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79분(!).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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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가 카피 제목이긴 한데 문제는 '아이 엠 벤전스' 역시 중복되는 제목이 많아서 이러나 저러나 보람이 없는 번역제 되겠습니다.)



 - 백주 대낮에 벌어지는 범죄 행각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복면 쓴 남자 대여섯명이 차를 타고 나타나서 총을 갈겨대며 난리를 치는데...

 화면이 점프하면 영문을 알 수 없게 그냥 아주 추레한 행색의 성당 관리인 아저씨의 일상을 보여줘요. 사립 탐정에게서 무슨 보고서를 받았는데 '새로운 정보 없음'이라 적혀 있는 걸 보고 자살을 시도하다가 포기. 잠시 후 성당 일 하다가 또 자살을 시도하다가 포기. 이러면서 오열의 오열의 오열을 반복하는데. 결국 확고하게 마음을 먹고 세상을 하직하려는 순간... 사립 탐정님께서 드디어 정보를 찾아 옵니다!! 그래서 그것은 무엇이냐면요, 5년 전에 이 아저씨의 아내와 딸이 바로 눈 앞에서 뺑소니로 세상을 떠났어요. 경찰 수사로는 그놈들을 찾아내지 못했고, 그래서 사립 탐정에게 의뢰를 한 것이었고, 그리고 도입부의 저 무의미한 범죄 장면에 나온 놈들이 그 뺑소니범들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뭐... 별 거 있겠습니까. 복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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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동네 아저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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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의 복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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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뻔하죠.)



 - 일단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못 만든 영화입니다. 도입부부터 별다른 어렵거나 복잡할 게 없는 스토리를 쓸 데 없이 헷갈리게 보여주는 신비의 전개 능력을 보여주고요. 극저예산... 에다가 스탭들 능력치도 조금 모자란 게 계속해서 티가 나요. 촬영, 편집, 음악, 연기 등등 영화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아쉽군. 부족하군. 아 이건 좀? 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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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연 배우님의 호연에 비해 빌런 역할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좀 허술한 편입니다... 만 다행히도 스토리가 이들의 내면 같은 걸 드러낼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그리 거슬리지도 않습니다.)



 - 이야기도 보다 보면 좀 난감한 면이 있어요. 

 그러니까... 저예산인 것도 좋고 야심이 없는 것도 좋은데, 그냥 특징이 없습니다. 중장년 평범 아저씨가 동네 범죄자들에게 억울하게 희생된 자기 가족의 복수를 한다. 그냥 이게 전부이고 스토리상에 어떤 트위스트도 없고 반전도 없고 임팩트를 줄만한 그 어떤 것도 없습니다. 거기에 연출도 평이한 스타일이라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런 이야기로 굳이 영화를 만들려고 생각한 이유가 뭘까'. 제가 비슷비슷한 장르물들 그렇게 열심히 봐도 이런 생각 좀처럼 안 하는데요. 이 영화 보면서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원형적인 이야기를 만들려면 뭐라도 차별점이 있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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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끈한 복수에는 화끈한 화기가 필요한 법!!)



 - 근데... 뭐 나름 컨셉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인공의 '평범함'을 상당히 강조해요.

 복수를 각오하고 총을 구해서 들고 다니는데 뭐... 거의 역사상 가장 총 못 다루는 복수자를 보실 수 있습니다. ㅋㅋ 하필 또 총이 리볼버라 그 허접함이 더 강조되구요. 그나마 쏘는 것도 한 방에 치명타는 커녕 고작 2~3m 앞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쏴도 잘 못 맞혀요. 총 쥔 손을 늘 벌벌벌 떨고 있는 건 기본이구요. 그래서 언제나 선수를 잡고도 깔끔하게 처리를 못해서 본인도 데미지를 입죠.

 그리고 그렇게 입은 데미지가 아주 현실적으로 반영됩니다. 소독하고 붕대 감으면 하루만에 대략 멀쩡! 이런 거 없어요. 한 번 입은 부상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가고, 주인공은 내내 고통스러워하며 엉기적 엉기적 움직입니다. ㅋㅋㅋ 주인공 움직이는 거 보는 게 가장 고통스러운 느낌!

 또 동시에 어쨌든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는 모습도 첫 복수 때는 리얼하게 보여주고요. 이렇게 사실주의적 평범 복수자를 설정해 놓고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에게 그 역할을 맡겨서 나름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건 괜찮았어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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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의 심적/신체적 데미지에 대해 나름 꽤 리얼리즘적 접근을 보여줍니다.)



 - 생각해보면 세상에 복수극은 정말 차고 넘치도록 많고 또 그 중엔 이런 평범한 복수자, 어수룩한 복수자들도 잔뜩 있었거든요. 제가 근래에 본 영화들로만 생각해도 '블루 루인'이나 '어머니, 당신을 위해'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구요. 이 영화들이 종합적으로 훨씬 잘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어설픈 복수자, 평범하고 일상적인 배경에서의 독특한 복수극 같은 걸 원하시면 이 영화들을 먼저 보세요. 그러고 나서도 비슷한 걸 좀 더 보고 싶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재밌으니 한 번 보시라고 꼬셔 보기엔 그냥 완성도가 많이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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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사람 날려 버릴 땐 나름 화끈하지만 날려 버릴 사람 숫자가 몇 안 되는 것도 작품의 한계라면 한계... ㅋㅋ)



 - 그래도 굳이 미덕을 찾아보자면 대략 두 가지 정도 있습니다.

 첫째는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콘 오닐'의 연기가 대략 괜찮아요. 워낙 각본이 심플해서 (대사도 별로 없습니다! ㅋㅋ) 특별히 보여줄 게 많지 않지만 그래도 별 설정도 배경도 없는 캐릭터의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 라는 한계를 생각하면 그나마 주인공에게 이입할 수 있었던 건 다 이 분 덕인 것 같구요.

 둘째는 이야기의 심플함입니다. 이야기가 정말 무슨 배경도 없고 설정도 없어요. ㅋㅋ 가족이 억울하게 죽었다. 나는 한다, 복수를. 그게 전부인데 그래서 영화가 거기에만 집중하며 딴 길로 새는 일 없이 끝까지 성실하게 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할 일은 다 해 주니 '난 복수극은 그냥 거의 다 좋더라'는 분들이라면 봐서 시간이 아깝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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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추레하게 리얼리스틱한 영국산 인디 스릴러... 의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그럭저럭 괜찮으실지도?)



 - 그래서 할 말은 다 했습니다.

 완성도 모자라구요. 하지만 심플하게 '복수'에 집중하는 스토리와 알기 쉬운 주인공 캐릭터 덕에 재미가 없지는 않아요. 80분도 안 되는 런닝타임 덕도 많이 볼 수 있구요.

 그냥 복수극 좋아하시는 걸 넘어서 복수극 컬렉터(?)쯤 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실만도 하겠지만 그 전에 다른 제 추천작(?)들 먼저 보시구요. ㅋㅋ

 안 보고, 존재 자체를 모르고 넘어가도 별로 후회하실 일은 없을 영화지만 뭐 어쨌든 전 그럭저럭 잘 봤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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