이 다른 점이 있다면, 눈을 뜨고 굴러 떨어지느냐 눈을 감고 굴러 떨어지느냐 정도 인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답답함으로 매 주 낙하감을 맛 봅니다.


현기증 날 것 같은 빠른 속도에 적응할 것인지, 비탈길에 구멍을 뚫고 징을 박아 넣을 것인지 고민합니다. 사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를 고민하는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이 빠른 속도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을까, 늦출 수 있긴 할까 고민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해도 시간이 느려지진 않습니다. 공부, 독서, 관람, 만남, 운동, 살림... 분량이 고정되어 있는 것을 시작하려면 조바심에 가득 찹니다. (2시간 영상을 보고 난다면 2시간이 소모 되며, 2시간 후로 이동해 있을 자신을 생각하는 것처럼.) 분량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면 어림짐작으로 예측하려 합니다. 그리하여 선택 가능한 시간에는 알 수 없는 것들로 채우게 됩니다. 보통은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후회할 것들로.


시간의 빠른 흐름에 적응한다는건 어떤 것일까요? 내가 가용할 수 있든 없든, 앞으로의 시간들이 오래 전과는 다르게 아주 적은 기억만 남길 거라는걸 받아들이는 것 말입니다. 정리해보니 아직도 과거의 감수성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네요. 앞으로 내가 거쳐갈 일과 후 6시간은 과거의 1시간 만도 못할 것이고, 이틀 간의 주말은 4시간 정도도 안 될 것이다는 것을요. 붙잡지 못하면, 받아들여야 하겠네요.


혹시 같은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어떤 선택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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