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5 03:25
1.좋은 뷔페에 가면 제일 많이 먹는 게 뭘까요? 나는 제육볶음을 많이 먹어요. 제육볶음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막상 어느 식당에 가도 제대로 된 제육볶음을 먹기가 힘들거든요.
어떤 식당에 가면 비계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끊어먹기가 힘들고 어떤 식당에 가면 부위가 별로라서 식감이 안 좋아요. 또 어떤 식당에 가면 양념이 이상해서 맛이 별로고요. 어딜 가서 완벽한 제육볶음을 먹었다는 만족감을 느끼기가 힘들단 말이죠.
하지만 호텔뷔페의 제육볶음을 먹으면 '앗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어요. 고기의 질이나 부위도 딱 맞게 선별했고 비계는 하나도 없이 살코기로만 되어 있고 간도 적당하게 매우면서 적당하게 단...흠잡을 곳 없는 제육볶음이거든요. 그런 제육볶음은 마치 자석처럼 밥을 끌어당기는 법이죠.
2.하지만 제육볶음을 먹기 위해 호텔뷔페를 가는 건 말도 안되는 거고...어쨌든 적당히 괜찮은 제육볶음을 한 끼 먹으려면 그냥 식당에 가는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이리저리 다녀 보니 개인 식당보다는 프랜차이즈가 그나마 낫더라고요. 고기에 비계도 적고 양념도 괜찮고 한 제육볶음을 파는 곳은, 경험상 개인 식당보다는 거의 프랜차이즈였어요.
그래서 요즘은 신도림역에 있는 찬장이나 상수역의 제순식당 같은 곳에 가서 제육볶음을 먹곤 해요. 잘 한다고 소문난 일반 식당보다는 프랜차이즈의 제육볶음이 더 깔끔한 거 같아요.
3.수요일엔 테넷을 보러 가야겠어요. 테넷이라는 영화가 궁금한 게 아니라, 테넷을 보고 온 사람들이 이해가 안된다고 하길래요. 나는 테넷을 보면 한번에 이해할 수 있을런지 궁금해져서라도, 테넷을 보러 가기로 했어요.
수요일날 테넷 보고 제주아방이나 가실 분 없나요? 같이 용산에 갈 분 있으면 수요일 오전까지 쪽지주세요. 쪽지가 안오면 낮에 가서 테넷을 보고 혼고기를 해야겠네요.
4.휴.
5.요즘은 술을 마셔보고 싶어요. 사실 나는 제대로 술을 마셔본 적이 없거든요. 왜냐하면 나는 술자리에 술을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 여자를 보러 가니까요.
그리고 문제는 이거예요. 그 술자리에서 여자랑 잘 될지 안 될지 알 수가 없거든요. 슈뢰딩거의 술자리처럼, 술자리가 다 끝나 봐야 그 자리에 있던 여자랑 잘될지 안될지 알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술자리에서 술을 마실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어쨌든 술을 마시려면 남자들이나, 너무 친한 여자들을 불러내서 술을 마셔야 한단 말이죠. 너무 친해서 이미 관계가 오래된 찰흙처럼 고정된 여자 말이죠.
6.하지만 그게 참 힘들단 말이죠. 남자든 여자든, 일정 이상 친해지고 관계가 단단하게 성립될 쯤 되면 관계가 깨져버리거든요. 내가 깨려고 깨는 건 아닌데...어쨌든 그렇게 되어버려요. 그래서 그냥 술을 마실 남자나 여자가 정말 없어요. 뭐 어쩔 수 없죠.
7.내일은 꼭 제육볶음을 먹고 싶네요. 아주 잘만든 제육볶음은 기대하지도 않고, 그냥 비계 없고 깔끔하고 무난하게 양념만 된 제육볶음이면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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